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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현장 관전평] 권순우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권순우에게 필요한 13가지
글 멜버른=박원식 기자 사진 정용택 특파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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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22  03: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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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핸드 테이크 로테이션 자세

한국테니스 에이스 권순우(86위, CJ후원, 당진시청 소속)가 호주오픈 1회전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아깝게 놓쳤다. 상대 서비스게임마다 브레이크할 기회가 생기는 등 경기 주도권을 잡고 갈 수 있었다. 1세트 타이브레이크 승리때보다 2세트 초반 메디컬 타임 이후 베이스라인에 붙어 볼을 치고 힘을 빼면서 볼을 잡아쳐 볼이 더 좋았다. 권순우 본인도 2세트를 따내 2대0으로 달아나지 못한 것을 경기후 인터뷰에서 아까워했다.
3,4세트는 몸의 유연함과 골반을 이용한 샷으로 자신의 장점을 잘 발휘했다. 세트스코어 1대2로 뒤진 채 4세트를 따낸 것은 권순우에게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만 권순우가 번번이 상대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나서 자신의 게임을 잃은 것은 상대 몸쪽을 노리는 서브가 없고 상대를 코트 밖으로 내보내는 킥 서브를 구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구로 치면 투수가 직구와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를 상대한 것이다. 서브에서 구질과 구종이 더 있으면 니콜로즈 바실라실리비는 이길 수 있었다. 권순우는 스트로크 구질이 빳빳하고 힘으로 눌러치는 선수여서 상대 파워에 밀리지 않는다.

서의호 본지 기술위원은 다음과 같이 권순우 1회전 경기를 평했다.

"상대 선수는 그랜드슬램 4회전 진출한 선수. 델포트로에게 차이나오픈에서 우승한 선수다. 감정기복이 없는 선수를 상대로 권순우는 좋은 경험을 쌓았다.
경기 운영면에서 두가지 아쉬운 점은 중요한 시점에 챌린지를 늦게 한 것. 또 하나는 2세트 여러 차례 브레이크하면서 브레이크 당하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경기 운영하는 것이 필요했다. 자기 서브를 지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면에서 서브는 다소 개선되었다. 플랫 서브, 서브후 코트 안에 몸이 들어가는 전진형 서브는 좋다. 아쉬운 점은 베이스라인에서 좌우로 뛰는 것이 톱플레이어에 조금 못미친다. 좌우로 뛰면서 받아치면서 하는 것이 조금 더 개선되야 한다. 전체적으로 좋은 게임을 했다. 윔블던 등 큰 대회에서 기대를 걸어본다."

 

그렇다면 그랜드슬램 1승 달성에 실패한 권순우가 앞으로 이 벽을 깨뜨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첫째, 상대 몸쪽, 바깥쪽 등 코스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킥 서브를 구사해야 한다.

둘째, 톱스핀을 구사해야 한다.

셋째, 지던 이기던 베이스라인에 바짝 붙어서 쳐야 한다. 튀어오르는 볼을 바로 치는 것이 몸에 배어야 승산이 있다.

넷째, 기본적인 서브와 스트로크의 레벨을 높여야 한다.

다섯째, 기술 수행 능력이 톱 플레이어 수준은 아직 아니어서 작전 구사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여섯째, 스트로크나 서브에서 직구를 돌직구로 만들어야 한다.

일곱째, 샷을 부드럽게 하되 포핸드 크로스뿐 아니라 다운더라인과 밖에서 안으로 당기는 포핸드, 나달식 돌아서서 하는 인사이드 아웃 포핸드가 나와야 한다.

여덟번째, 권순우의 백핸드 수준은 투어에서 통해 잘 유지만 하면 된다.

