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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는 것은 사람"37살 '코트의 황소' 다비드 페러 은퇴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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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6  1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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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다비드 페러(37)가 은퇴수순에 들어갔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오픈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페러가 나달과의 바르셀로나오픈 3회전을 끝으로 정들었던 코트를 떠난다.  나달과의 경기막판에 빗방울이 떨어져 은퇴하는 페러의 심경을 나타내는 듯 했다.

다비드는 ATP 투어 타이틀 25개, 그랜드슬램 결승(2013년 프랑스오픈) 1회, 세계 3위라는 기록을 남겼다.

아래는 ATP 라파엘 플라자 기자와의 인터뷰.

-최근 몇 주 동안 우리는 당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머리띠(반다나)가 코트에 놓여있는 것을 보았다. 어떤 의미인가
=올해 오클랜드대회부터 시작해 각 토너먼트 마지막 경기에서 내 땀방울을 코트에 남기고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수 생활 마치는 은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기분이 어떤가
=기분이 좋다. 지난해부터 은퇴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고 마음먹었다. 그것을 이행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 대회마다 끝날 때 약간의 두려움이 있지만 내 목표는 행복하게 끝나는 것이다. 나는 테니스에 애정을 쏟았고 최선을 다했다. 정말 흥분되는 순간을 많이 느꼈다. 내 테니스 경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은퇴하면서 어떤 것을 기대했나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동료나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선수였던 것 외에도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우승만큼 가치있는 것은 있나
=물론이다. 결국엔 우승 트로피보다 가치있는 것은 사람이다. 트로피는 내 트로피 룸에 그대로 머물러 있고 트로피 그 자체에 불과하다. 하지만 테니스세계에서 만난 팬과 동료, 친구들은 늘 내 마음속에 있고, 늘 수시로 만나 살아있는 것이다.

-테니스를 하면서 스스로 얼마나 성장했다고 느끼나
=테니스를 하면서 내가 발전하고 성장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프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스무살 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는 것을 스스로 느낀다. 해마다 실패하고 진화하면서 사람이 되어가고 테니스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테니스하면서 부모님에게 어떤 요구를 받은 것이 있나
=나는 아주 좋은 부모님을 만난 행운아다. 부모님으로부터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테니스를 존중하고 존경하라고 하는 것을 배웠다. 아버지는 내가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무엇을 할 수 있었는 지, 최선을 다 했는지, 게임을 즐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는 테니스를 하면서 부모님으로 부터 압박이나 강요를 받지 않았다.

-은퇴 후에 할 일을 생각해 봤나
=그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테니스 세계에서 할일이 있을 거라고 본다. 일단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스키를 타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오랫동안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살지 않아 의사 소통법을 익히고 싶다. 가르치면서 배우고 싶은데 10살에서 16살 주니어들을 가르치고 도와주고 싶다. 올해부터는 아니고 내년부터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 주니어들을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머레이보다 나은 선수로 만들 수 있나. 그런 말을 여러 번 한적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그들 빅4는 아주 야망이 큰 선수들이다. 라파는 나의 거울이고 우상이었다. 나보다 어리지만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롤랑가로스에서 우승하고 퀸스클럽대회에서 연거푸 우승하면서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달의 영향과 자극을 받아 꾸준히 노력한 끝에 세계 3위까지 오르게 됐다. 내가 빅4, 그 선수들을 보지 않았다면, 나는 그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들이 없는 다른 시대에서 그랜드슬램 우승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나
=모르겠다. 내가 그런 훌륭한 선수가 아니라면 그랜드슬램 우승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시대에 그랜드슬램을 못했기에 다른 시대에서 활동해도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그랜드슬램 결승 한번, 마스터스 1000시리즈 결승에 한두번 정도 치른 선수다. 내 테니스 경력과 내 자신의 테니스 레벨에 만족한다.

-나달과 프랑스오픈 결승은 어떻게 치렀나
=내게 우승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나는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다. 내가 가진 그 경기에 대한 동기부여가 최상은 아니었다. 우리 팀은 그 경기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다고 본다.

-어떤 선수가 영향을 주었나
=나는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 카를로스 모야, 알베르 코스타,세르지 부르게라, 데이비스컵 캡틴 알렉스 코레챠 등 수없이 많은 선수와 감독에게서 배웠다.
그중 세계 1위 출신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에게서 절대적인 도움을 받았다. 후안 카를로스는 주니어들을 지도하고 있다.

-어떤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나
=로페즈 형제, 라파, 바우티스타 등과 특별하게 지낸다.

-가장 힘들었던 상대는
=로저 페더러다. 그는 볼 페이스를 수시로 바꿔 나를 미치게 만든다. 나는 다른 선수들처럼 그를 이기려고 땀을 흘렸지만 그를 이긴 적이 없었다.

-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갔나고 생각하나
=행복하게 지냈기에 빨리 지나가 버렸다. 삶이 느슨해지고 상황이 좋지 않으면 모든 것이 천천히 진행된다. 싫어하는 일을 하면 시간은 아주 천천히 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내가하는 일을 사랑하고 그로 인해 행복했기에 빨리 지나가 버렸다.

-마드리드오픈에서 은퇴선언을 한 이유는
=마스터스1000 대회이기에 그렀다. 펠리시아노가 마드리드 토너먼트 디렉터로 있어서 그랬다. 마드리는 항상 나를 믿을 수 없을 만큼 잘 대우해줬다. 사람들은 테니스를 좋아하고 도시에 대한 애정이 크다. 나는 집에서 놀다가 대회장에 나가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이 마드리드다.

-한 아들의 아버지로서 어떻게 기억되길 원하는가
=함께 놀고, 함께 공부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아버지로 기억되길 바란다. 늘 나에게 아들이 물어보고 그것에 대해 열심히 답해주는 아버지로 남고 싶다.

-최고의 순간은
=2013년 프랑스오픈 준결승전에서 송가를 이겼을 때가 최고였다.

-계속 테니스 경기를 지켜볼 생각인가
=물론이다. 호주나 인디언웰스에 내가 없어도 테니스 경기를 볼 생각이다.

-이제 경쟁을 통해 나오는 아드레날린을 놓치게 될 것이다
=그것을 가장 그리워할 것이다. 그것을 다시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경쟁은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 될 것이다. 나는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 사이클을 하거나 스키를 하면서 테니스를 통해 생긴 내 야성을 잠재울 수 있는 뭔가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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