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에서 바라다본 하트해변

여행도 명상이다. 가보지 못했던 세상을 돌아보며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자기 발견을 다시 하게 되는 것이다.

천사의 섬, 비금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천사의 섬이란 신안군에 있는 1004개(유인도 73개, 무인도 931개)의 섬을 총칭하여 부르는데 쌍둥이처럼 붙어있는 도초도와 비금도는 드넓은 해변과 맑은 물, 곳곳에 이국적인 정취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1996년 개통된 서남문 대교는 비금도와 도초도를 잇는 아치형의 다리로 해가 질 무렵 그 위에서 다도해를 바라보면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목포에서 쾌속선을 타고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비금도는 파도가 순한 지역이어서 배 멀리를 하는 사람에게도 전혀 불편함이 없이 갈 수 있는 곳이다. 비금도는 바로 옆에 있는 흑산도와 홍도를 경유하는 여행코스로 거의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인데 어업에 주로 종사하는 다른 섬과는 달리 90% 이상이 염전과 농업에 종사를 한다.

‘비금도(飛禽島)’라는 지명은 섬 형상이 날아가는 새를 닮았다 해서 붙은 것이라고 한다.
최근 개발된 선왕산 산책로를 따라 산위에 올라 바라보면 잘 정리된 농지와 염전. 그리고 수십개의 섬으로 펼쳐진 다도해의 모습들이 아름답게 와 닿는다.

▲ 한국 바둑황제인 신안군 비금도 출신 이세돌을 기리는 기념관이 폐교된 비금 대광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서 만들었다.이세돌기념관은 전체 면적 798㎡ 규모로 바둑 대국장과 이세돌 기사의 관련 자료 전시실,추억의 공간, 숙소동 등이 마련됐다

볼거리

비금도에는 원평해수욕장, 명사십리해수욕장, 하누넘해수욕장이 있다.
그중 명사십리해수욕장은 길이 4㎞가 넘은 거대한 해변이다. 자동차를 몰고 가도 바퀴자국이 남지 않을 만큼 단단한 모래가 깔려 있다.

하누넘해수욕장은 전체 모양이 영락없는 하트 모양이어서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하누넘은 '하늘너머'란 뜻의 옛 이름으로 지금은 '하트해변'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TV드라마를 통해 소개 된 후부터 더욱 더 유명해졌다. '하트해변'을 한 눈에 보고 싶다면 뒤쪽 산으로 올라가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진짜 하트모양의 해변을 볼 수 있다. 바닷물이 가득 차오르는 만수일 때 더욱 더 뚜렷한 하트를 느낄 수 있는데 그곳에 서면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든다.

서남문 대교를 건너 도초도에 가면 시목해수욕장이 있다. 시목이란 원래 감나무가 많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백사장이 넓고 물빛도 깨끗해서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부드러운 모래와 주변 산이 어우러져 몹시 안정감을 주는 곳이다.

▲ 농번기에 모인 비금도 테니스 회원들, 왼쪽부터 김창업 고문 명성윤 김대중 김지홍회장

비금도 테니스장과 비금테니스회

예전에는 비금도에 테니스가 활성화 된 적도 있었다. 도초 고등학교에 코트가 있고 대우병원에도 코트가 있었으나 지금은 비금중학교에 두 면 있는 것이 전부다. 그나마 작년 코트를 없애고 축구장을 만들려고 했던 학교 측의 계획을 무력화 시킨 것은 회원들의 단합된 마음의 결과다. 회원들이 힘을 모아 있는 시설을 없애는 것은 절대로 안 되는 일이라고 강경하게 대처하여 학교장의 협조를 받아 코트를 유지할 수가 있었다.

현재 비금도 테니스회 회원은 15명 정도 된다. 회원 수는 적지만 열정 하나는 대도시의 그 어느 클럽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농업과 염전을 병행하면서 일을 하기 때문에 농번기에는 테니스 한다는 것을 꿈도 꾸지 못하지만 그 작은 회원들이 지난해에 큰일을 해 냈다. 목포에서 열렸던 2011 제1회 신안군섬초배 전국동호인테니스대회가 바로 비금도 테니스회원들이 최초로 연 전국대회다. 비금도에서 나는 섬초(시금치)와 천연소금을 참가품으로 홍보하면서 개나리와 국화부 그리고 남자 통합부까지 총 세부서 대회를 치렀다.

김지홍 비금테니스회장은 “전국대회를 연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임을 알았으나 매우 보람된 일로 생각하고 있다. 비금도의 섬초를 전국 동호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는데 비금도가 섬이다보니 근접성이 떨어져서 목포로 장소를 옮겨 열게 되었다"며 십시일반 전 회원들이 마음을 모았던 아주 중요한 행사였음을 추억했다. 비금클럽 명성윤 회원은 "코치가 없으니 실력을 향상시키기가 어렵고 테니스를 새로 시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배울 수가 없다 . 실력 좋은 육지의 클럽들과 교류전도 가끔씩 해 왔는데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최근에는 그런 행사마저도 주선하기가 힘들어 졌다"며 언제든지 좋은 실력자들과 교류전을 통해서 기량 향상을 시키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라이트를 켜 놓고 회원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하나같이 포핸드는 프로급인 반면 발리와 백핸드가 불안정해 보였다. 테니스를 맨 처음 배울 당시 머물던 지도자에게 배웠던 포핸드는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데 그 이상 실력을 진화시킬 수 없었던 것은 가르쳐 주는 지도자가 없다는 현실을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비금클럽의 회원 수는 적지만 매 달 월례대회에 상품도 걸어놓고 회원들과 친선을 다진다. 작년에는 전남연합회 임원들과 대구연합회 임원들이 방문하여 친선교류전을 했다. 테니스를 겸한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은 미리 비금클럽 회장님께 전화하면 친절한 안내와 교류전도 할 수 있다.(회장 김지홍 010-3636-6056, 명성윤-010-2684-5501)

▲ 간재미 무침.봄철에는 병어, 여름철에는 도초 간재미가 유명하다. 간재미는 가오리의 전라도 사투리로 홍어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홍어는 삭혀 먹는 반면, 간재미는 회나 무침으로 즐긴다. 간재미 무침은 매콤달콤 청량한 맛과 오독거리는 식감이 여름에 안성맞춤이다. 구수한 된장 간재미탕도 별미다. 서남문 대교 도초항 근처에 보광회타운 061-275-2136 간재미 무침이나 간재미 회 가격 25000원

▲ 세계 최고의 품질 비금도 소금

여행 정보

섬이 넓다. 반면에 교통이 불편해서 한 바퀴 여행하려면 택시를 전세를 내야한다.
택시 전세 값이 만만치 않으니 웬만하면 목포에서 차를 가지고 배를 타면 경비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목포터미널에서 비금도로 향하는 쾌속선과 일반선이 출항한다. 쾌속선(50분)은 하루 4차례 운항한다. 요금은 1만300원이다. 자동차를 가지고 갈 경우는 한 사람 운임 포함해서 3만3000원이다. 일반선(2시간30분)은 3차례 운행하며 가격은 7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