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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 여성 스트링거를 꿈꾼다'대구국제퓨처스 공식 스트링거, 박영주
대구=황서진 기자  |  nobegu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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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9  23: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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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 호주오픈의 스트링 부스는 관중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자리에 투명 유리로 설치해 놓았다. 수십명의 스트링거들의 빠른 손놀림이 마치 거문고를 뜯는 장인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코트의 경기보는 것은 뒷전으로 하고 스트링거들의 현란한 움직임에 눈을 떼지 않는다. 작업중인 스트링거는 스트링베드에 시선을 고정시키다가 유리창 너머 사람들의 눈길이 따가워 얼굴을 한번 들어 미소를 준다.

김천 데이비스컵, 대구퓨처스 공식 스트링거로 활약한 박영주(47)씨에게 그랜드슬램 스트링거 활동을 목표로 삼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을때 그의 눈이 반짝반짝 거렸다. 할수만 있다면 하겠다는 관심의 표시다.

부산의 이택기 스트링거가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을 다녀오고 고일선 스트링거가 호주오픈에서 공식 스트링거로 활동했기에 박영주씨가 그랜드슬램 스트링거로 활동하는 것이 그리 먼 남의 일은 아닐듯 싶어 보인다.
박영주씨는 국내 몇 안되는 여성 스트링거로 일본 하리비토 자격증(2012년)과 유럽스트링거 필수품인 ERSA자격증(2015년)을 취득해 자격을 갖췄다. 2012년부터 국내 주요 국제대회 스트링거로 활동하면서 실전 경험도 충분하다. 그랜드슬램 스트링거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할 일만 남아 보인다.

그렇다면 박영주씨는 스트링거를 어떻게 시작하고 그가 생각하는 스트링거는 어떤 일일까.


-여성스트링거가 국내에는 거의 드물어 자부심이 있을텐데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됐나
=시집을 갔는데 신혼집이 오빠의 스포츠샵 주변이었다. 밥먹고 나면 가게에 나와 올케언니와 수다떨면서 자연스럽게 라켓과 스트링을 수리하러 오는 선수들과 가깝게 지냈다. 손님이 많고 바쁠 때 조금씩 거들다 보니 익숙해졌다

-직업으로서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일본 하리비또 고센에서 실시하는 세미나에 참석해서 교육을 받고 시험을 치렀다. 자격증을 받으면서 바로 국제대회 스트링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라켓을 만지기 시작한 것은 근 20여년이 되어가고 엘리트 대회 공식 스트링거 경력은 8년차다.

-대회때 작업량은 얼마나 되나
=토요일 예선전부터 본선 1,2 회전때가 가장 바쁘다. 8강쯤 접어들면 한가한 편이지만 아침에 제일 먼저 출근하고 밤에 제일 늦게 퇴근한다. 하루에 15자루 정도 작업을 한다. 동호인과 달리 프로 선수들은 자신의 스트링을 가져와 수리비만 받는데 천연거트는 2만원 폴리 스트링은 1만 5천원을 공임으로 받는다. 수입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일반 직장인들 기준으로 보면 적은 금액은 아니다.

-선수들과 동호인의 스트링 수리에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선수들은 보통 본인들의 스트링을 가져오고 텐션과 패턴을 이야기한다. 투매듭인지 포매듭인지 자세히 이야기한다.
선수들도 차이가 있다. 챌린저급으로 올라가면 천연거트를 매는 선수가 많아진다. 외국선수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 스폰을 받기 때문에 천연거트를 매는데 폴리 스트링보다 예민해서 잘못 만지면 다 매기도 전에 풀어져 버린다. 그래서 수리비도 조금 비싸다. 동호인들은 "알아서 매주세요"라고 한다. 세게 매주세요. 얼마짜리로 매주세요 등등. 최근에 스트링의 중요성이 많이 알려져 있어서 본인의 텐션을 말하는 동호인이 늘었다.

   
 

-기억에 남는 선수들의 텐션은
=세종시청 정영훈 선수는 38 파운드 정도로 낮은 편이고 현대해상 김재환 선수는 65 파운드로 세게 매는 편이다.

-스트링거로 활동하려면 자격증만 있으면 시작을 할 수 있는가
=일반 스포츠 매장 이른바 동네 가게에서 라이센스(자격증) 없이도 많이 매고는 있지만 엘리트대회나 국제대회에 공식 스트링거를 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하다. 그리고 스트링 기계가 있어야 하는데 최소 1천만원 이상이다. 자격증과 기계가 있으면 일단 시작은 할 수 있다.

-기계가 좋아서 일하기는 쉽지 않은가? 여성들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예전에 수동이니 자동이니 하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이라고 해서 기계가 다 해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장력을 정확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끊어진 줄을 자르고 새 줄을 구멍에 끼우는 작업은 다 수작업이다. 일을 끝낼 욕심에 장시간 작업을 하다보면 어깨도 아프고 목도 아프다. 심지어 주변에는 나쁜 자세로 인해 허리 디스크도 발생한다고 들었다.
근육이 약하거나 체력이 달리면 오래 해내기 힘들다.

- 선수출신인 배우자를 둬서 고객도 많을 것 같은데
=처음에는 대구협회 박병옥 전무의 동생으로 알려지다가 라이센스를 갖추고 챌린저대회나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그리고 대구퓨처스 스트링거로 활동하면서 내 이름을 찾아 일을 하고 있다.

-선수들을 자주 접하다 보면 특별한 인연도 있을 것 같은데
=안동오픈을 관전하러 갔는데 작고 새까맣게 생긴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었다. 얼마나 다부져 보이던지 누구냐고 물었더니 건국대 1학년 정 홍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정 홍 선수의 팬이 되어 경기가 있는 곳이면 원근불문하고 관전을 하러 갔다.
건국대 감독말로는 특별히 잔소리할 필요가 없는 선수라고 들었다. 그 선수가 이번 대구퓨처스에서 우승했다.

-스트링거로서의 생활의 만족도는
=처음에는 선수를 가까이서 보는게 즐거웠고 좋아하는 선수들의 라켓을 직접 수리해 주는 보람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대회 스트링거 경력도 생겼고 수입도 적은 편이 아닌데 조금은 마음의 끈이 느슨해졌다. 하지만 일은 오히려 더 잘한다. 그만큼 실력이 늘었다고 자부한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이 직업을 권하고 싶은가
=물론이다. 몸관리만 잘하고 재주만 있으면 평생 할 수도 있는 일이다.

 
   
 


박영주 스트링거 활동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부산오픈과 대구퓨처스대회와 휠체어대회
2012년 대구 전국체전
2014년 김천챌린저
2017년 김천 데이비스컵, 대구퓨처스

보유 자격증

2012년 하리비토(HARIBTO) 자격증 취득
2015년 ERSA자격증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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