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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처럼, 경기도처럼
멜버른= 글 박원식 기자 정용택 특파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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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1.28  06: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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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취재 10여년, 호주 멜버른 체류 14일째. 남녀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누가 우승하든 우리나라와는 상관이 없다. 최근 이틀간 코트 곳곳에서 일본과 중국 선수들이 4강, 결승전을 했다. 일본 여자 주니어가 단식과 복식 4강과 결승을 치르고 여자 복식에서 일본 여자 선수들이 우승했다. 번개 머리한 중국 남자 주니어가 3번 쇼코트에서 준결승전을 했다. 심지어 일본은 14세 초청 이벤트대회에서 여자 주니어가 우승해 일본테니스협회 나오 가와테이 부회장이 두손 들어 만세를 외치듯 하며 선수와 눈맞춤을 했다. 부럽다. 이번 호주오픈에 일본 남자 선수는 본선에 세명이 올라 1회전을 통과했다. 축구와 테니스에서 남자 선수들의 그랜드슬램 활약이 없던 중국이 올해는 남자 선수 3명을 본선에 등장시켰다. 중국 자국은 코로나로 봉쇄되고 테니스대회는 열리지 않지만 꿈을 가진 선수들은 외국에 나와 실력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몇몇 주니어들이 호주오픈 출전권을 따내 예선과 본선에 출전했다. 테니스 전문 지도자대신 부모님들이 선수들 뒷바라지하며 안타까운 마음속에 경기를 지켜봤다. 얼굴이 호주 강렬한 햇빛에 거매지지만 속은 더 시커매졌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중국과 일본처럼 많은 주니어와 프로선수들이 그랜드슬램 무대에서 뛸 수 있을까.

   
▲ 대구 주니어 페스티벌

 

   
 

대구가 생각났고 경기도가 생각났다.
대구에선 초등학생 저학년을 대상으로 매달 테니스 페스티벌을 연다. 누구나 라켓을 잡고 할 수 있게 한다. 유치원생들에게 매직테니스를 접하게 한다. 대구 초등 테니스 선수들이 전국대회 서서히 나가 입상하기 시작했다. 대구는 구와 군의 테니스협회 동호인대회때 10세부와 12세부, 매직테니스부를 만들어 네명만 나와도 경기를 하게 했다. 3명이 나오면 강습이라도 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맞다. 저변 확대다. 소수의 엘리트가 잘하려면 초등학생 누구나 라켓들고 방과후에 한시간이라도 테니스를 하는 것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소수만 키워 달랑 1명 그랜드슬램 본선에 보내고 이길지 질지 노심초사 하는 것이 아니라 인해전술로 달려들어야 한다.
매달 하루 날잡아 경기를 하는 페스티벌은 충분히 코트를 쓰게 하면서 경기도 충분히 하게 한다. 그러면서 배우고 견디고 버틴다. 호주오픈 대회장에 걸린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테니스를 배우라는 문구다. LEARN TENNIS FOR LIFE.

테니스에 인생이 있고 삶이 있다는 것이다. 테니스를 배우면 잘 살수 있다는 것이다. 테니스에서 삶의 철학이 있다는 것이다.

대구의 풀뿌리 테니스가 이제 2년이 지났다. 10년이 지나면 결실을 맺는다.

대구에 이어 경기도테니스협회(회장 김녹중)의 지난 1년 테니스 작업도 의미있다.
전국랭킹 50위 이하 선수들을 불러 모아 6개월간 8차례 리그전을 치렀다. 경기도내 테니스아카데미 ㅅ학생선수들이 출전을 해 늘 전국대회 들러리 서다가 결승전 주역이 됐다. 우승도 하고 상품도 받고하면서 자신감이 붙어 전국랭킹 50위안에 든 선수가 부지기수다.

