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1번인데, 이번 대회 임하는 각오는
=지난해 16강 조기 탈락했기 때문에, 작년 보다는 잘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 시합이라는 건 질 수도 있는 데, 계속 이기고 싶다.
-지난해 설재민 선수에게 졌다. 이길 수 있나
=설욕해야죠.
-지난해는 왜 졌나? 방심?
=방심은 아니었다. 설재민 선수가 제 스타일을 좋아한다. 또 설재민 선수가 센터코트를 좋아한다. 그래서, 어렵게 풀어갔다.
-한국선수권에서 몇 번 우승 했나
=단식 1번, 복식 2번.
-테니스 제일 잘하는 선수가 한국선수권 우승과 인연이 한번 밖에 없었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잘 안됐다
-올시즌 몇 번 우승 했나
=3번 우승했다
-몸 관리 어떻게 하나
=잘 먹고 잘 쉬고, 웨이트가 떨어진다 싶으면 웨이트 하고 체력이 떨어졌다 싶으면 런닝 위주로 한다. 크게 아프지 않는 한 꾸준히 하려한다.
-앞으로 계속 할 것 같다. 5년~10년 할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초고령 현역 선수 권오희 선수랑 몇 살 차이가 나나
=8살. -권오희 선수는 계속 한다고 하던데
=제 롤모델이 권오희 선수인데, 권오희 선배처럼 해보는 게 목표인 데, 쉽진 않을 것 같다
-대회를 참가하는 데 힘든 점은 뭔가
=시합을 계속 생각하는 게 힘들다. 젊은 선수들 잘하는 선수가 많아, 이기려다 하다 보니 부담감이 심하다. 그게 제일 힘들다.
-올 시즌 경기하면서 인상에 깊은 경기가 있었나? 의미가 있거나 기분 좋은 경기.
=성적을 떠나 4월 퓨쳐스 한달 했을 때 기분이 좋았다. 공도 잘 맞았다. 우승은 못했지만 밝은 에너지를 얻었다
-그동안 포핸드 때문에 고전했는데 어떤가
=80%는 괜찮다. 20%는 그 느낌들이 생각 날 때가 있다. 순간적으로 트라우마 느낌 올 때 불안해 진다.
-국내 실업 최고의 선수인데, 최고의 선수가 바라보는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는 어떤 대회인가
=역사적으로 오래 되었고 선배들이 다 거쳐 간 대회이다. 이런 대회서 우승한다는 건 명예로운 일이다. 그런 선배들과 나란히 할 자격이 있을까 생각한다.
-한국선수권 우승을 하면 한국 챔피언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렇게 생각하나
=안 나온 선수들이 있어, 우승을 해도 의미가 덜하지 않을까 생각해도 주어진 데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안 나온 선수들과 해도 상대전적이 뒤지거나 진다는 생각을 안할 것 같다
=그래도 나온다는 자체로 압박감이 있다. 어린 선수들이고 막아내기 힘든 점이 있다.
-미디어팀 운영해서 사진을 페이스북에 많이 올리고 있다.
=좋은 것 같다. 시합을 하다 보면 올라간 선수들, 4강이나 성적 낸 선수들 사진만 나온다. 이번에는 예선부터 1회전 했던 선수들에겐 자기가 어떻게 치는 지 찍혀 볼 기회가 없었는 데, 이번 기회에 다들 사진을 하나씩 받아보고 ‘아, 내가 이렇게 치는 구나’ 느껴 볼 수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감사하다.
-본인의 사진이 페이스북에 많이 올라가서 아이들이 아빠가 뭘 하는 사람이라 알게 되었을것 같다
=첫째는 안다. 시합 다니는 사람으로 안다. 몇 등 했냐고 물어 본다
-아이들 얼굴 자주 보나
=1년에 백일 정도.
-경기장에 아이들 왜 안 데려 오나
=아직은 신경을 많이 쓰고 집중하고 싶어서 안 데려 온다. 은퇴 후, 은퇴경기 때 데려오겠다.
-후배들과 경기할 때 체력적인 갭이 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다
=갭은 살짝 있는 것 같다. 커버하려면 좀 덜 뛰어야 하는 데, 제 스타일상 공격형이 아니라 많이 뛰면서 하는 스타일이라 체력적으로 버거 울 때가 있다. 세트올 갔을 경우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그걸 줄여보려고 체력훈련 병행하고 있긴 한데, 버거 울 때 많고, 1:1 가면 질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조민혁 선수 이기려면 장기적으로 랠리를 오래하고 3세트까지 가면 되는 건가(웃음)
=한 게임에 체력소진 되는 정도는 아니고, 결승전 정도 올라갈 때 체력이 좀 떨어지는 거다. 3세트까지 아직은 버틸 만 하다.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가
=단점이 별로 없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과 수비.
-세종시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세종시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다. 앞으로 계획은? 몇 년 더 선수생활을 할 것인가
=몇년 더 선수를 더 하려고 한다. 저도 아직은 미련이 있다.
-전국체전은 항상 자신 있나
=항상 운이 좋았고 간절했다.
-앞으로 선수를 더 볼 수 있고, 그 후 선수 마치면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갈 것이다
-세종시청팀 자랑 한번 해달라
=많은 지원을 해 준다. 정말 잘해 준다.
-세종시청의 지원이 든든한데, 조민혁 선수가 코치로 여자팀 만드는 것 어떤가
=지금 얘기중이다.
