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첫 그랜드슬램 16강에서 탈락한 앤디 머레이(영국, 1위)

22일 AO 호주오픈 남자 단식 16강전 1번시드인 앤디 머레이(영국, 1위)가 독일의 미샤 즈베레프(50위)에게 5-7, 7-5, 2-6, 4-6으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독일의 미샤 즈베레프는 독일의 데이비스컵 대표선수이며 24위인 알렉산더 즈베레프 친형이다.

 

 

-보통 네트 대시 118번이나 들어오는 선수들을 보기 힘들다. 이게 당신에게 어떤 영향이 있었나? 얼마나 낯설었나?
=네트에 자주 들어오는 스타일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그가 들어오기 직전에 때리는 샷에 애를 많이 먹었다. 특히 마지막으로 갈수록 결정적일 때 아주 훌륭한 픽업 샷들과 빠른 반응으로 발리를 해냈다. 나도 좋은 샷을 날렸고 어려운 볼들도 쳐냈지만 힘들었다. 날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필요할 때마다 훌륭한 서브를 해냈다. 특히 뒤지고 있을 때 말이다. 그는 오늘 이길 자격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가 뒤쳐질 때나 필요할 때 유난히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두 세트는 항상 내가 뒤쳐졌다. 하지만 1, 2세트에서는 찬스가 있었다. 1, 2세트 초반에 브레이크로 리드할 기회들이 있었지만 잡지를 못했다.

 

-당신은 보통 서브앤 발리 스타일 선수들과 잘 겨룬다. 상대가 네트에 있어도 침착하게 샷을 노렸는데 오늘은 리턴에서 그러기가 조금 힘들었나?
=나는 그가 아주 멋진 샷들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3시간 반 정도의 게임에서 더 잘 칠 수 있었던 순간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도 마지막으로 갈수록 괜찮은 리턴들을 했다. 30-30게임에서 그의 발에도 떨어트렸고 좋은 로브와 스매쉬을 받아냈다. 그를 잘 읽었다. 하지만 그는 계속 훌륭한 샷들로 압도하였다. 마지막 게임에서 리턴이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달려가 드롭발리를 해버렸다. 음..전체적으로 리턴이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마지막 몇 게임에서 서브가 조금 보완될 수는 있었을 것 같다.

 

-오늘 좀 힘이 없던 것 같다. 사이드 교체할 때 “에너지“라고 외치던데
=딱히 그러지는 않았다. 항상 지면 이 질문을 받는 것 같다. 힘이 없었냐고..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그렇게 외친 이유는 스스로 기합을 넣으려 했던 것이다. 가끔 세트가 끝나갈 때 이렇게 기합을 넣어서 긍정적인 몸짓을 보이려고 한다. 1세트와 2번째 세트 끝날 무렵과 경기가 끝날 무렵 모두 이렇게 했다. 그냥 오늘 날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가 경기 끝에 가까워질수록 어디까지 왔는지 깨닫고 조금 더 긴장할 것이라 생각했나?
=그렇다. 끝으로 갈수록 기회가 있었다. 내 생각엔 마지막 세트에 2, 3번 서브게임에서 기회가 좀 보였다. 그가 전에는 성공하던 몇몇 샷들이 놓쳤던 것 같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그는 실수 후에 항상 어떻게든 만회해왔다. 당연히 져서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는 멋진 플레이를 선보인 건 확실하다.

 

-둘은 같은 나이다. 주니어대회에서 같이 경쟁했다. 최근 당신은 세계랭킹 1위와 금메달 그리고 월드챔피언 등 실적으로 매우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오늘 미샤가 이룬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나?
=지금은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운 것이 크다. 당연히 이 대회에서 최대한 멀리까지 가고 싶었고 그래서 이번 패배가 매우 아프다. 이 대회에서 이렇게 일찍 떨어진 것은 꽤 오래된 것 같다. 그래서 매우 실망스럽다. 방금 말했듯이 그에게 박수쳐주고 싶다. 그는 매우 멋진 샷들과 훌륭하게 게임을 풀어나갔다. 항상 패배 후엔 조금 더 잘했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오늘 그의 테니스는 훌륭했다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 된다.

