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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관 통계청장의 30년 전 추억 소환한 라켓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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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26  06: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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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근관 통계청장이 의정부시청 유진선 감독(왼쪽)에게 추억의 라켓을 전했다

지난 8월 13일 하루 휴가를 낸 류근관 통계청장이 의정부시청 유진선 감독에게 국산 테니스 라켓을 한자루 건넸다.

80~90년대 국내에서 제작된 한일 카본 샷 라켓으로 무게 340g이나 되는 선수용이었다.

1990년 7월 23일 당시 국가대표였던 유진선 선수에게서 류근관 청장이 선물로 받아 보관하던 것을 30년이 지나서 “라켓 주인이 보관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 같아 돌려주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류 청장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 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있었고 유진선 등 국가대표팀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앱토스챌린저(산타크루즈 챌린저)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김성배 감독과 유진선, 김봉수, 지승호, 배남주, 김재식, 이진호 등 데이비스컵 멤버들이 벨기에와의 월드그룹 예선을 준비하기 위해 미국을 전지훈련지로 택했다.

류 청장은 스탠퍼드대학팀과 우리나라 대표들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스탠퍼드대 테니스부 딕 굴드 감독은 세계 1위 존 매켄로를 지도한 스승으로 유명한 테니스계 인사였다.
류 청장은 캘리포니아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유진선 선수의 볼을 십여분간 리턴하다가 죽는 줄 알았다고 회상한다.

이후 류 청장은 UCLA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발령을 받아 가게 되고 대표팀 중 유진선에게서 전지훈련 때 도움을 준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받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한일 라켓이었다. 그후 유진선은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벨기에로 건너가 데이비스컵 복식 경기를 끝으로 국제대회 출전을 마감했다.

1987년 미국 유학 시절 처음으로 테니스 라켓을 잡은 류 청장은 1990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마칠 즈음, 지도교수가 테니스로 자기를 이기면 박사학위 논문에 사인해 주겠다고 해 운 좋게도 이겼다. 그 교수님은 약속대로 "Congratulations, Dr. Ryu"라고 축하해주었고 경제학 박사학위 논문에 사인해 주셨다. 그 직후 우리나라 대표팀을 만나게 되고 신나게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테니스 재미에 푹 빠졌다.

   
▲ 1990년 7월 하순 미국 스탠포드대 테니스부 딕 굴드 감독(오른쪽에서 다섯번째)과 기념촬영한 대한민국 데이비스컵 김성배 감독(오른쪽 네번째)과 유진선, 김봉수, 지승호, 배남주, 김재식, 이진호 선수. 류근관 청장은 오른쪽에서 여섯번째.

 

     
 

류 청장은 1994년도 스탠퍼드 버클리 대회에서 A조 복식 우승을 했고 2001년 여름 일본의 오사카대학 체류 시절 테니스 복식을 즐기던 교수님 세 분으로부터 집으로 초대를 받아 융숭한 대접을 받기도 했다. 1995년 서울대 교수로 부임한 지 18년만인 2013년 5월 전라북도 순창에서 열린 제42회 전국교수테니스대회에서 서울대학교 교수팀을 단체전 A조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회 전날 호텔 세미나실을 빌려 류 청장이 테니스 복식에 관한 실전 요령을 발표하고 토론회를 벌였다. 교수들은 테니스 복식 이론을 익히고 강도 높은 질의 응답을 하면서 머리로 테니스를 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우승했다.

류 청장은 자다가도 테니스시합을 하자고 전화 받으면 달려나갈 정도로 테니스 마니아다.
평소 테니스 기술별로 메모해 두었던 내용을 모아 한글과 영문 버전으로 만들었다. 테니스는 통계에 기반을 둔 전략이 중요한 스포츠로 여기고 있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은 최소화하는 동시에 상대방의 약점은 최대한 공략하고 장점은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요약했다. 복식경기 하면서 느낀 점들을 전문가 견해를 곁들여 정리해 뒀다. 이것을 교수테니스대회때 팀과 공유했고 지금도 실전에서 유용하게 쓰고 있다.

류 청장은 자신의 이름에 들어 있는 '근'과 '관'자가 모두 우리나라 전통 계량 단위이기 때문에 계량경제학을 전공했다고 하는 유머가 넘치는 테니스인이다.

2019년 상하이마스터스 8강 알렉산더 즈베레프와의 경기에서 로저 페더러가 코트 바닥에 무릎을 꿇은 모습을 보고 경기장 밖에 대기해 놓은 푸동공항행 택시에 올라탔다. 류 청장이 택시를 타면서 “이제 세대교체가 되는 것 같다”고 예측하는 테니스 전문가다.

류 청장은 30년 만에 선물 받은 라켓을 원주인에게 돌려주면서 한국테니스를 온전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이만한 테니스인이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80년대,90년대 테니스 붐 시기에 외국의 유명한 테니스 선수들을 좋아하며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던 테니스인이 참 많았다.
한국테니스가 잘 되길 기원하는 분들이 여전히 테니스를 하고 테니스에 푹 빠진 인사들이다. 그중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통계청장 임무를 수행하는 류근관 교수가 그 경우다.

대학재직시절 체육대학 테니스과 교수라로 불릴 정도로 테니스 마니아다. 류 청장은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들이 US오픈 등에서 활약하기만을 학수고대한다. 그러니 30년전 국가대표 유진선 선수가 준 라켓을 고이 간직했다가 의정부시청 선수들을 지도하는 유 감독에게 그당시를 생각하며 최근 다시 전한 것이다.

   
▲ 한일 카본 샷 라켓

 

   
 

류근관(柳根寬)

대한민국의 제18대 통계청장
임기 2020년 12월 25일~
출생일 1960년
출생지 대한민국 충청남도 보령군
학력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경력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학력
1979~1983년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1983~1985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88~1989년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원 통계학 석사
1986~1990년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경력
1990년 7월 ~ 1995년 2월 UCLA대학교 경제학과 조교수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조교수, 부교수
1995년 3월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1998년 ~ 2000년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은행분과 위원
1998년 ~ 2000년 미국 스탠퍼드 경제학과 방문조교수
2002년 미국 스탠퍼드 경제학과 방문교수
2020년 12월 ~ 제18대 통계청장
2021년 1월 ~ 2023년 1월 서울대학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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