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핸드의 준비자세가 좋다

외유내강(外柔內剛).
겉으로는 부드럽고 유하게 보이나 속마음은 실제로 단단하고 강하다는 당서(唐書)노탄전(盧坦傳)에 나오는 말이다
매주 월요일이면 도봉구 창동 실내 테니스 코트에서 맨투맨 클럽의 일원으로 운동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7월2일(월) 저녁 7시 기자도 테니스 라켓을 들고 맨투맨 클럽을 찾았다.
7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라켓을 들고 코트에 들어선 이순규의 첫 느낌은 바로 외유내강이었다.
동호인 1위라는 위치는 아무나 오를 수 없는 자리이기에 자부심에 위세를 부릴 만도 하건만 그는 겉으로 보기엔 그저 다부진 체격에 서글 서글하고 애들같은 천진 난만한 웃음을 지닌 테니스 동호인이라는 느낌 외에 1위라는 카리스마나 언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라켓을 들고 코트에 들어서자 그의 모습은 조금 전의 서글서글한 모습은 금새 사라지고 작은 먹이 하나를 사냥하더라도 본인의 최선을 다하는 백두산 호랑이처럼 눈빛과 몸놀림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볼 하나에 집중 또 집중.
본인에게 날아오는 볼 하나에 모든 것을 올인 한 듯 볼을 날리는 과감함과 집중력. 볼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끝까지 따라가 받아 내는 근성.
파이팅을 외치며 파트너의 에러에도 얼굴 빛 하나 변하지 않으며 격려해주고 이끌어 주는 그의 모습을 보며 왜 그가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올해 나이 마흔 다섯.
세상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하고도 5년의 세월이 흘렀다.그에게 테니스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본다.

-구력은
=대학 1학년 동아리 때 라켓을 처음 잡아 지금 약 17년이 흘렀다.
-활동하고 있는 클럽은
=아무래도 구력도 있다 보니 일반 동호인보다는 많은 듯 하다.
백두산,두만강,맨투맨,의정,비트로 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일주일에 며칠,몇 시간 정도 운동을 하나
=매일 하고 싶지만 생업도 있고 해서 사실 그리 많이 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않는다. 주 3회 정도 운동을 하는데 할 때마다 2~3시간 정도한다.
-연습은 어떻게
=퇴근 후 소속 클럽에서 운동하고 있다. 연습 게임일지라도 실전처럼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집중력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본인의 장점은
=집중력이다. 포핸드,서브,스매싱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부족하지만 볼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하려는 나의 마음가짐이 그 부족한 부분을 메워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장점을 꼽으라 하면 주저 없이 집중력이라 말하고 싶다.
-대회 전날이나 당일에 준비하는 특별한 행동은
=미리 게임을 머리 속으로 그려본다. 그리고 나는 경기하기 전에 반드시 테이핑을 한다. 테이핑은 어디가 아파서 하는 것은 아니고 테이핑을 하고 게임을 하면 왠지 잘되는 것 같고 힘이 덜 드는 듯 하다.
-경기에 임할 때 마음 가짐은
=재미있게 내 공을 최대한 치고 나오려 노력한다. 내공을 치며 게임을 하게 되면 후회가 없다. 승패는 그 다음 문제이다.
서로가 즐거운 게임은 궁극적으로 모두가 이기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테니스라는 운동은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이유 불문하고 상대방을 꼭 이겨야만 즐거운 게임은 아니다.
-복식은 파트너도 매우 중요한데 혹시 파트너 선택 시 고려하는 사항은
=파트너는 내가 속해 있는 클럽 회원 위주로 파트너의 포지션을 보고 나와 잘 맞는지를 판단해 결정한다. 두만강 클럽 회원들이 많아 지난해부터 복식 페어를 많이 한 것 같다.
-그동안 전국대회 성적은
=4강이상 입상은 현재까지 대략 50번 정도 한 것 같다. 올해 들어서 우승 6회, 준우승 2회했다.
-전국대회 상위 입상하려는 다른 동호인들을 위한 한마디를 한다면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립 잡는 법, 라켓 빨리 빼고 준비하는 것, 풀 스윙 해주는 것 등등.처음에 빨리 가려고 기본을 지키지 않고 운동을 하면 나중에 훨씬 늦어진다. 테니스는 눈으로 시작해서 발 놀림으로 끝난다고 생각한다. 볼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하여 스텝까지의 유기적인 관계를 생각하면 테니스가 잘 된다. 스트로크, 발리, 서브 등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함은 분명하지만 그 기술들과 더불어 스텝 연습도 꼭 하길 바란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하나만 집중적으로 연마하여 나만의 무기를 만들고 나머지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포핸드를 잘 치는 사람이 결국은 승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멘탈, 즉 흐트러짐 없는 집중력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끊임없는 노력과 시간을 투자 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게임이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에도 그는 클럽 후배들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고 있다 “우승자면 우승자다운 볼을 쳐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그에게 조언을 듣는 이도 전국대회 우승자 인 듯 하다.
어느덧 시간은 밤 9시 40분이 되었다. 코트 임대 시간은 20분 정도 남았다.
한 게임을 하기엔 시간이 모자라고 그대로 보내자니 아까웠는지 이순규와 이야기를 나누던 클럽 후배는 코트로 들어가 발리 연습을 했다.테니스를 위해 시간을 금쪽같이 쓰고 있는 것이 동호인 1위 이순규의 비결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글 사진 방극용 기자

2012 성적

우승(6)

HEAD CUP(4/8) 이노코스마배(2/24)충주사과배(3/4) 마운틴클럽배(6/9) 수원세문배(3/25) 안양한우리배(6/6)

준우승(2)

하나은행컵(5/13) 부천시장배(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