라파엘 나달은 2023년 프랑스오픈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일련의 부상으로 인해 몸에 큰 부담을 느껴 2024년 말에 은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에 복귀한 나달은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꾸준히 말해왔다.

그는 지난 7월 파리 올림픽에서 오랜 라이벌인 조코비치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한 뒤 , 은퇴할 때라고 결심했다.

그는 "분명히 어려운 결정이다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라며 "하지만 테니스 선수로서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라고 말했다.

나달은 1월에 브리즈번에서 투어에 복귀한 뒤, 허벅지 부상으로 다시 경기에 나서지 못해 호주 오픈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나달은 유럽 클레이 코트 시즌 동안 4개의 대회에 출전했고, 프랑스 오픈에서 1라운드 패배로 마무리했다.

그 이후로 그는 바스타드와 롤랑가로스 올림픽이라는 두 개의 대회에만 더 출전했다.

지난달 그는 11월 19~24일 열리는 데이비스 컵 결승전을 위한 스페인 대표팀에 포함됐다.

나달은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었고 오랜 경력을 마무리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라며 "제 마지막 토너먼트가 데이비스 컵 결승전이 되어 제 나라를 대표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올림픽 복식에서 오랫동안 스페인 남자 테니스의 정상에서 나달의 후계자로 여겨져 온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팀을 이룬 이후로는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알카라스는 자신의 우상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엄청난 선물"이며 은퇴 소식은 "수용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상하이 마스터스 8강전에서 탈락하기 직전에 이 소식을 접한 알카라스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8강전에서 토마스 마차에게 패한 것이 나달의 은퇴 발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알카라스는 "어떤 면에서 그를 잃는 건 우리에게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그가 경기에 나갈 때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요르카의 꼬마에서 클레이의 왕으로

나달은 세 살 때 삼촌 토니로부터 테니스를 처음 접했다. 삼촌은 나달이 공을 강하게 치는 것을 보고 왼손잡이로 전향하라고 권했다.

그는 15세에 프로로 전향했고 3년 후 2004년 데이비스 컵에서 스페인이 미국을 누르고 우승하도록 이끌었다. 나달은 세계 랭킹 2위인 앤디 로딕을 물리쳤다.

그 다음해, 그는 프랑스 오픈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의 마리아노 푸에르타를 이겼다.

2008년 윔블던 결승에서 나달이 페더러를 상대로 5세트 만에 승리한 경기는 5시간이 걸리던 경기에서 12분이 모자라게 끝나 역사상 최고의 경기 중 하나로 여겨지며, 두 사람의 15년간의 라이벌 관계에서도 정점에 도달한 경기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2009년 호주 오픈에서 페더러를 상대로 5세트 만에 승리하며 처음으로 우승했고, 2010년 US 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나달은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지만, 프랑스 오픈은 나달의 상징과도 같다. 2021년에는 그가 트레이드마크인 포핸드를 치는 모습을 형상화한 금속 동상이 세워졌다.

그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롤랑가로스 타이틀 10개 중 9개를 획득했고, 2017년부터 2022년까지는 타이틀 6개 중 5개를 획득했다.

14번의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한 번도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적이 없으며, 4번의 결승전에서 페더러를, 3번의 결승전에서 조코비치를 이겼다.

프랑스 오픈에서 4번의 패배를 겪은 가운데, 조코비치는 그를 두 번이나 물리쳤으며, 올해는 알렉산더 즈베레프, 2009년에는 로빈 소더링이 그를 무너뜨렸다.

적절하게도 그의 마지막 메이저 타이틀은 그의 36번째 생일 이틀 후인 2022년 프랑스 오픈에서 나왔다.

나달의 성공과 장수는 그가 팔꿈치, 발목, 무릎, 손목, 허리, 엉덩이, 복부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장기 부상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프랑스 오픈 공식 X 계정에 "14, 수백만 개의 추억을 선사해줘서 고마워!"라는 글이 올라왔다.

ATP 투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이런 기분을 표현할 단어가 없다. 우리가 결코 오지 않았으면 하는 날이다. 우리에게 가장 놀라운 순간과 추억을 선사했다"라고 게시했다.

호주 오픈의 X 계정은 "전설적인 추억. 당신은 전 세계에서 그리고 여기 호주에서 우리와 함께 사랑받고 있다. 잊을 수 없는 모든 순간에 감사하다. Gracias, Rafa. 모든 것에 대해!"라고 게시했다.

윔블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모든 것에 감사드려요, 라파."라는 글이 올라왔다.

ITF 데이비드 해거티 회장은 "라파엘 나달은 역대 최고의 남자 테니스 선수 중 한 명이며, 이 소식을 듣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의 놀라운 경력을 축하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 영국 테니스 선수 그렉 루세드스키는 나달을 "위대한 경쟁자"라고 묘사했고, 스페인 선수의 프랑스 오픈 타이틀 14회라는 기록을 넘어설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루세드스키는 "그는 우리 경기의 전설이고, 그가 정말 그리울 것"이라며 "클레이 코트에서 그렇게 많은 경기에서 이긴다면, 그 누구도 다시는 그런 업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고, 프랑스오픈에서 그런 종류의 우승 기록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프랑스 축구 선수 킬리안 음바페는 인스타그램에 "라파, 당신의 커리어에 대해 잘했다. 당신은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모범이 된다. 당신은 항상 전설이 될 것"이라고 게시했다.

라파의 명예의 전당

그랜드슬램 싱글 타이틀 22개

호주 오픈: 2회(2009, 2022)

프랑스 오픈: 14회(2005, 2006, 2007, 2008, 2010, 2011, 2012, 2013, 2014, 2017, 2018, 2019, 2020, 2022)

윔블던: 2 (2008, 2010)

US 오픈: 4회(2010, 2013, 2017, 2019)

올림픽 금메달 2개

싱글: 2008; 더블: 2016

데이비스 컵 결승전 4회 우승

2004, 2009, 2011, 2019

ATP 투어 타이틀 92개

세계 1위로 209주

상위 10위권에 연속 912주 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