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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3> "자꾸만 우리는 못 쫓아가는 것 같다"우리 선수의 그랜드슬램 출전이 저조한 이유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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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5  14: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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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의성 복식 파트너인 프랑스의 Constantin BITTOUN KOUZMINE과 코치들. 복식 1회전에6-3 3-6 4-10으로 패한 뒤 지도 모습이다  

영국 런던의 로햄튼은 테니스재단, 국립테니스센터, 국제테니스연맹 등 영국 테니스와 국제 테니스의 사령부가 모여있는 곳이다. 윔블던 취재하다 우연히 로햄튼에서 주니어대회를 한다고 해서 기차를 세번 갈아타고 15분간 걸어서 대회장을 찾았다.

넓은 양잔디밭에 금 그어놓고, 펜스 걸고, 네트 설치해 각국의 대표격 주니어들이 경기를 하고 있었다. 사흘간 지켜봤다. 프랑스 파리 볼로뉴 숲에서 하는 롤랑가로스 클레이코트 대회와 달리 상쾌한 잔디 냄새가 코를 기분좋게 했다. 하루 종일 파란 색을 보고 있으니 그 또한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선수들은 긴장감이 있겠지만 보는 관중들은 마치 도메인 파크 돗자리 음악회 온 듯했다. 잔디밭 언덕에 반쯤 누워 마실거 마시며 기를 쓰고 하는 테니스를 보는 맛이라고나 할까.

관중은 그렇지만 선수들과 코치들은 안그랬다. 지고 난 선수의 어깨는 축 쳐져있고 주위에서 아무도 가까이 접근하지 않았다. 매주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인데 한 경기, 한 포인트를 아쉬워했다. 경기 뒤 트레이너와 마무리운동을 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잔디 밭에 코치와 앉아 30분 넘게 말씀 지도받기에 들어간 선수도 있다. 선수의 코는 잔디밭에 박았고 애꿎은 잔디만 선수의 손에 남아나지 않았다. 패한 선수 자리엔 풀이 자랄 턱이 없어 보였다.

우리나라 박의성 선수도 이 대회에 출전했다. 1회전에 패한 미국 선수는 식사 뒤 식당에서 동전 몇개 테이블에 놓고 코치의 지도를 받아야 했다. 그 동전은 프로의 세계에서 패하면 이런 동전 조차 못 건진다는 상징과도 같았다. 선수는 머리를 감싸며 어쩔 줄 몰라했다. 코치의 경기 분석은 점심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끊이질 않았다. 커피 두잔 마시고 화장실 들락날락 거리는 사이에 선수와 코치는 마치 헤어지기 싫어하는데 어쩔수 없이 떨어지는 연인과도 같이 질질 끌었다.

박의성과 같은 유럽 투어링팀에 속한 한 여자 선수는 국제테니스연맹 코치와 식당 문 앞에서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여자 선수는 마치 큰 죄나 저질른 듯한 태도고 코치는 자기 딸 나무라듯이 나무랐다. 코치는 선수에게 자기 눈 마주치지 않는다고 질책을 했다. 엄친 그자체였다. 자기나라 선수도 아니고 이제 한주만 지나면 돌려보낼 선수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코치는 선수에게 '쓴약'을 전했다.  이 선수는 코치 말하는데 먼산쳐다보거나 다른데 눈을 돌리며 안들으려 하지 않았다.

   
▲ 박의성과 ITF 투어링팀 A반 코치
이들 코치들은 진지했고 선수의 승패도 승패지만 발전 가능이 적은 플레이에 대해 지적을 하는 듯 보였다.

매주 경기를 하는 1그룹 출전 선수들에게 승패는 병가지 상사다. 하지만 목표를 갖고 훈련을 하고 대회 출전하는 프로그램 일환 속에서 하지말아야 할 습관들에 대해 지적하고 깨우치게 하고 있어 보였다.

보다 과감하고, 보다 중심을 잘 잡고, 리드하고 있을때 공격적으로 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 어떻게 해서든 이겼다하더라도 이들 코치에게는 보기에 좋지 않은 것이다. 로햄튼 대회장에서 본 코치들의 모습이 그렇다면 선수들은 어떤가. 그야말로 고양이 앞의 쥐였다. 지금도 우리나라 학교테니스 선수들은 지도자 앞에선 쥐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선수가 상전이고 걸핏하면 운동안하겠다고 해서 살살달래며 운동시키는 현장 지도자가 많다.

로저 페더러의 모친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는 자랄 때 지극히 평범했어요"라고 말했다. 다만 선생님이 이야기하신 것에 대해 두번 이야기 안하게 행동 했다고 한다. 주니어는 지도자의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고 지도자의 말만 경청하면 자기 앞가림은 한다.

우리나라에 그동안 좋은 선수가 많았다고 보여진다.  좋은 스트로크 지닌 선수에게 적합한 윔블던대회의 본선에 들어가 뛸 국내 선수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

지도자가 세세히 어려서부터 일관되게 지도하지 않았거나 선수가 지도자의 말을 경청하지 않아 그랜드슬램 본선에 들어가지 못했을 수도 있다.