아홉째, 권순우는 힘으로 눌러치는 관계로 게임을 오래하면 할수록, 특히 5세트 경기나 3시간 넘는 경기에서 몸에 무리가 따르기 마련이다. 5세트 경기, 3~4시간 경기를 소화하려면 계속 뛸 수 있는 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 ATP선수는 톱 10을 반짝 이기는 것보다 5년간 100위내에 남아 부상없이 경기를 소화하는 경기 스타일이 필요하다.

열번째, 챌린저때 버릇을 버려야 한다. 볼을 계속 상대에게 주면서 상대 실수를 유도하거나 혹은 바라면 안된다. 상대 게임 브레이크 때 공격을 안한다든지 자기 서브 게임때 안정적인 플레이를 한다든지 하는 습관을 버려야한다. 신기하게 상황이 유리할때 루즈하게 게임을 풀어간다.
호주오픈대회본부가 대회장으로 날라오는 산불 매연으로 대회를 취소하느니 마느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여론이 들끓을때 이들은 산불 피해 이재민 돕기 자선 경기를 하고 에이스마다 기금을 내는 공격적인 태도로 문제를 해결했다. 문제가 있으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처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이들의 오랜 역사에서 나타난 모습들이 이번에도 고스란히 나왔다.
윔블던이 고향인 역사학자 아놀드 조셉 토인비는 "인간의 발전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말했는데 서양사람들의 기질을 한마디로 표현해 주는 말이다.

열한번째, 드롭샷을 구사하는 권순우의 특기가 투어 선수에게 잘 먹히지 않아 그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려야 한다. 서비스 라인과 베이스라인 사이에 떨어지는 공에 대해 한번 더 공격해야 할 공을 놓고 드롭샷을 구사하는 것은 되치기 당하기 좋다. 볼도 낮게 역스핀 걸리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게 튀어 올라 설사 상대가 베이스라인 뒤에 있더라도 한발 반이면 받아 득점으로 연결하는 투어 선수는 부지기수다. 드롭샷 공 체공시간이 아주 길어 그 정도면 투어 50위내 선수들은 대개가 다 받아낸다.

열두번째, 권순우는 서브 에이스 14개로 많이 나왔는데 상대는 15-40에서 에이스가 나왔다. 권순우의 경우도 이래야 한다. 40-0에서 에이스가 나오기 보다는 위기때 에이스가 권순우를 구해준다.

열세번째, 권순우는 서브와 스트로크 기본샷의 완성도를 높이고 완숙미를 갖춰야 한다.

권순우는 이제 챌린저급 선수가 아니라 투어 선수다. 그랜드슬램 1승의 벽은 높다. 상금이 배로 뛰어 실력있는 선수들이 1년내내 홀로 투어백 메고 다니며 악착같이 경기를 한다.


테니스 한다고 돈 주는 나라는 거의 없다. 광고 효과가 있거나 아주 잘하거나 하는 선수 외에 상금으로만 버티는 선수가 부지기수다. 준비를 많이해 1승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원데이 투데이 테니스하는 것 아니기에 승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승패에 기분이 좌우되는 것은 투어급 선수가 아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속내를 풀어가며 다음 게임을 위해 마음을 추스릴 필요가 있다. 사정이야 절박하지만 전혀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 권순우는 투어에서 이제 30경기도 안한 노바이스고 비로소 투어에 진입하는 선수다. 졌다고 아까워하는 것은 권순우와 스태프만은 아니다.

호주오픈 12번 코트 권순우 경기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엄청나다. 일단 비행기타고 와서 30만원 티켓값하는 센터코트 나달 경기를 마다하고 한국 선수 응원에 나선 우리나라 응원단 500명은 입장료, 항공료, 숙박비 등 포함해 500만원 정도 들었다. 일해서 버는 돈까지 합하면 1인당 1천만원 들여 경기를 봤다. 한국의 그랜드슬램 전문 방송사 JTBC는 위성 사용료, 중계권료 등 수억원을 그랜드슬램 출전하는 한국 선수 경기에 투자한다. 그것도 1회전에. 경기하다 비가와 취소되면 위성 사용료는 고스란히 날라가고 연초에 계약한 방송 중계권료는 경기를 하다 말았다고 되찾을 수도 없다.
한국에서 일손을 놓고 TV를 통해 경기를 보는 테니스 마니아들의 보이지 않는 경제적인 가치까지 합산하면 권순우 한경기에 100억원의 가치는 있다.

