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테니스협회 주원홍 회장이 취임이후 처음 치른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한일전이 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콜로세움에서 열린 아시아 오세아니아지역 1그룹 플레이오프 진출 결정전에서 마지막 경기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흥미진진한 경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종합전적 2-3으로 패했다.

윤용일 감독을 사령탑으로 데이비스컵 한일전을 치른 대표팀은 첫날인 5일 정석영과 조민혁의 패배로 벼랑끝에 몰렸으나 임용규-남지성이 복식에서 일본을 이겨 디딤돌을 놓았다. 이어 7일 열린 단식에서 임용규가 다시 일본의 소에다 고를 3-1로 역전승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그러나 마지막 단식 주자로 나선 조민혁이 이토 타츠마에게 0-3으로 패해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플레이오픈 진출을 하지 못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월드그룹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채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에 잔류하게 됐다. 

단기전이고 일본 에이스 니시코리 케이(15위)가 빠져 승리할 여지가 전혀 없었던 경기는 아니었다.  특히 첫날 단식 주자 조민혁이 일본 주장 소에다 고에게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장기전으로 소에다의 진을 빼놓으며 유리한 형국으로 이끌었다.

둘째날 복식 주자로 예정된 소에다가 복식 출장을 못하게 만드는 등 조민혁은 상대 전력을 약화시키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 결과 소에다의 체력 소모로 대주자로 출전한 일본 복식팀을 임용규-남지성이 어렵지 않게 이겼다.  데이비스컵에서 승부의 키는 복식에 있다는 말을 증명하는 듯 대역전의 이변을 예고했다.  

이번 한일전의 히어로는 단연 임용규였다. 그동안 늘 에이스였던 임용규가 정석영과 선발전 1위 조민혁에게 마저 자리를 내주며 조커 노릇을 했다. 절치부심, 와신상담한 임용규가 남지성과 출전한 복식에서 승리했고 이어 단식에서도 소에다를 거꾸러 뜨리는 파워를 과시했다. 한번도 벤치와 주전자, 박수부대 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성격이 코트에서 실력으로 나타내 보인 것이다.  임용규가 만들어 놓은 우리나라 대표팀의 상승무드는 일본의 에러 없는 정교한 테니스 구사자 이토 타츠마에게 조민혁이 당해내지 못하면서 찻잔속의 포말로 사라졌다. 검은 바둑돌이 조민혁에게 하얀 바둑돌이 이토타츠마에게 아로 새겨져졌다. 일본은 우즈베키스탄을 이긴 호주와 함께 9월 13일부터 열리는 월드그룹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한편 국내 테니스팬들은 대회 첫날 단식 패배로 포기했다가 복식 승리와 임용규의 단식 승리 경기를 방송 화면으로 접하지 못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울의 한 테니스마니아는 "한일전 같은 좋은 흥미거리를 국내테니스인들이 볼 수 없어 안타깝다"며 "좋은 경기를 놓쳤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세종시청 조민혁

한솔,건국대 정석영

조민혁

한솔, 명지대 임용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