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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속에 각광받는 집진·환기시스템 실내 코트냉난방 기술력으로 ‘클린 테니스장’ 만든, 귀뚜라미
글 오룡(코멘터리 편집주간) 사진 테니스피플  |  tennis@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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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9  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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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 테니스장

미세먼지의 습격이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요즘이다. 고도의 폐활량이 요구되는 각종 야외 스포츠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테니스는 그나마 실내 코트가 있어 회피기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표면이 털로 처리된 볼을 쓰는 관계로 바운드로 인한 날림먼지 발생이 또 하나의 변수다.

이런 상황에서 각광받는 청정 실내 테니스장이 있다. 집진·정화·공조시스템을 갖춘 ‘귀뚜라미 클린 테니스코트’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인근에 있는 이 테니스장은 가스보일러로 유명한 ㈜귀뚜라미가 지어 2017년 9월 개장했다. 6600㎡ 부지에 들어선 실내 3면, 실외 3면 등 국제규격 6면 코트다.

 

   
 

특허기술 바닥 환기시스템이 다른 테니장에서 볼 수 없는 이곳의 특징이다. 코트 중앙 네트 바로 아래와 후방에 흡입구멍이 있는 집진설비를 갖춰 비산먼지와 볼 먼지를 효율적으로 배출시킨다. 천정 아래엔 오염된 공기를 외부로 빼내고 신선한 공기를 유입하는 환기·정화설비가 설치돼 있다.

이에 더해 4계절 경기가 가능한 완벽한 냉난방 시스템을 갖췄다. 50여 년간 냉난방 설비에 주력해온 내공이 빛을 발했다. 보일러 제조업체인 귀꾸라미가 이 코트를 지은 것은 창업주 최진민(77) 회장의 남다른 ‘테니스 사랑’ 덕분이다. 최 회장은 보일러 사업에 골몰하다 불의의 가스 사고를 당했다.

 

   
▲ 창업주 최진민 회장

당시 의사가 심폐기능 회복에 좋은 운동을 권유해 테니스에 입문했다고 한다. 최 회장은 이후 꾸준히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테니스 애호가이자 후원자가 됐다. 지금도 해외출장 등 불가피한 일정이 아닌 한 매일 새벽 5시 코트에 나와 워킹과 공치기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테니스는 팔순을 바라보는 그가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며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는 원동력인 셈이다. 귀뚜라미그룹은 2011년 귀뚜라미컵 전국 여자동호인 테니스대회를 개최했고, 꿈나무 육성 테니스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최 회장은 육상경기연맹 회장과 국민생활체육회 부회장을 지내며 스포츠 사회공헌 활동을 했다.

귀뚜라미그룹 사명은 물론 보일러 제품명에서 나온 것이다. ‘귀뚜라미’란 브랜드네임 개발과 활용은 마케팅 교과서에 실어도 좋을 만큼 성공적인 사례다. 워낙 직관적이고 인상적인 브랜드명이어서 이 회사 제품을 ‘국민 보일러’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1962년 창업한 이 회사 초기 이름은 ‘로케트보일러’였다. 연탄을 주로 때던 우리나라는 1980년대 들어 국민소득 3000달러를 넘어서면서 기름보일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로케트보일러도 기름탱크를 단 제품을 내놓았다. 그런데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던 설치장소가 좁아 기름탱크 용량이 1달분 이상으로 커질 수 없었다.

‘찌리릭 찌리릭~’ 알람음에서 착안

기름이 완전히 떨어지면 보충시 공기를 빼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기름보충 시기를 알려주는 경보였다. 기름이 어느 정도 떨어지면 실내온도조절기에서 알람음을 내게 했다. 그 소리가 ‘찌리릭 찌리릭~’ 귀뚜라미 소리같이 같이 들렸다.

이 보일러는 구입문의가 폭주하며 대박을 쳤다.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그 ‘찌리릭 찌리릭’ 귀뚜라미 소리 나는 보일러로 넣어주세요"라고 주문했다. 로케트보일러란 제품명 대신 ‘귀뚜라미소리 보일러’란 별명이 생긴 것이다.

이 보일러는 1980년대 후반 기름보일러 시장점유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당시 보일러 설치 직원들은 동네를 다니다가 '찌르릭~' 소리만 들리면 집주인에게 기름 넣을 때 됐다고 알려주기도 했다고 한다. 로케트보일러는 결국 1989년 귀뚜라미보일러로 브랜드명과 사명을 바꿨다.

귀뚜라미는 보일러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차가운 날씨에 찾아오는 ‘가을의 전령’인데다가 보일러가 설치되는 창고 등에 서식해 보일러와 직관적 연상작용이 일어났다. 귀뚜라미보일러는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 조사에서 올해까지 가스보일러부문 1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1980~90년대 정점을 찍은 보일러시장은 2000년대 이후 정체기를 맞았다. 귀뚜라미는 보일러 전문회사에서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센추리, 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대우일렉 에어컨 사업부문, 강남도시가스 등을 인수하며 냉난방 에너지 그룹으로 탈바꿈했다. 산업용 냉동공조와 가정용 에어컨으로 사업영역을 넓힌 것이다. 

   
 

귀뚜라미보일러는 2017년 11월 포항 지진 예상치 못했던 화제를 낳았다. 당시 귀뚜라미보일러가 작동되지 작동되지 않아 수리 문의가 빗발쳤다. 알고 보니 이 멈춤은 재가동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간단히 해소되는 안전장치 잠김 현상이었다.

귀뚜라미는 한반도가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판단 아래 1990년대 말부터 제품에 지진대비 안전장치를 설치해 일정 진동시 모든 작동을 중단토록 했다. 폭발, 붕괴, 화재 등의 위험에 대비한 장치를 두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귀뚜라미보일러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졌다. 이후 TV광고에 이 대목을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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