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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여행이야기71] ‘몽골’ 그 여름의 이야기(2)테를지에서 만난 젊은 초원의 미소 인상적
거제타임즈  |  geoje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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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20  12: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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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흐르는 미명의 노래, 꿈결처럼 아련해

   
 
일행은 다시 울란바토르로 돌아와 북쪽 테를지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도시를 벗어나면 말 그대로 초원이다. 부근엔 신도시 개발과 도로 건설로 여기저기 공사현장이 눈에 띄고 언젠가 TV에서 봤던 탤랜트 유퉁씨의 방송기사도 봐 왔던 터라 게르와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들이 낯설지가 않는 느낌이다.

1시간을 달렸을까. 큰 도로변에 테무진 징기스칸의 동상이 걸려 있는 공원에 다다랐다.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동상이 초원을 지키고 섰다. 가이드의 설명에는 이 주변이 관광지로 개발될 계획이란다. 몇 년 후  이곳에는 갖가지 모양의 석조물과 몽골을 상징하는 건축물이 들어서 있을 것이다. 초원을 초원이 아닌 또 다른 관광지로 바꾼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여기저기 벌판 가득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면서 이 꽃들의 향기가 그냥 초원에 남아 있기를 바랬다.

우리는 다시 가던 길을 되돌아 나와 테를지로 향했다. 작은 언덕을 넘자 언덕아래 풍경이 기가 막히다. 남쪽에는 사막이 있고 북쪽에는 산과 강이 있는 몽골의 광활한 대지, 우리가 생각하던 초원이 전부는 아니었다. 자작나무 숲이 우거진 마을과 강기슭이 오아시스를 연상시킨다. 그 길을 끼고 30여분 갔을까. 바위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테를지 국립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의사당앞 중앙광장에서 기념촬영
벌써 가을이 오고 있는 산림엔 노오란 단풍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 모든 풍경들이 그저 경이로울 뿐 달리 할 말이 없다. 먼저 본 초원의 빛과는 무언가 다른, 여기저기 게르 천막촌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고,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여행자들의 힘 찬 숨소리에서, 말몰이꾼들의 허미에서, 나는 지구 심장 중앙아시아의 정기를 느낄 수 있었다.

넓은 초원에서 일행들이 말을 타고 달리는 동안 나는 초원의 숲에서 숲의 향기를 마셨다. 이름 모를 들꽃들, 그 꽃들의 아우성과 반란, 키 작은 풀잎들의 흔들림, 신기한 약초들까지 주워들은 내 얇은 지식 밖의 꽃과 풀들을 보며 사람의 병을 치유하는 약들이 이곳 자연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 몽골은 꿈의 도시다. 조금은 긴 겨울이 지치고 힘들지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자원과 풍부한 자연자원을 가진 이 나라의 미래는 내가 보기에도 대박 맑음이다.

2시간 넘게 초원을 달리다가 온 일행들은 말이 무서워서 못타겠다던 처음과는 달리 엄청 재미있어 하는 눈치들이다. 각자 말에서 내려 말 탄 소감들을 얘기하느라 야단들이다. 다시 산을 넘어 우리가 숙박할 게르로 가는 도중에 국립공원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석양에 물든 거북바위, 책 읽는 바위, 거대한 바위산에 둘러싸인 평원과 분지, 이름 모를 양떼와 목동들, 그들의 긴 여운을 남기는 노랫소리.

   
 테를지 국립공원 전경
모두가 이 몽골의 일부이다. 게르는 다른 여러 단체 손님과 쓰게 되었는데 2명에서 4명씩 크기에 따라 배정을 받았다. 우리 팀은 총 7개다. 짐을 옮겨 놓은 뒤 저녁 특식인 양고기 갈비찜을 먹으러 갔다. 통감자에 양고기를 푹 찐 이 음식은 몽골 최고의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가 먹기엔 좀 그랬다. 그래도 내가 가져간 한국의 김치, 고추장, 멸치들이 있었기에 풍성하게 먹을 수 있었다.

밤이 되자 직원들이 와서 게르에 난로를 지펴 주었다. 쌀쌀한 밤공기가 가을이 깊어 옴을 실감케 했다. 늦은 밤 가로등 불이 꺼지길 기다려 밤하늘의 별을 보려고 했지만 구름이 하늘을 가린 날씨는 우리에게 별이 쏟아지는 몽골의 하늘을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새벽 2시쯤 우리 게르 입구까지 쳐들어 온 소떼들 때문에 혼비백산했다. 놓아 둔 음식 박스 냄새가 소떼를 불러들인 셈이 됐다.  새벽 이른 아침 뒷산으로 산책을 가는 길에 목동의 긴 허미 소리를 들었다. 말을 달리며 초원을 가르는 허미의 아름다운 음률이 내 가슴을 멘붕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이렇게 멋진 노래를 부르는 남자가 있었나? 천상의 소리 같은 허미가 멘탈을 깨우고 있음을 온 육신으로 느꼈다. 그 새벽에....
   
