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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이정순]병실에서길 위에서 저자/ 이 정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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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08  10: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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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 생활이 며칠 째다. 몸을 겨우 돌아 뉠 작은 공간이지만 불편쯤은 사치다. 손등에 꽂힌 링거 바늘로부터 가는 줄을 타고 혈관을 따라 몸속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액체의 불쾌감은 이미 통제의 시작이다. 양치질이나 밥을 먹거나 손을 쓰는 기본적 소소한 일상조차 수 십 키로의 몸을 지배하고 불편의 중심에 세워 버린다.

병실 전체의 환우들이 같은 불편과 같은 고통을 받는 것 같지만 각자의 병명과 상태에 따라 더 절망하고 더 고통 받는다. 코가 부러져 주먹만큼 부은 얼굴로 회복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암이라 판정 받고 수술을 기다려 초조해 하는 환자도 있다. 심한 당뇨 질환으로 다리가 괴사되어 절단의 귀로에서 괴로워하는 환자는 보고 있는 것조차 모두가 공포에 떤다.

이런 환자에 비해 두통이 심한 나는 기본 검사부터 MRI 촬영까지 했건만 두통을 유발한 원인이 안 보인다는 게 담당 교수의 소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지럼증이 가라앉질 않고 뒷목에 무게가 실려 자꾸만 자리에 눕게 된다. 결론은 스트레스와 과로로 진단할 외에는 병명도 없으니 남이 볼 때는 꾀병이고 나는 고통이다.

백세 시대라 말들 하지만 나는 그 백세라는 나이가 두렵다. 너나 할 것 없이 오래 살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야지 유병장수에 무슨 의미가 있으랴. 몸이 아프면 삶의 질은 형편이 없어진다. 자기 몸을 자기 마음대로 못 움직이는 상태로 백세를 살면 뭐하고 장수에 무슨 의미가 있으랴.

옆 침대 환자의 고통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몸을 일으킨다. 끙끙 거리며 앓는 소리가 거의 울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으며 창가로 다가가 거리를 내려다본다. 어두운 거리에 보이는 건 없고 간간히 지나가는 자동차의 사나운 바퀴소리만이 암흑 세상을 뚫는다. 건강한 사람들의 웃음과 긴장이 가득했을 저 거리가 새삼 부럽다.

침실로 되돌아 와 억지 잠을 청할 게 아니라 노트북을 켠다. 파일로 저장된 일지를 읽고 내 속을 들여다보며 아픈 가슴을 짚으며 나를 다독인다. 집을 지으면서 업자라는 작자는 입만 열면 거짓과 위선의 속임수에 대응하며 3년간의 긴 소송도 승소를 했지만 휘청거린 시간은 아직도 아프다. 속았다는 자존감도 크지만 경제적 손실이 제일 힘드니 어리석은 내 세상 물정의 대가다. 그렇다고 내 삶 전부가 휘청거리는 게 아니니 그나마 이제 벗어 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은 속고 속이는 일에 능숙한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회에서 지혜롭게 피해가는 건 개인의 몫이다. 누군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하고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만 만나며 사랴. 세상 풍파에 좀 더 견딜 수 있도록 나를 단련시킬 연습도 필요하다. 가능하면 목구멍을 넘어 뼛속까지 파고 든 욕심을 버리는 것이 남았다. 입원 복을 벗는 날부터 다시 걸을 길을 선명하게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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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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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선 2016-05-31 14:09:12

    이작가 오랜만이여~!
    글 잘 보았어요. 너무 무리하지 말고
    부디 건강 잘 챙기시고 밝은 모습으로 만납시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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