그렇다. 우리는 100명을 모아놓고 1등을 뽑는 행사를 하지만 이제 10명씩 20명씩 레벨별로 묶어 대회를 열면 1회전부터 풀세트 접전을 하고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워 진다. 테니스에 재미가 있어진다. 6대0 경기가 아닌 6대6이 되고 타이브레이크가 되어 승부가 나는 경기가 속출한다.
매년 10월 열리는 장호배주니어대회때 랭킹에 따라 남녀 16명을 선발해 경기를 붙이니 1회전부터 세트올경기가 나왔다. 다른 대회에서 상위 선수들은 일주일내내 6-0 6-0 경기를 하다 준결승, 결승때야 제대로된 경기를 하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지난해부터 장호배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것처럼 경기도가 중간 이하 선수들을 모아 경기를 했다. 8차례나 하니 사전에 선수들이 정해진 루틴이 생기고 연습때 더 열심히하게 되고 대회 준비를 일정하게 한다. 선수들의 삶의 루틴이 좋아진다. 부모들은 늘 풀에죽은 아이가 힘을내고 용기를 내니 테니스 하게 한 것을 후회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
경기도내에는 아카데미들이 많아 그들간의 경쟁도 되고 출전 선수들이 늘 풍부하다.

경기도테니스협회(회장 김녹중)가 경기도체육회에 공모사업을 제출해 중간급 선수들을 위한 대회를 만들고 경기도내 아카데미 원장들이 협조해 선수들을 출전시키고 선수들은 1년 자신의 나이에 소화할 경기수를 채우게 됐다. 이 사업은 2023년에도 이어진다.
이 공모사업을 따내는 과정에서 경기도테니스협회는 심사를 받았다. 한 대학교수 출신의 심사위원이 " 한두명만 잘 키우면 되지 왜 전체를 끌고 가려하느냐"며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심사과정에 경기도테니스협회 관계자는 "선수 전체가 함께 올라가는 빌드업 과정이 잘하는 한두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경쟁 상대가 두터워야 초 엘리트가 그 속에서 나온다"는 논리를 펴 결국 사업을 따냈다. 한사람의 열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을 택한 것이다.


경기도 유소년 테니스 리그가 갖는 의미

경기도테니스협회(회장 김녹중)가 경기도와 경기도체육회 후원으로 2022년 유소년테니스리그를 처음 실시했다.
선진국에서는 나라마다 유소년 리그를 통해 스포츠를 취미로 갖게하고 우수 선수는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육성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스포츠를 엘리트 양성 위주의 정책을 폈다. 소수 정예를 집중적으로 키워 국제대회에 출전, 메달을 획득하는데 주력하는 소수 엘리트 체육을 지향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국제대회의 금메달 지상주의 대신 과정과 스토리에 눈을 돌리면서 메달보다는 선수의 역경 극복 과정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국민 눈높이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국제대회에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고 금메달이 아니어도 박수를 받는 선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하위권 유소년에게 동기부여

경기도테니스협회의 유소년 테니스리그 실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된다.
유소년 리그는 상위 50위 이하의 선수들을 참가하게 하고 한달에 한번씩 대회를 열어 시상했다. 또한 매번 대회때마다 참가자 테니스 실력에 따라 챔피언 리그와 챌린저 리그로 나누어 경기를 하고 시상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실력차가 나지 않은 그룹에서 경기를 해 동기부여를 시켰다. 매 경기는 박진감이 넘치고 스코어도 한두점차가 되어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다.

결과

결국 경기도의 유소년 리그는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운동을 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고 스포츠 실력이 비슷한 레벨의 학생을 모아 “나도 이길 수 있다”라는 동기부여를 심어 주었다.
유소년 리그 실시의 결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유소년들이 전국 랭킹에서 많게는 100계단에서 적게는 50계단 상승했다. 경기도 유소년들의 국내 경쟁력이 높아졌다.
또한 유소년 리그 참가 학생들이 대회에 또 나오고 입상을 하려고 평소에 노력을 더하게 됐다. 보통 전국대회 출전해 큰 스코어차로 1,2회전에서 패해 낙담만 하던 유소년들이 이제는 경기도 지역리그에서 결승전에 오르고 우승을 하게 되었다.
유소년들에게 스포츠 결승전의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결승전에서의 심리적 압박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대회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유소년들을 일주일내내 긴장시키는데 결승전은 평소 자신의 실력을 50%도 못 발휘하는 압박이 있다. 그래서 결승전 경험을 많이 한 선수들이 그후 큰 선수로 자리매김한다.

   
 

Learn Tennis for life

삶을 위해 테니스를 배우라고 한다.

