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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뛰어든세상] 초등학생에게 테니스배우기전주 금암초 3학년 방준석
전주=황서진 기자  |  nobegu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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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7  06: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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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팔십노인도 세 살 먹은 아이한테 배울것이 있다’고 했다. 또 세 살 먹은 아이말도 귀담아들으랬다. 배움길에는 지름길이 없다. 사람은 늙어 죽도록 배운다. 이렇든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예전에 하루라도 라켓을 잡지 않으면 잠을 못 이룰 정도의 자칭 마니아였던 시절은 온데간데 없이 거의 10여년 라켓을 놓고 지내다 보니 가끔씩 동호인 대회장에 가면 남의 라켓을 슬그머니 잡고 한 게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자주 생긴다.
그러나 마음은 프로선수인데 포핸드샷이 감이 떨어져서 간단한 랠리조차도 쉽지가 않은 요즘이다. 기자는 엊그제 전라북도 협회에서 주관한 동호인 클럽대항전 취재길에 올랐다.
가면서도 라켓을 가져올걸 , 틈나면 한게임 해 볼텐데..하는 아쉬움이 1박2일 취재하는 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해서 취재 첫날 대회진행을 도와주러 나온 협회이사의 도움을 받아 포핸드 스윙을 한 30분 했더니 감이 올 듯 말 듯 하다 아쉬움만 남기고 .
다음날, 대회장에 전주 금암초 테니스부 꼬마선수들이 라켓을 들고 등장했다. 대회진행을 하고 있는 아빠들을 따라온 조세혁(11세) 조민혁(10세)형제와 방준석(10세)그리고 준석이의 동생 방준영이까지.

사진작업을 하고 있는 기자에게 준석이는 이것 저것 질문도 많이 하고 어제찍은 사진이 궁금하다고 보여 달라고까지 요구를 했다.
전날 세 꼬마선수들과 방기훈코치가 복식게임하는 장면을 몇 컷 찍었는데 매우 궁금했었나보다.

사진을 함께 보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문득
기자- 얘. 준석아, 너 나하고 테니스칠래? 한 게임할까?
방준석=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하는말 ‘제가 이길 것 같은데요?
기자-당연하지!(속으론 요녀석 봐라.) 너는 선수잖아. 니가 이기는게 맞지.
(웬지 순식간에 의문의 패배감이 들었다)

기자-그래. 그럼 너 나한테 포핸드좀 가르쳐줄래? 요즘 테니스 안쳤더니 감이 없어서 그래. 레슨해 줄래? 괜찮겠니?
방준석= 네. 좋아요. 오세요.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비어있는 코트로 나를 불러낸다)
기자- 야.거긴 시합해야 돼, 그리고 사람들 많은데 창피하게 거기서 어떻게 하니?
하면서 슬그머니 코트 뒤편 벽치기 연습장으로 준석이를 데리고 갔다.

벽치기 앞에는 일찌감치 예선을 통과한 동호인 선수들이 본선에 대비 몸풀기를 하고 있었다. 준석이는 나를 벽치기 앞으로 데리고 갔고 주변의 아저씨들은 호기심에 연습을 멈추고 우리를 주시한다.

방준석=자 포핸드 해 보세요.
기자- 그래. 나는 자신없는 포핸드로 공을 쳤다. 홈런! 공은 담장밖 큰길쪽으로 날아가고.
난 얼굴이 붉어지고 진땀은 나고..
방준석= (차분한 목소리로) 저를 보세요.
제가 해 볼게요. 라켓을 처음부터 돌리면 안되요. 뺏다가 나오면서 돌려야지요.
기자- 그래? 내가 어떻게 했는데?( 예전에 나름 포핸드 잘 친다는 소릴 들었었는데...)
방준석 = 저를 잘 보세요. 이렇게 쳐야하는데 기자님은 처음부터 라켓을 돌리시잖아요.
일단 그냥 빼세요. 그리고 나오면서.. 에이.. 안되겠어요.
처음부터 다시. 일단 죽 빼고 그대로 나오다가...
아아.. 그러지 말고 나오는것도 그대로 나와서 공만 맞추세요. 너무 처음부터 세게 치지 마세요.
기자- (속으로 그게 그거 아닌가 하면서 ) 억지로라도 따라 해본다.
일단 플랫으로 라켓을 빼고(테이크백) 그대로 천천히 나오면서 공을 맞춘다.
몇 번 반복하는데 뒤에서 준석이 계속 주시하고 있었는지 나이스! 됐어요! 한다.
기자- 그래? 된거야? (너무 기쁘다)

그때 방준석의 동생 준영이가 "형아 나도 테니스하고 싶어!"한다.

