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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레이 호주오픈 라스트 콘서트
글 멜버른=박원식 기자 사진 정용택 특파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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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5  01: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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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부상 고통에 진통제 맞고 뛴  머레이가 4시간 10분동안 코트에서 뛰다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앤디 머레이(32,영국)가 가방에 라켓을 놓고 벤치에 패배자로 망연자실 앉아 있자 장내 스피커에선 그룹 퀸의 '우리는 챔피언'노래가 올려퍼졌다. 

머레이는 일어나 경기 뒤 그때까지 기립해 있던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스코트랜드 출신 선수 앤디 머레이가 서서히 우리 곁을 떠나려는 채비를 하고 있다.

빅4중에 가장 어린 머레이가 부상으로 은퇴를 결심했다고 발표한 이후 가진 1월 14일 호주오픈 본선 1회전 멜버른아레나 저녁 7시 야간 첫 경기. 상대는 스트로크 탄탄한 바우티스타 아구(스페인).

1만500석의 멜버른아레나를 가득 메운 관중들이 머레이를 연신 응원했다. 

앤디의 득점이 나오면 관중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4-6 4-6 4-4에 이르자 앤디는 고개를 숙이지만 팬들은 그를 그냥 보내려 하지 않았다.

경기장 지붕의 새들도 날지 못하는 새 신세가 된 앤디의 사실상 마지막 호주 경기를 지켜봤다. 다수 사진기자들도 같은 시각 페더러의 1회전 센터코트 경기를 내버려두고 멜버른아레나에서 좀체 자리를 뜨지 않았다.

경기내내 앤디의 포핸드크로스는 네트에 결정적일때 걸리고 서브는 폴트가 빈번했다. 탄식과 격려 박수가 속출했다. 앤디를 안타까워하는 나머지 평소보다 스코트랜드 국기를 든 관중이 많았다. 1만관중이 100번 앤디를 외쳐 "컴온 앤디"라는 응원의 소리를 백만번들은 앤디는 세트 스코어 0대 2에서 두세트를 타이브레이크로 따내며 투혼을 발휘했다. 

1만 500석의 관중석은 꼭대기 자리만 몇자리 비었을 뿐 관중들로 꽉 들어찼다. 로저 페더러의 1회전 경기가 저녁 8시부터 로드레이버 아레나 센터코트에서 열리는데 이날의 저녁 경기 주인공은 머레이인듯 착각하게 만들었다.

관중들은 머레이의 득점에 일제히 환호했고 그의 실점에 “오 노우” 하면서 아쉬운 말을 던졌다. 경기는 4-6 4-6 바우티스타쪽으로 승부가 기울었다. 1만여 관중들은 “컴온 앤디”하면서 한게임이라도 따라고 격려했다. 그냥 이대로 물러나기엔 그동안 해온 테니스 인생이 아깝지 않냐는 듯 했다. 일상 생활 걷기도 힘들다고 토로한 머레이는 이날 진통제 처치를 받고 코트에 섰다.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머레이가 세트를 따내자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와 두 팔들어 ‘머레이 만세’를 외쳤다.
세계 24위 바우티스타는 애써 머레이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하지 않고 상대를 존중했다. 이 경기가 머레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지 누구보다 잘 아는 바우티스타였다. 4세트 역시 머레이는 타이브레이크에서 각 깊은 서브로 전성기때 득점포를 터뜨렸다.

머레이의 라스트 콘서트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마지막 5세트에서 바우티스타는 바람 가르는 빠른 라켓 스윙으로 머레이의 공격을 잠재우기 시작했다. 3~4세트에서 세트를 따내며 지친 머레이는 5세트 초반 자신의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며 5대 1로 일찌감치 벌어졌다. 바우티스타의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볼에 몸을 던져 막아내던 머레이의 볼은 이제 네트 넘기기에 버거워보였다.
예전에 실점할 때마다 큰소리를 내던 머레이는 온데간데 없이 자취를 감췄다. 그저 허벅지만 몇번 두드리는 것이 전부였다.
전날 연습을 지켜본 관중에게 일일이 사인을 한 머레이는 이날도 퇴장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놓칠새라 정성스럽게 사인을 했다. 팬들은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고 선수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이날 머레이의 경우가 딱 그랬다.  세계 229위 머레이는 24위 바우티스타 아구에게 4-6 4-6 7-6<5> 7-6<4> 2-6 으로 패해 1회전 탈락했다. 경기는 1회전이었지만 관중들의 태도는 마치 2019 호주오픈 결승전이었다. 머레이는 부상전 랭킹제 카드를 사용해 출전했다.

머레이는 "오늘도 진통제 처치를 받고 고군분투했다고 생각한다"며 "엉덩이 수술을 다시해서 선수 생활을 연장하고 싶지만 고통이 너무 크고 재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머레이는 윔블던을 고별무대로 삼고 코트를 떠나고 싶어하지만 그때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하게 될 지 자신 없어했다.  

경기 뒤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등 동료 선수들의 격려 메시지가 호주오픈 대회 본부에서 사전에 준비해 머레이에게 선사하며 격려했다.  

머레이는 윔블던에서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 우승하는 등 그랜드슬램에서 총 3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연말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함께 빅4로 불렸다.

머레이는 2017년 8월까지 1위 자리를 지켰지만 고질적인 엉덩이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18시즌에도 6개 대회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세계랭킹도 현재 230위까지 하락했다.

 

   
 

 

   
 

 

   
엄마 주디 머레이(오른쪽 첫번째)와 형제 제이미 머레이(오른쪽 두번째)가 5세트 1대2에서 기립박수 하고 있다

 

   
 

 

 

   
머레이는 이제 아픈 몸으로 더이상 뛰지 않아도 된다.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푹 쉬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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