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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이 보여주고 싶은 것...인간 승리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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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30  13: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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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테니스대회의 최고를 자랑하는 윔블던.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할까. 감동이다.

윔블던은 첫날 센터코트에 영국이 키워내는 선수 잭 드레이퍼를 입장시켰다. 상대는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였다. 1세트 드레이퍼가 격전 끝에 이기자 관중들은 환호했고 열광했다. 1세트는 홈 팬들에 대한 조코비치의 인사치레였고 예의였다. 2세트부터 조코비치는 유망주에게 한수 지도하듯 테니스를 했다. 조코비치는 2~4세트를 일방적 경기 끝에 이기고 나서 세레머니를 세계 1위, 3연패 우승후보치곤 과하게 했다. 로열박스의 젠틀맨의 표정이 카메라에 비쳤다. 영 마뜩찮은 얼굴이 나타났다. 이번 대회 1,2회전에서 영국선수들을 센터코트와 1번 코트에 넣어 영국민들의 감정 표현을 이끌어냈다. 타이틀은 디 오픈이지만 내용은 영국 내셔널리즘이 표출되었다.

   
 

이것으로 윔블던을 평가하는 것은 속단이다.

2018년 부터 대퇴부 부상으로 은퇴설을 내놓은 앤디 머레이가 센터코트에 와일드카드 깃발을 들고 들어왔을때 또하나의 대영제국의 행동으로 비쳤다. 머레이는 조지아의 니콜로즈 바실라쉬빌리에 내용도 좋고 결과도 졸은 게임을 했다, 위닝샷때 카메라는 환호하고 열광적인 관중석을 비쳐 코로나에 시달린 영국민을 전파로 위로했다. 머레이는 실수할 때 아주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고 소리를 지른다.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그런 머레이를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팬들의 얼굴에는 머레이가 한 경기라도 더 해주길, 사라지지 않길 기대한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대회본부는 이번에 대회를 어렵게 열고 관중을 모셨다. 공평치 않은, 공정하지도 않은 티켓 인터넷 판매도 불사했다. 그리고 머레이를 센터코트에 초청해 감동의 승리 드라마 주연을 맡겼고 배우는 자기 대사와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을 확실하게 전했다.

 

   
 

혈액암 판정을 받고 완치됐다고 하는 카를라 수아레스 나바로(138위·스페인)를 윔블던 쇼코트로 불러들인 것도 윔블던의 깊은 뜻을 알 수 있다. 수아레스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평소에 수아레스 경기에 별 관중이 없었다. 열심히는 하지만 그리 인기가 없던 선수다.

하지만 이번 대회 1회전에서 세계 1위 애슐리 바티(호주)를 만나 쇼코트에 입장했고 0대 2로 끝날 승부에서 2세트 타이브레이크로 따내 3세트까지 하게 됐다. 위닝샷 때마다 플레이어 박스에 있은 수아레스 엄마 마리아 돌로리스를 카메라가 비쳤다. 코트의 선수와 관중석의 엄마가 자꾸 비쳐지면서 경기 내용보다는 모녀의 일거수 일투족이 방송대상이었다. 1-6 7-6<1> 1-6의 스코어에서 알 수 있듯이 애슐리 바티는 세계 1위의 인성을 올시즌 은퇴하는 선수에게 보인 듯 했다. 경기 뒤 장내 아나운서의 윔블던 졸업하는 수아레스의 호명에 바티는 따뜻한 미소와 앞날에 기립 박수를 보냈다. 선수의 은퇴는 믿을 수 없지만 올해 8월 US오픈에서 은퇴 전 마지막 그랜드슬램 출전을 예고했다.

이것이 윔블던의 세번째 전하고 싶은 감동 스토리다.

   
 
   
 
   
 

윔블던은 대회 이틀동안 또 하나의 감동 스토리를 엮었다. 태어날때 부터 EED증후군(Ectrodactyly Ectodermal Dysplasia)이라는 희귀 장애를 안고 태어나 양손의 손가락은 각각 4개, 발가락은 왼쪽이 4개, 오른쪽은 3개 밖에 없는 프란체스카 존스가 윔블던 본선 경기를 했다.

의사로부터 테니스 프로선수는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존스는 올해 호주오픈 예선을 거쳐 본선에 당당히 진출했다. 존스는 9살때부터 16살때까지 앤디 머레이(영국)도 소속되어 있던 바르셀로나의 산체스 카잘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해왔다.

존스는 체력 훈련이 더 필요한 다리는 다른 사람과 다르기 때문에 달리기 방법도 달랐다. 균형을 취하는 방법도 달랐고 그립이 작은 가벼운 라켓를 사용하고 체력을 단련하는 데 장시간이 소요되도 견뎠다.

2017년 영국 런던 로햄튼에서 열린 로햄튼나이키주니어대회(1그룹)에서 <테니스피플> 취재에 응한 존스는 선천적으로 손가락, 발가락이 제대로 자라지 않은 희귀질환을 앓았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총 15차례 정도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9살때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테니스 유학을 떠나며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 꿈을 키웠다. 6년 반 동안 아카데미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훈련에만 매달렸다.

오른손이 왼손보다 작은 존스는 오른손이 작기 때문에 테니스하는데 불편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에게 임팩트 순간에 라켓 그립을 잡기에 오른손은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불편한 손으로 그립을 잡으려다 보니 경기 시간이 오래되며 손가락 마비 증세도 온다. 경기도중 손을 쥐며 울기도 했다. 오른발 발가락도 3개뿐이어서 착지하는데 다른 발가락이 고난의 연속이었다. 균형을 잡기 위해 악조건 속에서 훈련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핸디캡에 대해 답하지 않아도 좋다고 했지만 존스는 “손가락은 나의 핸디캡이 결코 아니다 장애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앞으로 내가 프로 선수가 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당시 취재에 동행한 신태진 기술위원은 "그의 장애는 테니스하는데 기술적으로 좋을 수 있다"며 "흔히 라켓을 너무 꽉 쥐지 말라는 이론이 있는데 존스가 이를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란체스카의 그립으로는 모든 공을 앞에서만 맞혀야만 나간다. 뒤에서 공을 맞히면 상대에게 되치기를 당한다. 따라서 불리한 신체 조건이 모든 볼을 앞에서 맞혀야만 하는 스타일로 구축됐다. 핸디캡이 테니스를 잘하는 장점이 되었다.

그래서 존스(211위·영국)는 29일 윔블던 여자단식 본선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미국의 잘 조련된, 고급으로 테니스를 익힌 코리 고프(23위·미국)를 상대로 5-7 4-6으로 선전했다. 고프의 일방적인 경기로 에상했지만 존스는 서브앤발리, 드롭샷에 이은 득점으로 고프를 당황시켰다. 존스를 상대한 고프는 경기 뒤 자신이 운이 좋아 몇 포인트를 더 따내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윔블던은 100년이 넘는 전통속에 이기고 지는 승패보다 인류에 감동과 인간 승리, 역경 극복, 도전과 응전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회중 비가 수시로 오고 코트를 덮고,날이 개면 코트 덮은 포장을 걷어내고 다시 경기를 시작하는 윔블던이야말로 인간의 고생과 땀이 어느 정도까지 되야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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