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8강에 오른 알렉산더 즈베레프는 선수 라커룸에서 대회신분증(배지)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트레이닝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  4시간에 걸쳐 5세트 경기를 한 선수고 가방과 스태프들이 있는데 목걸이가 없다고 트레이닝장 출입을 대회본부는 막았다.

즈베레프는 "8강에 올라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보안요원들 앞에는 스크린과 TV가 곳곳에 있고, 누군가가 4시간 30분 동안 플레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면 대회신분증을 잃어버렸더라도 트레이닝장에서 스트레칭하려고 들어가는 것은 허용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오픈 대회장은 곳곳에 경비요원들이 배치되어 있다. 기자실과 선수 휴게실, 트레이닝장 등에 요원들이 배치되어 출입하는 사람마다 대회신분증 QR코드를 스캐너로 스캔해 출입을 허용했다. 

올해부터는 정문에서 한번 스캔하면 그 이후부터는 신분증에 적힌 숫자만 보고 출입을 허용했다. 심지어 중요한 곳은 사람이 지나가면 경비요원 모니터에 이름과 국적, 소속이 저절로 뜬다. 출입증을 카메라가 인식해 데이터를 내놓는 것이다. 

그래서 친절한 경비요원은 지나가는 기자에게 이름을 불러 친근감을 표시한다.  대회본부는 대회가 끝나면 데이터를 모아 누가 어디를 자주가고 이용했는지 통계가 나온다. 

심지어 호주오픈 정보를 볼 수 있는 사이트의 접속과 어느 부분 검색을 했는지도 실시간으로 집계된다. 경기순서, 인터뷰, 경기 기록지 등등을 보면 언제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프린트했는지 흔적이 남는다.

중국에서는 무단횡단하면 전봇대에서 "아무개씨 무단 횡단 하지 마세요"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사람들의 행동을 중앙시스템에서 훤히 보고있다고 하는데 호주도 마찬가지다.

선수의 경기중 볼 낙하지점을 보여주고 30번 랠리했으면 30번 코트에 점이 찍히는 방송 화면을 보여준다.  기자가 만일 어느 코트로 가고 어디서 무엇을 하고 다시 어디로 가는지도 점으로 찍혀 중앙시스템에 고스란히 축적된다. 아마도 화장실 가는 것도 체크될 것이다. 

기자  신분증에 하루 25달러의 식사금액이 들어있다. 기자실 식당외에 경기장 어느 곳에 가서 기자 신분증 배지에 있는 큐알코드로 스캔해 먹을 것을 구매할 수 있다.  100곳의 크고작은 푸드코트에서 가능하다. 

디지털.

호주오픈 모든 코트에 체어 엄파이어만 있고 라인 엄파이어가 없이 진행된지 꽤 오래다. 폴트, 풋폴트, 아웃 등의 콜이 호크아이 시스템의 기계음으로 나온다. 그러다보니 라인 엄파이어의 제스츄어와 특유의 사람 목소리가 사라졌다. 호주오픈에 참여하는 남성민 심판에 의하면 라인엄파이어 대신 호크아이 판정이 맞는지 판단하는 심판제를 도입했다고 한다.  그 자격으로 호주오픈에 참여한다고 한다. 

세상은 바뀌고 있다. 그것도 급격하게 그리고 융통성없이.

19세기 초반 영국에서 있었던 사회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1811년에서 1816년까지 자신들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신하자 섬유 기계를 파괴한 지역적 폭동. 산업화, 자동화, 컴퓨터화 또는 신기술에 반대하는 사람을 의미하게 되었다)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밤 11시에 경기를 시작해 새벽 3시반에 끝나는 5세트 경기를 하는등 가장 전통적인 운동의 형태를 고집하는  테니스가 컴퓨터화하고 있다. 그것도 급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