지금 잘하는 선수 상당수가 마땅히 지도자 없이 훈련하고 대회 출전한다. 거의 독학을 하고 있는 셈이고 웬만한 지도자의 말을 듣지 않고 들을 수도 없는 여건이다. 선수의 테니스에 대한 궁금증을 못 풀어주기에 지도자의 말이 선수에게 통하지 않는 풍토도 있다. 선수가 지도자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지도자의 경험이나 교육의 부족이 많다. 선수에게 해줄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선수의 귀에 쏙 들어오도록 말을 못하는 경우일 수 있다. 흐름을 파악 못하고 문제점을 보고 개선점, 상대를 이길 전략과 기술이 없어 보인다.

프랑스오픈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가까운 나라 일본은 그랜드슬램마다 주니어와 프로 선수는 물론 그에 따른 지도자들이 족히 100명씩은 다닌다.    마치 롤랑가로스가 재팬오픈같은 분위기다. 기자들도 펜과 사진 포함 50명은 넘는다. 국력이다.  그런의미에서 우리나라는 엘리트 테니스하는 나라가 아닌 듯 싶다.

일본통인 이진수 JSM매니지먼트 대표는 "일본대학 시절 평범한 실력의 제자가 지금 투어 선수들을 데리고 다니며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도 만나고 있다"며 "일본은 주니어를 지도하고 해외 대회 다니며 테니스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해 그랜드슬램 투어 코치로 성장하는 이가 많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세계 도전하는 지도자가 없고 국내에 안주한다. 그러니 선수도 꿈을 일찌감치 버린다. 부모도 국내 실업팀 들어가면 됐지 뭘 더바라겠느냐는 태도다. 괜히 안되는 것 선수에게 헛바람 넣지 말라는 이도 있었다.

실업팀 선수들을 만나 올해 목표가 무어냐고 물으면 부상없이 선수생활하는 것이라는 말이 주류다. 국가대표가 되겠다던지 투어 100위안에 드는 선수가 된다든지 하는 것은 초등학생들에게나 찾아 볼 수 있다. 안되더라도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겠다든지 예선전이라도 뛰겠다든지 하는 것이 실종된 지 오래다.   윔블던 주니어 예선에 출전할 정도로 너끈한 랭킹인 선수도 이제 주니어 대회는 한번 출전해 4강 이상 가는 것이 목표라 예선은 안뛴다는 경향도 흘러 보인다.

유럽은 고사하고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투어 코치는 물론, 자비들여 그랜드슬램대회 보고 사람 만나고하는 지도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 ITF 투어링팀 B반 코치와 선수
지도자나 선수나 우물안 개구리로 남을 경우 국내 테니스는 스폰서 하나 구하지 못하는 비인기 아마추어 그들만의 리그에 그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대회하나 열어 국고지원 쓰는 맛에 살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면 앞으로 외국과의 테니스 격차는 더 벌어진다. 선수는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외국에는 네손가락, 세발가락으로 테니스하는 도전적인 선수가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 선수와 지도자는 꿈이 꿈된 경우가 되진 않았나. 

종목은 글로벌 스포츠인데 우리나라 테니스는 자꾸 축소지향하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선수나 지도자나 왜 도전하지 않을까. 그러니 선수는 지도자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지도자는 선수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하지 않는, 어쩌면 가르쳐 줄 것이 없는 풍토가 지배적이다.

그러니 지자체와 기업의 지원받는 동호인대회는 매주 여기저기서 열리고 상금은 프로선수보다 많아 주객이 전도된 형국이 됐다.  동호인대회에 상장을 주면 그자리에서 찢어버리는 일도 있다.  상금이 최고라는 풍토가 됐다. 지도자와 선수가 노력안하면 기업과 지자체 세금은 몽땅 동호인대회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테니스 지도자는 은퇴한 후 체형이 대체로 퉁퉁하게 바뀐다. 외국 그랜드슬램 다니는 지도자는 그런 체형은 거의 없다. 늘씬한 키에 라켓 들고 검은 얼굴색을 하고 있다.  선수 지도하고 히팅하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서인지 그런 체형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지도하는 주니어의 경기때 코트 한쪽에 앉아 손톱 물어뜯는 초조한 기색을 보이기 일쑤다.

늘 신경쓰고 밥 거르고 하는 일상이 다반사다. 그래서 국제무대 투어 코치는 연 10만달러라도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노력한 만큼 받겠다는 것이다. 인생을 테니스 지도하는데 쓰는 대신 수입은 어느 정도 보장해줘야 한다는 태도다.

우리나라 선수가 세계 무대에 나오려면 일단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선수의 목표가 필요하고 그 목표를 차근차근 키울 지도자의 원대한 꿈이 절실하다. 그래야 선수가 경청한다. 

   
▲ 프란체스카 존스 코치 알베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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