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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경기 관전법
멜버른=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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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5  16: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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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테니스 경기를 취재하면서 이기고 지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누가 잘해서 이기고 지는 지 파악하고 이긴 선수에게 찬사를, 진 선수에게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래서 랭킹높은 선수, 톱 플레이어들이나 국내에서 제일 잘하는 남녀 선수에게 눈길이 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번 2017 호주오픈에서 우리 주니어 이은혜의 경기를 취재하면서 이기고 지는 것에 초점을 두는 관점을 크게 바꾸게 되었다.

이는 이은혜와 일본 선수의 복식 경기를 관전한 일본 스포츠용품 제조 판매사인 키모니의 기모토 가즈미 사장의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이은혜는 신체 조건이 썩 좋지 않은 일본 선수에게 단식에서 패했다. 첫 출전한 그랜드슬램무대에서 당황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컸다.
속상했다. 어찌됐든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역전패. 테니스 천재에게 노력형 선수가 당했다고나 할까.

다음날 열린 여자주니어 복식에서도 이은혜의 플레이는 별 차이가 없었다.
상대 미국의 왼손잡이 선수 서브에 손도 못댔다. 이은혜는 노터치 리턴이나 코트 장외 홈런이 수차례 나왔다. 처음 경험이라 너무 긴장되고 경직되어 보였다.

무조건 큰 스윙으로 때리는 데만 몸에 배어 있었다. 상대의 바운스 큰 공을 스매시하는데 홈런을 쳐버린 여고 1학년생은 코트에서 어쩔 줄 몰라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미국선수 친구들의 큰 웃음소리가 은혜의 귀에 들렸는 지 안들렸는 지 모를 정도로 은혜는 당황했다.

1세트는 서브게임을 빼앗겨 그대로 2대6으로 내줬다. 2세트도 초반 서브게임하다가 같은 양상으로 진행됐다.

이때 일본 기모토 가즈미 키모니 사장이 관중석 한켠에 자리 잡았다. 이은혜 파트너인 일본 선수 수에노에게 "할수 있어" "집중해" 하면서 긴장한 선수에게 격려의 한마디를 던졌다. 처음에 그 중년의 신사가 코치인줄 착각했다. 한포인트 한포인트 따라가나 했더니 매치 포인트에 걸렸다.

이때 그전까지 멀쩡하던 날씨가 순간 바람이 몰아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코트에 나무 이파리가 뒹구는 등 큰 바람이 일었다. 이은혜의 상대 미국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서브를 넣은 것이 네트 근처에도 못 미치는 더블 폴트를 범했다. "오 마이 갓"이라는 소리가 선수 입에서 절로 나왔다.

매치포인트가 어느 순간 타이브레이크로 바뀌었다.

일본선수의 서브 차례. 바람이 불고 낙엽이 여전히 뒹굴고 있었다. "좃또맛대(기다려)" 하는 소리를 어른이 냈다.
바람이 잦아질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다. 안전하게 서브 넣으라는 주문이다. 선수는 기다렸다 바람이 잠잠해지자 서브를 넣었다. 포인트 획득.

가즈미 대표는 선수들이 코트에서 극한 상황을 이겨내는 과정을 즐기고 있었다.

이은혜의 득점과 네트 플레이 실수가 나오면서 나도 어느새 이은혜가 이 순간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 지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스코어보드판대신 선수의 플레이에 눈을 두었다. 이겨내면 속의 흥분이 극을 달했고 포인트를 잃으면 흥분이 가라앉았다. 이를 롤러코스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즐겼다. 이은혜는 그 순간 어떤 감정이 들었을 지 궁금했다.

이제부터 외국나와 경기 뛰는 선수들에 대해 관대해지게 됐다. 이기면 이기는데로 지면 지는데로 과정과 흐름, 낙심과 희망속에서 극복 과정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관전법을 찾았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주니어 복식 4강전에서 정윤성이 브라질 선수와 짝을 지어 이룬 극적인 승리를 보면서 짜릿했다.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담아 놓은 것을 최근에도 보면서 테니스 묘미를 느끼고있다.
잘도 극복했다.

이번 이은혜의 호주오픈 주니어복식 경기를 보면서 테니스의 맛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하루 8만명이나 하는 관중들이 호주오픈을 찾는구나하는 것도 이해됐다.

Thank you, Grace(은혜)! 

취재 후원: 장호테니스재단, 아머스포츠,전현중테니스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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