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사람들 > 이금숙의 여행이야기
[이금숙의 여행이야기 73] 울릉도에서 띄우는 편지
거제타임즈  |  geojetimes@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6.02  12:01:4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도동 - 저동 무지개길, 해안산책로 비경
-행남등대 전망대 오르면 동해 바다 한 눈에

   
 이금숙 /시인/셰계항공 월드투어 대표
친구야!
오늘은 울릉도로 여행가는 팀과 함께 울릉도로 왔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모든 국민들이 슬픔에 빠져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구나
벌써 30여일이 지나가건만 희생자들의 유해는 아직도 부모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고 있는 게 가슴 아프다.
오월이 가고 있는데 계절은 여름으로 치닫고 있는데 어른인 우리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고 아이들은 이런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갈 길을 몰라 헤매고 있구나.
   
 
6.4 지방선거로 인해 세상은 선거판에 또 미쳐가고 나 같은 어중개비 사람들은 누구편도 들어줄 수 없어 섬으로 올 수 밖에 없는데 이곳도 예외는 아니어서 마음이 참 씁쓸하네.
울릉도는 같은 섬이라도 우리가 사는 거제도와는 다르구만. 화산섬이라 그런지 지질이 틀리고 바위모양새도 다르네. 어제는 오후에 봉래폭포와 내수전 전망대에 올랐다.
청명한 날씨 덕에 풍경이 너무 좋아 눈이 아렸다.
   
 
친구야!
오늘 아침은 무지개길이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100경 중 제1경이라지 이곳이...
지금 나는 무지개길 흔들의자에 앉아 너에게 편지를 쓴다. 옆에는 흰 갈매기 한 쌍도 같이 앉아 내가 쓰는 편지에다 눈도장을 찍고 있다.
어째 멋지지 않니?

먼저 도동항에서 행남 등대로 가는 해안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비취빛 바다 아래에는 돌미역과 곰피가 머리를 풀어헤친 것처럼 자라있다. 예전에도 왔던 길이지만 매번 느낌이 다른 진짜 멋진 길이네. 쪽빛 물빛이며 푸른 바다와 그 하늘이 주는 아름다움까지. 길이, 길이 아니라 천상의 무지개다리를 오르는 것 같아. 도동 항구에서 1키로 쯤 걷다보면 등대입구인 조그만 몽돌해변이다. 1박2일의 촬영지로 알려진 그 자리다.
강호동을 비롯해 당시 맴버들 얼굴이 새겨진 간판이 멋진 촬영을 할 수 있게 정비되어 있네. 우리는 그곳에서 홍합과 해삼 멍게로 간단한 요기를 했다. 언제 먹어봐도 청정해역에서 잡히는 먹거리 맛이 정말 일품이다.

곧장 등대로 오르는 길은 오르막 길이다. 파아란 외머위 밭이 등대길 끝까지 펼쳐져 있다.
일본 혼슈의 최남단 와까야마 해안선이 멋있다고 자랑한 삼단베키와 시오노미사키 등대, 하시구이와 귀암 괴석, 엔케츠, 오니가 조 귀성 풍경인들 여기에 비 할 수 있으랴.

   
 

울릉도 1

등대로 가는 길은 천상의 길
마음은 벌써 오리 밖으로 향하고
날개를 달고 싶은 발길은
앞 사람 잰 걸음에 더 바쁘다
파도 따라 오가는 배에게
편지 한 장 띄우고
갈매기도 불러 길동무를 청한다
동해 뱃길의 어머니 행남 등대
너에게로 향하는 이 마음 진정 무엇이냐
구름 미소 하나가
눈 아래 펼쳐져 있다가 햇살로 솟구친다
등대로 긴 해안선이
열 두 폭 스란치마로 다가온다.
은빛 포말로, 옥색 신록으로...


생각나는 대로 시 한편을 옮겨 놓고 청마 유치환 시인의 시 ‘울릉도’ 를 외면서 전망대에 올랐다. 길옆에는 방목중인 염소 떼들과 새끼를 밴 어미 염소가 한가롭다.
전망대에 오르니 등대는 말이 없고 저 멀리 저동항이 그리움으로 다가 온다.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 놓은 무지개 길이 너무나 예뻐 사진도 몇 장 찍었구나. 전망대에서 바라 본 동해바다가 한 폭의 그림이다. 바람이 분다.
친구야!
사는 날까지 건강해라. 힘들고 어려운 현실일지라도 저승보다 이승이 더 낫지 않겠니!
울릉도로 오면서 지인들의 부고 메세지를 두 번이나 받았다. 엊그제 만났던 사람이 저세상 사람이 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잠시 검푸른 파도사이 생과 사를 넘나들었을 많은 이들이 생각나네.
울릉도행 발길이 우울한 나에게 사는 게 뭔지를 일깨워 주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지금 우리들의 삶이 고단할지라도 살아 있음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살자꾸나. 서 너 시간 이 아름다운 무지개 길을 걸으며 스트레스에 쫓기는 일상에서 벗어나 쉰여섯의 나이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오늘 나는 잠시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혹시 시간이 나면 울릉도로 오렴. 내 친구야.
 

 

 

거제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최신 인기기사
1
'조기' 사라진 현충일…공공기관 및 교육기관에서도 보기 힘들어
2
제26회 바다의 날 기념식, 지세포항서 열려
3
4일 거제 코로나 19 확진자 2명 발생…지역감염
4
거제수협 엄 준 조합장 대통령 표창 수상
5
한려해상생태탐방원, '국립공원 자연과 함께 숲 속 결혼식' 운영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명칭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경남 아009호 | 등록연월일 : 2005년 11월 10일 | 제호 : 거제타임즈 | 편집인 : 박현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현준
발행인 : 김철은 | 발행연월일 : 2003년 4월 16일 | 발행소: 경남 거제시 서문로 72 (고현동) 태원회관빌딩 6층ㅣ전화: 055-634-6688 / FAX: 055-634-6699
Copyright © 거제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문의메일 : geoje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