 

-두 명의 낮은 랭크 선수들이 상위권 선수들을 꺾었다. 오늘날 ATP에서 실수할 수 있는 범위와 여기서 볼 수 있는 결과들에 대해 말해달라.
=그랜드 슬램에서는 5세트 경기이기 때문에 서서히 역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경기를 망칠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3세트 경기에서는 실수의 폭이 더 좁은 것 같다. 한 세트를 망치면 그 후 만회하기가 너무 힘들다. 이와 달리 그랜드 슬램에서는 더 생각해보고 역전할 기회를 노리기 쉬운 것 같다. 항상 돌아올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경기는 보지 못해 나의 경기에 대해만 말할 수 있다. 항상 서로 비등할 때 내가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일 때 미샤는 뛰어난 샷들로 대처했다. 나에겐 불행하지만 그에게 있어선 축하해주고 싶다. 그는 다음 라운드로 올라갈 자격이 있다.

 

-올시즌은 지난 시즌에비해 너무 일찍 시작한 것 같은 생각이  안 들었나?

=이번 오프시즌은 매우 짧았다. 왜냐하면 투어 파이널 후부터 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은 매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으로 들어오며 매우 자신감이 붙었다. 또한 준비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뒤돌아보며 보안할 수 있는 점들이 있는가 아니면 그가 너무 잘 쳤는가에 대해 분석해봐야겠다. 가끔은 상대가 너무 잘 쳤을 때도 있으니까. 저번 시즌이 이번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 차세대 유망주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4위)에 친형인 미샤 즈베레프(50위)가 16강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경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음 몇 주간 계획이 어떻게 되나?
=지금 바로 계획은 잘 모르겠다. 일단 가족을 보러갈 것 같다. 작년 말에 훈련이랑 도하오픈 때문에 가족들을 볼 기회가 없었다. 일단 그들과 제일 먼저 시간을 보낼 거고 그 후는 차차 생각해 볼 것이다. 아!!! 데이비스컵이 나의 다음 대회이다. 하지만 여기 있을지 아니면 영국에 갈 지는 잘 모르겠다.

 

-프랑스 오픈 이후 승승장구 했다. 그래서 이번 패배가 더욱더 받아들이기 힘든가?
=당연히 많이 힘들다. 하지만 이게 테니스다. 몇 달간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큰 대회일수록 더 잘하고 싶다. 이번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다. 내가 테니스를 치면서 매우 힘든 패배들이 많았다. 하지만 항상 다시 일어섰다. 이번에도 매우 힘들지만 다시 돌아오리라 믿는다. 지금은 당연히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다. 더 멀리 가고 싶었으니까.

 

-이 대회에서 거의 끝까지 간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서 더욱 실망되나? 기회를 놓친 것 같나?
=기회를 놓쳤다? 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매년 대회를 참가할 때마다 찬스가 매번 다르다. 이번 경기를 이겼어도 니시코리 케이(일본) 아니면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기다렸을 것이다.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도 아직 남아있다. 조-윌프리드 송가(프랑스) 또한 남아있다. 아직도 페더러와 상위 10위인 선수들이 남아있어서 오늘 경기를 이겼어도 이번 대회를 이길 거라는 보장도 없다. 당연히 져서 슬프지만당연히 그리고 특별하게 달리 이길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올해 호주오픈 코트가 조금 더 빠른가? 그렇다면 오늘 상대에게 도움이 된 것 같나?
=이 지역 기온 때문에 더 빨라지는 것 같다. 샘 퀘리(미국)와의 경기는 20도 정도로 선선했는데 이때는 볼이 비교적 느렸다. 확실히 오늘 조금 빠르긴 했다. 이런 조건이 그를 도운 것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코트의 타입과 조건들은 모르기 때문에 그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런 조건에서 서브가 조금 도움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이렇게 빠른 코트에선 발리를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그는 아주 잘 해냈다.

 

-그랜드슬램에서 시드 1번으로 뛰는 것은 처음이다. 이게 오늘처럼 비등한 상황에서 조금 영향을 끼친 것 같나?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이벤트를 뛸 때도, 코트위에서 어떤 경기를 할 때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내 생각엔 코트위에 서면 랭킹 같은 건 무의미하다. 그래서 별 영향은 없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