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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 문화에 적응하는 권순우
글 멜버른=박원식 기자 사진 정용택 특파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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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24  06: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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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23·당진시청)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단식에 이어 복식에서도 1회전 탈락했다.

권순우는 23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남자 복식 1회전에서 존 밀먼(31·호주)과 짝을 이뤄 출전했다.

권순우-밀먼 조는 1회전에서 산티아고 곤살레스(37·멕시코)-켄 스컵스키(37·영국) 조에 1-2(6-4 4-6 6-7<4-10>)로 패배했다. 하지만 권순우는 경기내내 즐겁게 자신의 스트로크 플레이와 서브를 구사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번 대회 단식 본선에서 1승을 신고할 각오로 나선 권순우가 단식 경기에서 경직되고 중압감에 눌린 표정을 지었다면 복식에선 파트너 존 밀먼과 경기장 입장부터 웃으며 들어왔고 샷 하나 하나에 실수때, 성공때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존 밀먼은 2018년 US오픈에서 페더러를 이기며 주목을 받은 선수다.  이런 파트너와 함께 경기한 권순우는 비록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 4전 전패에 이어 그랜드슬램 복식에 처음 출전해 1승을 신고하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권순우와 밀먼 모두 단식 전문 선수로 단식 세계랭킹이 87위인 권순우는 복식 세계랭킹이 276위다. 밀먼은 단식 세계랭킹 47위인 반면 복식 세계랭킹은 718위에 불과하다. 특히  밀먼은 이번 대회 단식 3회전에 진출해 로저 페더러(39·스위스·3위)와  24일 경기를 앞뒀다. 따라서 실수가 빈번한 밀먼을 위로하며 권순우가 에이스 역할을 했다.  15번 코트에서 권순우를 응원한 한국팬들과 호주팬들은 두 선수의 경기를 즐겼다. 

반면 복식 랭킹 45위 곤살레스와 54위 스컵스키는 1세트를 내주고 2세트 막판 브레이크해 3세트로 승부를 가면서 한번도 웃지 않았다. 곤살레스는 2017년 프랑스오픈 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고, 스컵스키도 2017년 윔블던에서 8강까지 올랐다. 3세트 6대6에서 10점 선취 매치타이브레이크에서 승리를 확정하자 비로소 이 두 복식 전문 30대 중반 선수들은 웃었다. 

경기 뒤 곤살레스는 권순우의 손을 잡으며 선전에 격려를 했다. 그랜드슬램에서 단식으로 승승장구하는 선수도 있지만 복식만 출전해 경기마다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벌이는 선수도 부지기수다. 그에 비하면 권순우는 단식 본선 자동출전에 복식도 스트로크와 센스가 좋아 복식 파트너 '콜'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행복한 경우다.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권순우는 그랜드슬램 대회장 문화를 익혔고 경기장 분위기에 젖어 들었다. 호텔과 선수 이동 차량 배정, 연습코트, 선수 라운지 사용 등등 그랜드슬램 출전 프로 선수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누리며 투어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권순우는 그동안 그랜드슬램에서 복식 포함 15번 경기를 했다. 그중 단식 본선 1회전 출전은 4번에 불과한 그랜드슬램 '병아리'다.  권순우는 선수들이 사생결단하듯 플레이하는 예선 결승을 두번 치러 모두 성공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 대회 단식 1회전에서 준비를 하고 꼭 1승 기록을 하려던 것에 힘겨워했지만 복식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권순우는 이날 백핸드 다운더 라인 리턴 에이스나 센터를 관통하는 포핸드 강 스트로크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시원하게 해주는 샷을 구사했다.

경기장에서 호주의 한 관중은 권순우의 파트너인 밀먼이 실수를 연발하자 "밀먼 나는 너를 믿는다"라며 격려했다.  권순우의 플레이에 흡족한 한 관중은 선수 이름을 '권'이라 하냐며 부르기 좋다고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한인부부는 태극기를 흔들며 권순우를 응원했다. 이 부부는 아주 재밌는 경기를 봤다며시간이 되면 그랜드슬램마다 한국 선수 경기를 찾아 다니겠다고 했다.  

권순우의 단식과 복식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관전한 경기도협회 전호정 부회장은 "권순우 선수가 부담없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승패를 떠나 지금은 이런 웅장한 분위기에 익숙해 지는 것이 권순우 선수에게 필요하다. 서브와 스트로크가 좋아 언젠가는 승리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승패보다는 선수가 코트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하고 내용있는 경기를 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 권순우 그랜드슬램 출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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