방준석 = 제가 동생도 가르쳐 줘야 하니까 우선 연습하고 계세요. 50번 반복하세요.
기자- 야 . 50번? 너무한다. 잘 안되는데.. (ㅋㅋ)
방준석 = 일단 해 보세요. 그러더니 도저히 가능성이 안보이는지 그럼 25번.아니 10번만 해보세요. 하고는 벽치기 뒤쪽으로 사라진다.

기자- 열심히 하나 둘 셋..
방준석 =(갑자기 뒤에서 나오면서) 틀린 것 빼고 제대로 된 것만 세어야 해요.
기자- 넵.! (지대로 걸렸다)
와.. 근데 된다 되. 손목 안돌리고 뺀 것 그대로 천천히 정확하게 볼끝까지 보고(방준석이 시키는대로) 하니까 된다.. 신기하다. 야.. 감 잡았어. 아싸...
방준석 = 이제 되니까 나오면서 라켓을 돌려보세요.
기자- 네. 선생님.. (야!에서 선생님으로 호칭이 바뀜)
방준석= 이제 서브한번 넣어보세요!
기자- (갑자기 왜 서브를..???) 서브? (속으로 떨린다)
방준석 = 서브가 중요해요. 서브 해보세요.
기자 = (자신없는 목소리로) 그래. 자 잘 봐 . 토스를 하는 동시에 라켓을 돌려 빼는데..
방준석= 아. 잠깐.. 처음부터 그렇게 하면 안돼요. 라켓을 빼는게 틀렸어요. 일단 라켓을 목뒤에 올려놓고 시작해보세요.
기자 =습관이 돼서 같이 빼야되는데????
방준석 = 그럼 그대로 다시 해보세요.
지금 라켓을 빼면서 다리를 이렇게 구부리셨잖아요? 그렇게 하지 마세요. 그리고 등뒤에서도 라켓을 돌리지 마시고 그냥 내렸다가 쭉 뻗어보세요.
기자- 그래? 그냥 쭉 뻗으라고?
몇 번을 반복한 끝에.. 나이스! 소리를 듣고 뛸 듯이 기뻤다.
방준석 = 그봐요. 되잖아요. 연습 몇 번 더 해보세요.

기자- 와. 오늘 큰거하나 배웠네.. 고마워
방준석= 세가지 배웠잖아요. 한 개가 아니고..
기자- 뭐? 세가지?
방준석= 서브할 때 다리와 손목쓰는거. 그리고 포핸드 세 개예요.
기자- 아. 그렇구나. 세 개.. 고마워 잘 기억할게. 이제 자신감 생겼어
다음에 또 가르쳐줘. 고마워 (진심으로 눈물나게 고마웠다)

사실 준석이는 금암초등학교 취재갔을때와 초등연맹대회 그리고 김천대회장에서 몇 번 봤고 방기훈 코치의 아들이라는 정보외에 별로 얘기도 많이 해 보질 않았는데 동호인 대회장에서 잠간 사이에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다.
엄마는 일이 바빠서 함께 오질 못했고 엄마가 미용실을 하시고 예전 엄마의 꿈이 미용실하는거 였다는 것까지. 엄마가 꿈을 이루셨구나 넌 꿈이 뭐니 했더니 테니스 선수요. 너 지금 선수잖아 하니 유명한 선수요 했다. 그리고 자신의 사진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고 또 보고 싶다고 자꾸 와서 노트북을 살피는 등 호기심이 매우 많아 보였다.

"준석이는 지도자의 자질이 충분하네요. 잘 키우셨어요" 했더니 방기훈 코치가 흐믓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난 몇 번이고 신기했다. 꼬맹이로 보였던 준석이가 나에게 포핸드를 가르쳐 주다니. 잃었던 감을 찾게 해준게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취재후기: 방준석 선수에게 테니스를 배우면서 학생선수들은 지도자의 말을 고대로 듣고 마음속에 새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지도자들은 처음 라켓 잡게 하면서 기본기를 가르치고 1년안에 대회 출전을 시키는 마술사에 가깝다. 선수들은 누구나 페더러와 나달이 될 수 있다. 지도자가 잘 준비하고 가르치면 학생선수들의 가능성은 무한에 가깝다고 본다. 이들 지도자들이 생계 걱정없이 주니어 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외국코치 컨퍼런스 참가, 외국어 교육, 공부 전념)을 만들어주면 정현과 같은 스타가 우리나라에 여럿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전주 금암초 방기훈 코치와 방준석(왼쪽), 방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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