 초원의 이름모를 야생화들
   
 초원의 이름모를 야생화들
   
 초원의 이름모를 야생화들










   
 초원의 이름모를 야생화들
   
 초원의 이름모를 야생화들
   
 초원의 이름모를 야생화들










일행은 다시 도시인 울란바토르로 돌아와 인근의 사찰과 관광지를 둘러보고 국립 오페라 하우스에서 그들의 문화를 집약한 공연을 관람했다. 그곳에서 징기스칸 후예의 원대한 꿈을, 허미의 혼을 실은 노랫소리를 나는 들었다. 여운이 가시지 않은 충격속에서 우리 일행은 몽골의 중심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블루스카이 호텔에서 또 하룻밤의 여정을 풀어 놓았다. 각기 삼삼오오 짝을 이뤄 '좋은데이' 한 잔에 여독들을 푼다.

내일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남쪽의 사막과 서쪽의 흡수골과 호수를 못보고 떠나긴 하지만 언젠가 다시 한 번 더 오면 되리라 생각했다. 너무 넓은 몽골은 두 번은 더 다녀가야 할 곳, 초원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되기 전 나도 이곳에다 말뚝을 박고 내가 살 집 하나 지어 놓고 싶은 곳. 몽골 가이드의 해맑은 눈웃음과 기사님의 듬직한 어깨 너머로 우리에게 보여주던 친절과 미소의 의미가 다시 생각나게 할 것 같은 ... 몽골은 그런 나라였다.
   
 우리가 묵었던 블루스카이 호텔
매 년 6월쯤 초원의 꽃이 만발할 때나, 9월 중순 가을이 깊어 질 때, 꼭 몽골을 찾아오라던 가이드의 말을 생각하며 짧은 4박 6일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나에게 가이드는 예쁜 가죽지갑을 사 갈 것을 권했다. 가죽과 양털이 유명한 이곳의 기념품은 그런 것들이라며... 서툴지만 예쁘게 우리말을 하던 그 가이드가 한해가 저무는 이 저녁 보고 싶다.

지금은 흰 눈에 덮여 양떼들도 말들도 조용히 겨울을 나고 있을 중앙아시아의 초원에도 태양은 비칠 것이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내 놓았던 푸른 하늘도 초원에 별을 쏟아 붓겠지.. 외롭다고 느낄 때마다 가까이 두고 읽고 있는 혜민 스님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맨 처음 페이지를 펼치면 거기 이런 말이 있다.

“남 눈치 보지 말고 나만의 빛깔을 찾으세요.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그리고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만 돌아갑니다. 놓으세요. 나 없으면 안 될 거라는 그 마음. ” 그렇다. 여행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나를 놓아버리는 연습을 하게 하는 그런 삶의 한 순간들이다. 멈추고 서서 뒤돌아보아야 비로소 나를 볼 수 있는 이 시간들을 우리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 어디든 함께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가족, 남편, 아내 친구들의 인생에 스스로가 초원의 작은 풀꽃 같은 향기로 남겨지기를 원한다면 행복해지자. 내가 먼저 행복해지고 남에게도 행복을 선물해 보자.

   
 우리가 묵었던 테를지 천막촌
몽골여행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거제시청 여행팀에게 감사를 보낸다. 이렇게 늦게사 여행기를 쓰는 건 바빴다는 핑계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가을 겨울이 오는 동안 외국을 오가며 좀 더 내 가슴 온전하게 몽골을 기억하고 싶었고 그 기억의 언저리가 손사래 칠 때 쯤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행길에 벗이 되어준 엄마들의 환한 미소와 허기사님의 여행 총무로서 챙기시던 그 마음이 지금도 남아 또 다른 나의 여행에 등불이 되어 주고 있다.  뱀띠 해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몽골을 추억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싶다. “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진심으로 청마의 해 대박 나시고 큰 기운 받으시기를 소망합니다.” 아듀 2013년이여 ! 이금숙 <시인/세계항공 월드투어 대표>
   
 석상바위
   
 시외곽지역의 몽골 현지 모습
   
 미소가 참 예쁜 몽골 가이드와 함께
   
 징기스칸 동상
   
 거북바위
   
 국립공원 내로 흐르는 강물과 주변 풍경
   
 애국지사이자 독립운동가인 이태준 선생 묘역
   
 
   
 양젖 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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