절대 일희일비하는 아마추어 비즈니스가 아니다. 권순우를 후원하는 기업들은 허튼 돈 안쓰기로 유명한 기업들이다. 맨땅으로 기업을 일군 곳도 있고 새는 비용 철저히 막는 스타일의 기업 경영을 하는 곳이다. 그냥 국내에서 테니스 제일 잘한다고 남자선수에게 대가없이 후원하는 기업들이 아니다. 올해 3월 데이비스컵 이탈리아전, 8월 도쿄올림픽 모처럼만에 출전, 4대 그랜드슬램 본선 출전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기회를 많이 갖고 있는 선수가 바로 권순우다.

이제 비로소 팀 꾸려 투어하는 투어초년병치곤 지난해 윔블던도 그렇고 호주오픈 1회전도 선전한 게임이다. 2018년 1월 호주오픈 본선 1회전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0대3으로 물러난 권순우의 모습에 비하면 2년만에 20위권 선수를 상대로 4시간 경기를 하고 이길 수도 있는 경기를 했다.

권순우가 경기 도중 코트밖에서 코칭스태프로부터 건네받은 음료수 문제로 체어 엄파이어와 대화를 했다. 라켓 스트링 수리 된 것도 볼 퍼슨을 통해 건네받는 것도 모든 것을 체어 엄파이어에게 요청해 받아야 하는 룰이 있다. 경기에서 코치와 눈만 마주치는것 외에는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엄격한 것이 프로 테니스다. 이런것들을 권순우는 이제 서서히 하나씩 익혀가고 있다. 테니스의 길은 멀고도 험하고 심오하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을 보완하면 프랑스오픈에서는 권순우의 그랜드슬램 1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번에는 공부한 것이 시험에 안나온 경우다. 공부를 계속하면 실력이 쌓여 어떠한 문제도 풀 수 있다.  공부를 포기하면 실력이 쌓일 수 없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도움말 신태진 기술위원

 

   
▲ 백핸드 랠리가 세계적인 수준인 권순우

 

   
▲ 경기중 생각하며 플레이하자는 자신만의 제스추어

 

   
 

 

   
▲ 체어 엄파이어의 경기 종료 선언에 고개 숙인 권순우

 

   
▲ 코칭스태프, 왼쪽부터 임규태 전담코치, 권순우 선수 소속 당진시청의 최근철 감독, 새로 영입된 고바야시 트레이너

 

   
▲ 두손모아 응원한 뒤 아쉬워하는 김상일 변호사 어머니(왼쪽)

 

   
▲ 경기 뒤 팬들은 권순우의 멋진 플레이에 사인을 받으러 몰렸다. 멀리 스탠드에서 권순우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담으려고 팔을 뻗는 팬들도 있다

 

   
▲ 경기내내 힘내라 권순우 응원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경기를 관전한 팬. 해마다 한국선수 경기때 들고 응원하는 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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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좋은 글
굉장히 좋은 관전평 입니다. 권순우 선수가 꼭 이 글을 직접 보고 읽었으면 좋겠습니다...당진시청 감독은 왜 저기에 앉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ATP 투어에 전념 해야 할 권순우 선수에게 부담을 주는건 아닌지 걱정 됩니다...권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참 시원 시원하고 테니스 자체를 즐기는것 같아 항상 응원하는 사람들 기분은 놓게 만들어 줍니다...이제 고작 만으로 22세 입니다...더 높은곳을 향해서 날아가세요 응원합니다.
(2020-01-22 16: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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