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준과 함께

1년내내 국내 주니어대회 8강,준결승, 결승 경기중 한두날을 택해 원근불문하고 찾아다닌다. 대회본부나 지도자들에게 이번 대회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가 누가 있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경기를 지켜본다.

공사다망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꼭꼭 국내주니어대회를 찾아다니는 장호테니스재단 홍순용 집행위원장 이야기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우리나라 주니어 경기를 찾아본다. 올해 호주오픈 주니어대회 본선 단식과 복식 그리고 14세부 대회에 한경기도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 경기하다 점심은 아침에 쟁겨둔 에그샌드위치. 빵은 호밀빵이라 부드럽지 않았다. 거기에 코치들이 건네는 물병 하나로 종일 버텼다.

체질이 소식이라 하지만 아침 거르고 점심에 더운 날씨에 상했을지도 모를 샌드위치 하나로 버텼다. 선수들이 심각한 표정짓고 땀흘려 경기하는데 식사차리고 격식 차리지 않았다. 구도자의 심정으로 1승,1승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작년 호주오픈 첫 응원 관전했을때는 한명이라도 더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오라는 의미에서 멜버른에서 왕복 6시간 거리의 트랄라곤까지 버스타고 가서 선수들을 찾아 다녔다. 올해는 트랄라곤까지 갈 일정이 여의치 않았는데 다행히 정연수가 예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합류했다.

홍 위원장은 호주오픈에서 경기를 보면서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실력은 있는데 생전 처음 만나는 상대에 대해 경기 운영이 조금 모자랐다고 보았다. 김장준은 3회전이 아니라 더 올라갈 수 있었고 샷 좋은 장가을도 경기 운영을 잘 했으면 좀더 나은 성적을 기대했다. 황동현의 1회전 석패에도 자신의 감정을 콘트롤 하는 모습, 화내지 않고 울면서 패배를 삼키는 모습을 보며 선수로서 많은 성장의 나이테가 그려지고 있다고 보았다.

홍 위원장은 예선 통과한 정연수가 본선에서도 1승을 올린 것에 대해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것처럼 기뻐했다.

14세부에서 우승한 김원민에 대해서는 큰 성과로 자부했다. 호주오픈 코트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부서 규모에 상관없이 김원민이 최초다. 아침 8시반부터 하는 경기에 한시간전부터 자리잡고 박수친 결과다. 작은 클럽 월례대회도 우승하기는 어렵고 우승과 준우승은 하늘과 땅차이인데 김원민이 해낸 것이다. 장호재단의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홍예리도 다잡은 14세여자우승을 놓친 것도 겸손하라는 하늘의 뜻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모든지 마음 먹었다고 다 되지 않고 철저한 준비를 하라는 것으로 해석했다.

2년 연속 호주오픈 주니어 본선에 출전한 노호영에 대해서는 프로가서 보다 강한 모습이 요구된다는 코멘트도 조심스레 건냈다. 장호넥스트제너레이션 2호 장학생을 프로의 세계로 보내며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장호홍종문배 출전에서 선수들이 해외 일정 보류하고 우선 출전하고 1회전부터 예측불허의 경쟁력 있는 경기가 펼쳐진 것은 최근 몇년간 장호테니스재단의 대회 운영방식의 변화에서 비롯됐다.

1년전부터 평소에 선수들을 들여다보고 경기를 지켜보고 박수치며 격려한 결과, 선수들이 장호배를 국내 최고의 대회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재단은 국내 주니어대회 최초로 볼을 7-9-9로 바꿔주고, 투어파이널하듯 선수들을 극진히 지극정성으로 대했다. 대회는 책자에 선수사진과 프로필, 대진표를  넣어 앞서갔다. 

LG화학 2차전지사업을 진두지휘해 세계 반열에 올린 경력을 지닌 홍위원장은 우리나라 주니어 테니스를 몇년간 들여다보고 비전과 준비를 요구했다.

우선 그랜드슬램에 주니어가 출전하려면 연말 랭킹 100위안에 들어야 하고 100위안에 들려면 J30, J50, J100, J200, J300 등 대회를 통해 700점을 체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대회에 어떻게 출전해 어떤 점수를 확보할 것인지 플랜이 짜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작정 해외대회 나가는 것이 아니라 연말 100위안에 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랜드슬램에 출전해야 1회전 승리도 하고 정현처럼 윔블던 주니어 준우승하고 넥스트 제너레이션 우승도 하고 호주오픈 4강도 갈 수 있다는 것이 홍위원장의 논리다.

그래서 전통의 장호테니스재단은 해외투어 장학금 제공하는 장호배에 이어 해외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국제랭킹 도움이 되는 J100 대회를 올 가을 열게 되었다. 단식 우승하면 100점, 복식 우승하면 75점이나 된다. 1년간 100위가 되는 700점중 100점을 장호재단이 국제대회 통해 보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안동 J100과 이덕희배 J300 등에서 우수 국내 주니어의 경우 100위가 되는 점수 절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1년내내 외국 안다녀도, 부모의 희생을 적게해서라도 국내 대회에서 그랜드슬램 주니어대회 본선 출전 디딤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투어 장학금 제공하는 것에서 이제는 소중한 랭킹 포인트 제공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재단은 원근불문하고 후원할 선수없나 찾아다니고 격려한다. 재단의 홍순모 명예회장은 동생 홍순용 위원장의 호주 응원길에 "선수들에게 먹고싶은 것 마음껏 사주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했다고 한다.  재단은 일정맞추기 어려운 선수들을 모아 두차례나 마음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그러다보면 호주오픈 우승한 심성좋은 산골 소년 야닉 시너같은 선수가 이땅에도 나온다는 것이 재단의 긴 생각이다. 

홍순용 장호테니스재단 집행위원장은?

LG화학 2차전지사업을 진두지휘한 홍위원장은 재직시 LG의 2차전지 세계 시장점유율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경기고-서울대-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세계적인 기업 다우케미컬을 거쳐 LG화학에서 근무했다.  LG화학 임원시절  “지구를 100바퀴 돌아 지존자리에 오를 수 있다면 오늘 당장이라도 100켤레의 구두를 사 지구를 달리고 싶다”는 태도로 현장을 중시한다.  

▲ 정연수와 함께

▲ 호주오픈 대회장에서 판매하는 에그 샌드위치. 홍위원장은 이것으로 요기를 하고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마저도 가끔 걸렀다

▲ 김원민 경기 응원

▲ 주니어 초청 식사. 테니스마니아 멜버른 이창훈 총영사(오른쪽 첫번째)도 함께 했다. ITF 코치와 IMG 코치도 초대해 국제테니스 네트워크를 쌓았다

▲ 14세부 시상식 자리에서 선수들과 서용범 감독을 격려한 장호테니스재단 홍순용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