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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머신에서 플라스틱 라켓 명가로세계 최초 ‘신소재 혁명’ 이끈, 프린스
글 오룡(코멘터리 편집인)  |  tennis@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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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20  20: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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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샤라포바가 프로 데뷔 직후 윌슨, 헤드, 던롭, 바볼랏 등 쟁쟁한 브랜드가 많았지만, 스승 닉 볼리티에리 아카데미 후원사인 프린스(Prince) 라켓을 택했다. 샤라포바는 선수생활 초기인 14살 때부터 프린스의 후원을 받아 의리를 지켰다.

샤라포바의 라켓, 프린스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테니스 전문 브랜드로 명성을 쌓아왔다. 프린스는 물론 ‘왕자’다. 그런데 그 브랜드가 탄생한 사연은 보면 왕자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프린스는 미국의 테니스 볼 머신 제조업자 로버트 맥클러(Robert H. McClure, 1893~1991)가 창업했다.
주업이 건축자재상이었던 그는 테니스 광팬이었다. 그는 평생 테니스 파트너와 함께 자신의 집 차고에서 세계 최초 연습용 볼 머신을 만들어냈다. 진공청소기 흡입판을 거꾸로 작동시켜 테니스 볼을 던져주는 기계였다. 그의 나이 75세인 1968년이었다.

당시 그가 살던 곳이 뉴저지 주 프린스타운(Princetown)이어서 회사명을 프린스 매뉴팩쳐링이라 지었다. 프린스타운은 프린스(Prince) 또는 프린시스 타운(Prince’s Town) 등으로도 불리다 프린스톤(Princeton)으로 지명이 통일됐다.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명문 대학 프린스톤대학이 있는 바로 그곳이다.

볼 머신을 만들던 프린스는 운명적인 조우를 하게 된다. 스키와 테니스 라켓에 ‘소재의 혁명’을 일으킨 하워드 헤드(Howard Head, 1914~1991)와의 만남이다. 하버드대학 출신 항공엔지니어였던 헤드는 알루미늄 스키 개발로 크게 키운 자신의 회사를 1969년 AMF 그룹에 넘기고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는 테니스에 푹 빠져 테니스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테니스 연습을 하면서 프린스 볼 머신을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환갑을 앞둔 나이 탓인지 실력이 잘 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알루미늄 라켓이었다. 그 때까지 테니스 라켓은 100년 이상 목재를 사용했다. 헤드는 테니스를 잘 치려는 욕심에 가볍고 다루기 쉬운 알루미늄 라켓을 고안했다. 1940년대 말 목재 스키를 타다 알루미늄 스키를 만들어낸 것과 똑같은 동기였다.

헤드와의 운명적 만남

그가 만든 라켓은 기존 것보다 헤드 사이즈가 큰 110 평방인치 짜리였다. 공을 맞추는 최적의 면적이 50%나 넓어졌다. 그만큼 초보자들도 쉽게 칠 수 있는 라켓이었다. 헤드는 볼 머신을 사용하면서 인연을 맺은 프린스를 1974년 인수해 테니스 전문회사로 키웠다. 1976년 프린스 클래식 110이란 제품명으로 출시된 플라스틱 오버사이즈 라켓은 테니스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프린스는 1980년대 들어 목재를 완전히 대체한 신소재 그래파이트 라켓 개발에도 앞서나갔다. 항공기 소재로 쓰이던 탄소섬유 봉으로 프레임을 만든 프린스 프로 시리즈는 프로 투어에서 각광을 받았다. 호주 출신 팻 캐시(Pat Cash)가 프린스 라켓을 사용해 1987년 윔블던 남자단식에서 우승함으로써 마침내 그랜드슬램에 깃발을 꽃았다.

이어 마이클 장(1989년 프랑스오픈), 모니카 셀레스(1990년 프랑스오픈), 가브리엘라 사바티니(1990년 US오픈), 패트릭 래프터(1997·1998년 US오픈), 야나 노보트나(1998년 윔블던), 제니퍼 카프리아티(2001·2002년 호주오픈, 2001년 프랑스오픈),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2003년 프랑스오픈), 마리아 샤라포바(2004년 윔블던,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 등의 우승이 이어지며 프린스 라켓이 진가를 한껏 발휘했다.
3일 11시간에 걸친 혈전으로 테니스 역사상 가장 긴 경기로 기록된 2010년 윔블던 결승 때 존 이스너(John Isner)가 사용한 라켓도 프린스였다. 이 경기는 113차례 에이스를 내 한 경기 최다 에이스 기록도 세웠다.

프린스는 테니스 라켓 매출에서 한때 윌슨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으나, 2000년대 들어 경영 위기를 겪었다. 이탈리아 패션그룹 베네통 등 여러 회사에 지분이 팔렸으며, 현재 미국 네브라스카 주에 본부를 둔 웨이트(Waitt)가 북미 등 주요지역 브랜드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

라켓으로 이름값을 올린 프린스는 1980년대부터 공들여온 테니스화와 의류를 디딤돌로 삼아 제2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유럽과 중국에 생산기지를 세우고 가방, 액세서리 등 스포츠용품 제품라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프린스 제품 판매는 (주)리더그룹엔터프라이즈(대표 이병주)에 이어 최근 아주레포츠(대표 신호종)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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