-선수 잘 키워낼 자신 있나? 지도자로서 어떤 것 같나
=자신은 없다. 운동을 잘했다고 잘 가르치는 건 아니다.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선수의 마음도 좀 알아야 할 것 같다.
-세종시청 여자팀 얘기는 처음이다.
=확실한 건 아닌데, 얘기 중이다.
-세종시 다니면 시민들이 좀 알아보나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관련되시는 분들은 다 알아봐 주신다.
-세종시가 낳은 스타라고 생각하나
=그런 건 아니고, 잘 풀려서..
-세종시에 전국체전 테니스 금메달 몇 개 선사했나?
=5개다. 그중 본인이 4개다.
-현재 행복한가
=아니다. 모르겠다. 어떨 때는 불행하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안주하는 삶이 좀 아쉽다.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지금도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도 하려면 할 수 있겠죠. 제가 의지가 좀 약한 것 같다. 꿈은 가졌는 데, 의지가 약하지 않나 싶다.
-큰 성공보다 작은 성공에 계속 만족해 온 거 아닌가
=그런 걸 23~24살 때 느끼기 시작하면서 가치관이 그렇게 바뀌지 않았나 싶다. 나는 안돼 이런 생각도 하고
-한편으로는 현실주의 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 않나
=간혹 가다 너는 왜 투어, 꿈을 왜 안펼쳐보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한편으로 네가 안되었을 때, 밥 먹여주는 거 아니니까 네가 잘하는 데로 가라 하시는 분도 계셔서 좀 혼동이 왔었다.
-팀과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 같다. 국가를 위해 한 일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없는 것 같다. 기회만 잘 받고 한 건 없는 것 같다.
-다시 한 번 국가대표로 부름이 있다면
=이제는 좀 아닌 것 같다. 창피한 것 같다.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로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꼭 필요하다고 한다면
=예전에도 고사를 했었는데, 과분한 것도 같기도 하다. 꼭 필요하다면 고민해 보겠다.
-국가대표는 그 당대에 제일 잘하는 선수로 하는 게 맞는다고 보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 당시 몸이 제일 좋은 선수가 있으니, 그런 선수를 뽑아 주는 게 맞는 것 같다. 실력대로 가는 게 맞다.
-오늘 임명된 김재식 감독과는 아는 사이인가
=잘 안다. 대학 때부터 뵈었다. 선수로도 감독으로도 정말 좋으신 분이다. 선수를 키워내는 능력이 충분히 검증된 분이다.
-그런 분이 불러서 같이 하자고 부르시면
=영광이긴 하지만
-선수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가정에 소홀해 질 것 같다. 가족들에게 점수 따는 비결은
=시합이 없을 때는 어딜 놀러가거나 동물원 가려고 하는 데, 시간이 별로 없다. 아내도 운동선수 출신이라 이해를 많이 해 준다. 같이 많이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테니스 이외의 하는 일, 취미는
=그런 게 너무 없다. 예전에는 집에 가서도 테니스만 생각했다. 너무 생각해서 과부하가 걸린 것 같아, 요즘은 생각 안하려고 한다.
-아이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칠 건가
=그렇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데, 그렇게 할 것이다. 아이들은 다섯 살, 한 살이다.
-최근 본 영화나 책은
=영화는 인천상륙작전, 대동여지도. 영화 보는 것 좋아한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8시반 기상, 9시15분 코트에 가서 11시40분까지 운동, 2시반 부터 5시반 까지 운동한다.
-그런 일상이 계속되는 거죠?
=지루하기도 하고 평탄한 삶이라 재미가 없다고 생각 들기도 한다.
-팬들이나 가족들에게 한 말씀
=실력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좋아해 주시는 분이 있어 거기에 누가 안 되기 위해 꾸준히 하고자 한다.
-고마운 지도자는
=너무 많다. 노갑택 감독님, 거의 키워주신 분이다.
좋은 감독님들 많이 만났다. 운동 그만둬도 한이 없을 것 같다. 운이 참 좋았다. 감독님도 잘만나고 주위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설재민 선수와 16강전을 한다. 그 다음은 누구와 만날 것 같아
=나정웅-유다니엘 선수가 경기 중이다.
-나정웅 선수 자주 만났는데
=10여 차례 만난 것 같다. 최근 8월 영월 실업연맹전 4강서 이겼다. 우선 내일이 걱정이다.
-내일 준비 잘 하시고, 4강 이후에 인터뷰 하자
=저도 왔으면 좋겠다.
-테니스는 멘탈이 중요한 스포츠라 생각하는 데, 설문 결과 동호인 절반은 자기만의 비법이 있다고 한다. 선수들은 100% 노하우가 있을 텐데, 조민혁 선수의 멘탈적인 노하우가 있는가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 화가 나도 최대한 화를 표출하지 않는다. 연습 많이 하는 것,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자신감의 원천은 꾸준한 연습이다.
-엘리트 선수가 보는 동호인들 테니스는 어떻게 생각하나
=잘하시는 분 많이 봤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 선수를 낮게 평가하는 동호인들의 의견에 동의하나
=좋은 소리는 아닌데...
-막상 동호인과 경기하면 누구라도 이길 수 있나
=세계가 다르다. 그 분들의 비난 의견은 맞는 것 같다. 저도 축구 보면서 그렇게 한다. 그렇게 받아들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