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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拙(수졸 : 인간본성의 참됨을 지키고 실천하자)해범 진영세의 금문으로 보는 고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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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10.12  16: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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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도덕경 45장을 보자.
“가장 완전한 것은 마치 이지러질 것 같다. 그래서 사용하더라도 해지지 않는다. 가득찬 것은 마치 비어있는 듯 하다. 그래서 퍼내더라도 다함이 없다.

   
 

守拙(인간본성의 참됨을 지키고 실천하자), 화선지+먹(43㎝×38㎝), 해범 진영세 작.

   
 
가장 곧은 것은 마치 굽은 듯하고 가장 뛰어난 기교는 마치 서툰 듯 하며, 가장 잘하는 말은 마치 더듬는 듯 하다. 고요함은 조급함을 이기고 추위는 더위를 이기는 법이다. 맑고 고요함이 천하의 올바름이다.”

여기서 관심있는 대목은 가장 뛰어난 기교는 마치 서툰 듯 하며 가장 잘하는 말은 마치 더듬는 듯하다“대공약졸(大功若拙), 대변약눌(大辯若訥)” 라는 부분이다.

교묘함의 극치는 마치 졸렬한 것처럼 보인다는 말씀으로 서예를 할 때 그냥 보아서 아름다운 글씨는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다. 뒤떨어지고 서툰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고풍스럽고 우아한 맛이 풍기는데서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다. 추사 선생의 글씨 중에서 세상을 떠나기 3일 전에 쓴 ‘板殿(판전)’이란 글씨와 초의스님에게 써 준 ‘茗禪(명선)’이란 글씨는 서툴고 어눌한 필체로 하여 최고의 경지로 여긴다고 전해지는 것이다.
어디 서예 뿐이랴!

인간 세상의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졸(拙)을 지키면서 살기가 정말 어렵고 힘든 것 같다. 물질만능시대에 사는 현실이 더욱 그러하다.

졸(拙)을 지키면서 사는 삶을 옛사람들은 꿈꾸면서 오고 갔던 것 같다. 여러가지 기록이나 남긴 글에 보면 졸(拙)을 실천하는 말씀들이 정말 많다. 그때그때를 속여서 모면하고 내게 이익이 된다면 남을 속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자들에겐 부끄러움이 없다. 내 손에 쥐느냐 마느냐의 가늠만 있고 모든 자가 자기에게 굴복하기를 바랄 뿐이다. 졸(拙) 함을 지키려면 바보천치 소리만 듣는 세상이다.

남들의 비아냥과 수근거림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졸(拙)함을 지킨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간직해야 된다고 앞서간 옛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다. 당장에 큰 이익이 눈 앞에 보여도 안될 길은 가지 말라고 했다. 잠깐 눈 감으면 다 속아넘어 갈 일인데 나 자신만은 차마 속일수가 없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의로움을 지키고 참됨을 간직하는 일, 남들이 지키지 않는데 나만 굳이 찾아가는 길, 그 길이 바로 ‘졸(拙)을 지키는 일(守拙)’이 아닌가 싶다. 요행이나 속임수로 행복을 찾지만 그것이 부끄러움임을 알아 그 참됨을 지켜 졸(拙)을 취함이 수졸(守拙)인 것이다.

그 졸(拙)을 위해  부단히 황소 걸음으로 오늘도 먹을 갈고 있는 것이다.

(한국서예협회 거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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