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속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뒤 환호를 하고 있는 데니스 이스토민(우즈베키스탄,119위)

19일 호주오픈 남자단식 본선 2회전에서 대회 2번시드이자 호주오픈 7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2위)가 우즈베키스탄의 데니스 이스토민(119위)에게 (8)6-7, 7-5, 6-2, (5)6-7, 4-6으로 4시간 48분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데니스 이스토민은 경기가 끝나고 난 뒤 인터뷰 룸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데니스 이스토민의 공식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경기를 이긴 것에 실감이 나는가
=아직도 믿을 수 없다. 조코비치를 5세트로 이긴 것은 정말 대단한 거다. 아직도 조금 피곤하다. 지금 이 순간과 코트에서의 플레이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다. 지금의 게임 플레이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세계랭킹 2위와 붙어서 이길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웃음)

 

-경기 전에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나?
=만약에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코트에 나설 이유 자체가 없다. 열심히 연습했고 최선을 다했기에 오늘 이렇게 경기할 수 있었다.

 

-오늘 경기 중에 이 경기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포인트나 순간이 있었나?
=게임이 끝났을 때이다.(웃음) 왜냐하면 조코비치와 경기할 때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서브게임에 40-15 이더라도 역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끝까지 집중해서 경기에 임했다.

 

-조코비치는 4번째 세트부터 흐름이 바꿨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조코비치는 이런 경기에 경험이 더 많다. 그래서 어쩌면 느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저 최선을 다했다.

 

-두 번째 세트를 이기기 위해서 두 개의 세트포인트가 있었는데 모두 놓쳤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좌절하지 않고 헤쳐 나왔나?
=세트포인트를 내줘도 졌다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가 두 포인트 모두 라인에 꽂아서 어쩔 수 없었다. 매치 포인트도 마찬가지로 매치 포인트라 생각하지 않고 계속 플레이하려 했다.

 

-수년간 어머님께서 코치해오셨다. 이런 경험에 대하여 조금 얘기해 줄 수 있나? 어머님이 코칭 할 때 힘든 점이라든지..
=별로 어려운 점은 없었다. 가족이 팀의 일원인 것이 너무 좋았다. 어머니가 코칭 해주신 것을 운 좋게 생각한다. 코칭비가 않든다던가 등등(웃음). 매우 오랫동안 같이 있었고 좋은 관계가 된 것 같다. 서로 잘 이해한다. 이제 그 결과가 나온 것 같다.

 

-2001년도에 차 사고를 겪었다고 알고 있다. 이때 의사가 부러진 다리로 다시는 테니스를 못 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영원히 못 칠 거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다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심한 차 사고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항상 믿어주셨다. 계속 하라고, 계속 연습하라고 응원해주셨다.

 

-게임 후 어머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나?
=굿 게임!(웃음)

 

-중국에서 열린 AO 호주오픈 본선 와일드카드대회들에 대한 소감 얘기해줄 수 있나? 전엔 40위였지 않나? 첫 와일드카드 대회인 것 같은데..
=첫 번째는 아니다. 2006년도에도 와일드카드로 왔다. 첫 그랜드 슬램이었는데 페더러랑 붙었다. 그래서 좋은 기억이 있다. 와일드카드는 아시안 선수들이 이런 큰 대회에서 뛰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 같다. 작년에는 부상 때문에 많은 문제가 있어서 랭킹이 많이 내려갔다. 100위 안에 들지도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와일드카드를 얻어 이 토너먼트를 뛰게 되어 매우 좋다. 이젠 3회전에도 올라가고, 이런 대회를 마련해준 호주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

 

-수년 동안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이 승리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세계 2위를 이긴다는 것은 당연히 매우 의미 있다. 이게 나의 유일한 승리이지 않기만을 바란다. 계속 노력할 것이고 더 많이 이기고 싶다.

