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인 정주연(시흥시체육회)은 중앙여중 1학년 한학기를 다니다 자퇴하고  테니스에 전념하기 위해 중학검정고시, 고등검정고시를 모두 통과했다. 또래는 중3이지만 정주연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또래가 대학을 갈때 자신도 대학을 간다고 한다.   중앙여중 1학년 자퇴하고 유럽클레이코트 주니어대회를 출전하기도 한 정주연은 17일 한국선수권 여자단식 1회전에서 39살 김미옥(경산시청)을 만나 경기를 치렀다. 

정주연은 1세트 리드하다 뒤집혀 4대6으로 내줬다. 2세트에도 노련한 김미옥의 절묘한 리턴을 받아내질 못해 2대6으로 패했다.   경기 전 대진표를 보고 이길 것으로 생각은 못했다고 했음에도 정주연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인터뷰 룸에 들어와 "진 선수도 인터뷰하나요"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인터뷰는 정주연이 안정을 취한 뒤 10여분만에 할 수 있었다.   특이해야 살아남는 세계에서 정주연은 마치 칼을 든 무사가 조심히 내려치며 상대에게 볼을 보내는 동작을 했다. 걸음 걸이도 진중하고 묵직해 보였다.

일본의 14살 사토 히마리는 라켓을 높이 들고 포핸드 스트로크를 한다. 마치 리틀여자 페더러를 보는 듯한 샷을 날린다.  볼 데드 상황에서 걸어다닐때는 하루 밥 세끼 중 한끼도 못먹은 사람처럼 히마리없이 걸어다닌다. 그런데 이런 히마리를 일본 기자들이 줄줄 따라다닌다. 특이하고 독특해서다. 그리고 성적도 내기 때문이다.  무난히 발로 뛰어다니며 볼 주워 넘기는 테니스가 아닌 '원샷 원킬'전법을 구사하는 선수가 히마리다. 

초중고 일찌감치 마치고 시흥시체육회의 배려속에 대회에 출전하게 된 정주연 역시 '원샷 원킬'타법을 구사한다.  세계 여자 테니스의 흐름은 짧은 시간내에 후다닥 경기를 공격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대세다. 그런 의미에서 정주연의 서브는 백전노장 김미옥이 노터치 에이스를 당할 정도로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