테니스는 오랜 준비 과정을 통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또한 평생 스포츠다.
코트 한 개 200평에서 유소년 둘이 들어가 정해진 룰에 따라 경기를 한다. 잘 안되도 잘돼도 스스로 문제를 풀고 나와야 하는 시험장이다. 누가 코치도 못해준다. 결과를 좋게 가져가려면 평소에 훈련을 육체적으로 잘 해야 하고 정신적으로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경기도 유소년 테니스 리그는 많은 참가자에게 동기부여. 스포츠의 생활화, 목표 의식 고취, 공부하는 학생 선수를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탄생한데는 우리나라의 수준이 선진국 범주에 완벽하게 편입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대구처럼, 경기도처럼 전국 17개 시도가 테니스를 시스템화 한다면 선수는 누에가 실을 뽑듯이 나온다. 여기에 국제대회 경험 풍부한 국가대표 출신들이 선수들을 맡아 키우면 금상첨화다.

이형택 오리온 감독이 소속 선수 김장준을 인도에 인도해 두개 대회 우승을 하게 했다.
임용규 코치가 14세 주니어 두명을 인솔해 호주로 와서 두명 모두 3위 입상을 하게 했다.
임지헌 삼육대 교수가 ITF 레벨 3 자격증을 보유해 ITF의 초청으로 아시아 투어링팀을 맡아 우승과 다수 입상 결과를 만들어냈다.
임규태 해설위원은 호주오픈 해설을 한국에서 1주일 하다가 남은 1주일은 호주 현지에 와서 주니어경기, 프로들의 8강, 4강 경기 등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국제테니스 흐름을 파악하고 노하우를 쌓고 있다. 2월 4일부터 열리는 데이비스컵 한국과 벨기에전 중계를 하면서 호주오픈에서 보이는 것들을 중계방송에 녹여 낼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 출신들이 뜻과 재원을 모아 주니어를 위한 대회를 열 생각도 나누고 있다고 한다.

일본, 중국, 필리핀, 태국, 홍콩 등등이 주니어 육성프로그램을 가동해 어떻게 하면 세계 무대에 올릴 선수를 만들가를 다각도로 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흩어진 구슬을 꿰면 내년 호주오픈에 중국과 일본처럼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켜 준결승과 결승 무대를 휘저을 수 있다.

문제는 송강호 주연의 영화 '기생충'에서 나온 명대사 존중(리스펙트)이다. 선수는 지도자를 존중하고
부모도 지도자를 존중하고 지도자는 선수와 지도자를 존중하고 협회는 전현직 국가대표를 존중하고 전현직국가대표는 협회를 존중해야 한국테니스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

14세 아시아퍼시픽엘리트트로피대회 시상식에서 호주오픈이 아시아 남녀 8명씩을 존중하는 것을 확인했다. 참가자 전원에게 1위부터 8위까지 적힌 트로피를 주었다. 경기에서 1위와 2위, 승자와 패자가 있지만 이들이 다 세계 미래 챔피언이라는 것이다. 프로대회에는 전혀없던 라인즈맨을 총 40경기에 투입해 엄정한 경기를 치렀다. 전광판에 선수이름을 넣고 실시간 스코어를 가동시켰다.
시상식에서 몇몇 테니스 인사들을 초청해 연설을 하게 해 자그마한 선수들을 격려했다. 8명중 7등한 프랑스령폴리네시아 키큰 선수를 사랑스럽게 안아주며 크게 격려하는 장면은 마치 엄마가 대견한 아들과 포옹하는 것 같았다.

우리네 시상식이 그저 상장과 상패 나눠주는 것이라면 아시아퍼시픽엘리트트로피대회는 선수를 하여금 테니스 열심히 하게 하는 동기 부여의 장이리라.

이번 호주오픈 16일간 출장의 결론은 리스펙트다. 호주오픈을 존중하고 결승전 꼭대기 자리 100만원 하는 것을 끊고 경기를 보는 관중을 존중하고 웃지않고 진지하게 경기하는 리바키나를 존중하고 갖은 핍박속에 결승오르고 우승 채비하는 조코비치를 존중하게 된다. 트랄라곤 주니어대회, 14세대회,호주오픈 한국선수출전 경기 하나도 빼지 않고 관전하고 구석구석 챙기고 격려한 장호테니스재단도 리스펙트다.

 

   
▲ 14세 아시아퍼시픽엘리트트로피 대회 시상식
   
 
   
 

 

   
▲ 14세 대회에 호주내 10세대회 참가선수들을 관전시켰다

 

   
▲ 14세 대회 취재하는 호주오픈 대회본부 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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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글 박원식 기자 정용택 특파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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