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석영

▲ 조민혁

한국 남자테니스가 역대 네 번째 데이비스컵 월드그룹(본선 16강)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
　
한국은 1일 인도 델리의 R.K 칸나테니스장에서 열린 인도와의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I그룹 1회전(4단식1복식) 경기 첫날 단식에서 조민혁(26·세종시청), 정석영(20·한솔제지)이 모두 이겨 중간전적 2-0으로 앞섰다.

한국은 2일 임용규(22·한솔제지)-남지성(21·삼성증권)의 복식에서 이길 경우 종합전적 3-0으로 인도를 제치고 오는 4월 일본과의 2회전에 진출한다.
　
제1단식은 예상보다 간단히 끝났다. 조민혁의 진가가 발휘된 한 판.

지난해 11차례의 국내 실업대회 가운데 7차례의 단·복식에서 우승했으면서도 국제대회에 나서질 않아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던 조민혁은 데이비스컵 무대에 처음 나선 랭킹 511위의 란지트 비랄리-무루게산을 상대로 단 2게임만 내주는 일방적인 우세를 보인 끝에 한국에 첫 승을 안겼다.

2세트 초반 더블폴트를 범한 뒤 1게임을 내주긴 했지만 국내에서 다진 경험과 노련함으로 더 이상의 게임을 내주지 않았다.
　
조민혁이 당초 예상보다 쉬운 경기를 했다면 비자얀트 말리크(537위)와 맞선 정석영의 제2단식의 경우는 사뭇 달랐다. 6-4로 첫 세트를 따내 쉽게 풀어질 듯 했던 경기는 2세트 최고 207㎞에 육박하는 말리크의 강서비스에 정석영의 리턴이 말을 듣지 않으면서 게임 5-5까지 가는 팽팽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두 개의 잇단 서브에이스로 고비를 넘겨 6-5를 만든 정석영은 다리에 쥐가 나 메디컬 타임을 부른 말리크의 잇단 범실을 타고 7-5로 두 번째 세트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3세트. 오버페이스에 발목을 잡힌 말리크가 백기를 들면서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게임스코어 3-0으로 앞선 뒤 네 번째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말리크는 다시 다리에 쥐가 올랐고, 의료진이 상태를 살폈지만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기자회견에서 윤용일 감독은 “데이비스컵 대회는 모른다. 2경기를 먼저 따냈지만 마냥 기쁜 건 아니다.”면서 “내일 복식에 모든 걸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민혁과 정석영도 “지금 기뻐하기엔 이르다.”면서 “모레 단식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