 

-연 초에 누군가가 당신이 조코비치를 이길 거라고 말했다면 어떻게 대답했을 것 같나?
=정신이 나갔냐고 했을 것이다. 게다가 5세트 경기에서라고 하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그와 5세트 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오늘 매우 뿌듯하다.

-지난 2년간 조코비치는 압도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요즘 그런 느낌이 조금 없어졌다는 생각이 드는가? 예전과 무엇이 달라진 것 같나?
=음. 오늘은 그의 최고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아직도 매우 압도적이고 훌륭하다고 생각하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의 레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모두들 고전하고 있다. 페더러와 같은 선수들 조차 이제 상위 20, 30위와 싸워서 이기기 쉽지 않게 되었다. 젊은 선수들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그들이 아직도 압도적이긴 하지만 모든 선수의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인가? 아니면 유명하신 분들 몇 명 더 있나?
=이제 좀 더 유명해질 것 같다.(웃음) 하지만 아직 슈퍼스타는 아니다. 모스크바에 벌써 10년 정도 머물고 있다. 그래서 이제 우즈베키스탄에는 많이 안간다.

 

-오늘 조코비치경기말고 가장 큰 승리는 언제였나?
=다비드 페러에게 이겼을 때다. 인디언웰스에서다. 또 스탄 바브린카에게 윔블던에서 한번 이긴 적도 있다. 이 둘이 가장 큰 승리였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 안경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네. 왜죠?(웃음)

▲ 이스토민 "한쪽 눈이 안좋아서 멀리있는 것을 잘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안경을 어디서 구하는지 궁금하다. 또한 안경 대신 렌즈를 낄 생각은 없나?
=렌즈를 시도해봤는데 걸리적거려서 불편하다. 한쪽 눈만 필요해서 반대쪽은 별로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 안경이 훨씬 더 편한 것 같다. 오클리에 제작을 부탁하고, 내게 잘 맞춰서 해준다. 그래도 한쪽 눈이 별로 좋지 못해서 멀리는 잘 보지 못한다. 오클리가 제작하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

 

-밝은 색의 안경이 취향인가?
=스타일리쉬 한 것 같아 좋다. 안경과 헤어밴드를 같은 색으로 맞추는 것도 좋아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스타가 아니어도 이탈리아의 안드레아스 세피와 총 10매치 중 5매치는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했기에 이탈리아에서는 유명하다고 들었다.
=세피와 경기하는 건 아주 즐겁다. 5매치나 5세트로 갔다. 그래서 이번 호주오픈 1회전에서 그와 만나지 않은 것을 운 좋게 생각한다.

-세피가 키르기오스를 이긴 것에 대하여 놀라지 않았나?
=그 둘이 작년이나 재작년에 벌써 붙은 적이 있었다. 그때도 5세트까지 간 것으로 기억한다. 키리오스와 세피 모두 훌륭한 선수이고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었다. 세피가 이긴 걸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승리를 통해 얻은 감정들은 뒤로하고 다음경기에 어떻게 집중할 것인가. 조금 어려울 것 같나?
=일단은 이번 5시간 혈투에서 회복해야할 것 같다. 이정도 레벨에 긴 게임은 몸이 매우 힘들다. 이제 이번 승리에 대해선 잊으려 한다. 그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하고 계속 준비해야 한다.

 

-이번 경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나? 그랬다면 그렇게 준비한 것이 도움이 되었나?
=그냥 평소대로 준비했다. 가끔은 컨디션에 따라, 몸에 따라 경기가 많이 좌우된다. 지금은 느낌이 아주 좋다. 정신적 컨디션과 몸의 컨디션 모두 좋은 것 같다. 이젠 최선을 다 할 뿐 이다. 이번 경기를 위해서 특별한 준비는 없었고 다른 경기들 모두 그렇다.

 

대한민국은 2월 3일부터 5일까지 김천국제실내테니스장에서 열리는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1그룹 예선 1회전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그 나라의 에이스가 조코비치를 이긴 이스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