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서브 토스를 하면서 라켓 포워드 동작이 짧아졌고 테이크백을 천천히 했다. 또한 정현은 포핸드 테이크백때 라운드로 크게 돌려서 빼는 것으로 바뀌었다. 작년보다는 확실히 경기하는 능력이 과감하고 차분해졌다.
1세트 1대1에서 코리치가 베이스라인에 붙어 정현을 좌우로 돌리며 정석 테니스 묘미를 보여줬다. 백핸드 다운더라인 패싱 샷까지 날리며 마음 놓고 실력을 뽐냈다. 2대1로 앞선 정현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포핸드를 반 템포 빠르게 들어와서 무빙샷으로 처리했다. 코리치를 베이스라인 뒤로 보내는 기술을 사용했다. 베이스라인 뒤로 보내고 마무리는 드롭샷을 놓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4대3까지 정현의 실력이 향상 되었음을 보였다.
그런데 리드하고 있을때 과감한 공격 대신 수비하는 예전의 버릇이 비쳤다. 1세트 5대3으로 두게임 앞선 정현은 상대 코리치의 실수를 기다리면서 베이스라인 뒤로 물러나 받아치는 테니스를 시작했다.
상황은 듀스까지 가면서 팽팽해졌고 두선수는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걸맞게 패기의 파상공세로 온 힘을 쏟아부었다. 이때 정현의 포핸드 플랫 샷이 인상에 남았다.
코리치는 1세트와 달리 2세트는 뒤에서 힘 뺄 필요없이 차분하게 경기운영을 시작했다. 코리치는 빌딩을 무너트리는 것처럼 이리저리 돌리며 허점이 나오면 바로 역습을 시작해 찬스볼만을 오길 기다렸다가 결정지었다.
정현은 2대2 듀스와 어드빈티지에서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면 3대2를 만들었다. 자칫 위기에서 서브가 안터져 브레이크를 당하던 지난해와는 달랐다. 톱 플레이어의 공식인 위기에서 서브로 탈출한다는 것이 정현에게 나왔다.
2세트 코리치의 반격으로 정현이 4대 5로 밀렸다. 경기시간 한시간 반을 넘긴 '마의 시간'대에 접어들어 정현이 지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베이스라이너인 코리치의 체력도 같이 떨어졌다.
코리치는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 저하로 이어졌고 '이제 졌다'하는 마음에서인지 네트에 걸린 볼을 잡아 관중석으로 쳐내는 비매너로 체어 엄파이어의 경고까지 받았다.
코리치는 정현에게 2세트 5대 7로 내줘 패했지만 베이스라인 전후 어떤 위치에서든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로 정석 포핸드를 구사했다. 그에 굴하지 않고 정현은 지난 해와 다른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