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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 하위 랭커들이 사는 법
김천=박원식 기자 사진 황서진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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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2  07: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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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식 파트너인 바섹 포스피실의 김천 챌린저 8강 경기를 센터코트 밖에서 가방을 맨 채 보는 프레데릭 닐슨. 바섹이 이기면 복식 4강은 포기할 것이고 그러면 자신은 낙동강오리알 신세가 된다는 것을 감지한 듯 하다

서울챌린저는 그리 깊게 들어가지 않으면서 관찰자 시선으로 봤다면 김천챌린저는 예선부터 선수들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운좋게 그동안 투어와 그랜드슬램 그리고 국내대회에 취재 다니면서 못본 것이 눈에 들어왔다.

챌린저 하위 랭커들이 어떻게 사는 지 들여다 볼 기회였다.

덴마크의 34살 국가대표 프레데릭 닐슨. 북유럽의 키 큰 신사다. 지난 1월 미국 뉴욕의 한 간호사와 결혼한 선수다. 우리나라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하는 선수다.  단식 랭킹은 544위, 복식은 188위다. 2013년 복식 랭킹 17위까지 오른 선수고 윔블던 복식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해 우승했던 선수다.

지금은 홀로 가방메고 챌린저무대를 돈다. 우리나라 같으면 대도시에 아카데미 하나 차려놓고 선수들 키울텐데 닐슨은 여전히 챌린저 하위랭커의 삶을 살고 있다.  544위 단식 랭킹으로 우리나라 챌린저 예선을 뛰면 다행이다. 온 김에 복식 파트너 구해 복식 본선에서 경기를 한다. 

닐슨은 김천챌린저 복식에서 운좋게 파트너를 구해 출전할 수 있었다. 파트너는 캐나다의 바섹 포스피실.   복식 1,2회전을 통과해 4강에 올라 우승도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파트너인 바섹이 단식 4강에 진출해 권순우와 경기를 하게 되자 복식을 기권했다. 닐슨이 김천챌린저 복식 두경기 뛰고 받은 상금은 1080달러. 그나마도 파트너와 둘로 나누니 540달러다. 세금 25%를 떼면 300달러도 채 손에 쥐지 못한다. 

보통 복식 경기는 단식을 오전에 하고 오후 늦게 3시 넘어 경기 배정을 하는데 그렇다고 오전 9시 호텔-경기장 셔틀버스를 타지 않으면 택시비 1만2천원(10달러) 들여 경기장을 가야하기에 닐슨의 경우 오후에 경기가 있더라도 부지런히 대회본부에서 제공하는 호텔 무료 조식을 먹고 셔틀버스를 탄다.  그에게 10달러는 금쪽같기 때문이다.   

아침 9시반부터 경기장에서 종일 몸풀고 대기하는데 파트너가 단식에서 이기면 닐슨은 조용히 하던 운동을 멈춘다. 복식 4강, 결승을 포기하고 단식에 전념하겠다는 말이 파트너에게서 안나와도 이심전심으로 감을 잡는 것이 복식출전 선수들이다. 

올초 호주오픈 단식과 복식에서 승승장구하던 정현이 복식 파트너 알보트에게 체력부담으로 복식은 그만 뛰니 양해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정현 복식 파트너는  이해하고 또 이해했다고 한다. 그처럼 닐슨은 바섹 단식 끝나고 예정된 복식 경기를 준비하다말고 가방에 물건을 주섬주섬 넣었다.

그리고 혹시나해서 신청한 부산오픈챌린저대회 단식 예선 대진표를 챙겨봤다. 다행히 이름이 올라가 있어 김천역에서 부산가는 제일 저렴한 교통편인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부산 스포원테니스장을 찾아갔다.  물론 공식 호텔은 동래의 농심호텔이지만 본선에 들어가기전 머무는 비용은 고스란히 자기 부담이다.   

닐슨이 12일 부산에서 경기할 선수는 테니스 마라토너 오치 마코트(일본)다. 하나마나한 경기, 보나마나한 경기라 여겨진다.  오치는 두세시간씩 경기를 하면서 키 큰 선수들을 무찌르는 오징어 같이 질긴 선수다. 경기 3세트는 기본이고 경기시간 약 3시간은 보통이다.  닐슨은 또 복식 파트너 구해 본선에 이름을 올려야 농심호텔에 들어갈 수 있다. 이번엔 복식 전념 선수를 찾아야할텐데. 그리 쉽지 않아보인다. 

대만의 첸티 일행과 김천에서 식사할 자리가 있었다.  34살인 첸티는 닐슨처럼 단식 랭킹 544위, 복식 173위다. 여친과 같이 왔는데 돈 모아놓은 것이 없어 아직도 친구로 지낸다고 한다. 그러면서 첸티는 한국 선수들을 '수퍼 리치'라고 표현했다. 연봉에 좋은 차에 결혼도 하고 챌린저도 뛰고 한국내 대회도 뛰는 정황을 훤히 알고 있다.  첸티 앞에 놓인 저녁상을 보니 석쇠에 놓인 돼지고기 한점도 남기지 않고 비웠다. 동치미국수 그릇도 국물까지 싹 비웠다.  김천챌린저에서 생계형 테니스 선수들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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