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테니스 경기가 시작된 것은 1900년대부터였다. 1908년 4월 18일자 탁지부(현재 재경부) 관리들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회동구락부를 조직한 뒤 미창동에서 테니스 코트를 마련해 경기를 시작한 것이 우리나라 테니스의 시초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에서 파생한 연식 정구였으며 테니스(Lawn tennis, 경식정구)는 그보다 훨씬 뒤의 일로써, 정식 경기가 열린 것은 20여년이나 지난 후였다. 1927년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용산의 철도국 코트에서 일본 오사카 매일신문사 경성지국 주최로 제1회 테니스 선수권대회가 열렸으며 이것이 우리 나라에서 열린 최초의 테니스 경기이다.

이 경기에서 상업은행 소속의 김필응 선수가 단식 경기에 출전했는데 경기 도중 기권하여 일본인이 우승했으며, 복식 경기에서도 일본이 우승했다. 이 때만 해도 테니스공은 연식보다 구하기 어려웠으며 또한 연식이 널리 보급되어 있었던 때인지라 테니스 경기를 하는 것은 극히 어려웠다.

그러나 제1회 선수권대회 후, 경성 사범학교와 용산 철도국을 중심으로 테니스 경기를 많이 하였으며 같은 해 12월 3일부터 7일간 미국 보스턴시에서 열린 전미주대학 테니스 선수권 대회에 대구 출신으로 보스턴 대학에 재학 중이던 김태구 선수가 참가하여 선수권을 획득했다. 김태구 선수의 우승은 한국 테니스계에 큰 자극제가 되었으며 1928년 10월 13일부터 5일간 경성운동장에 열린 제4회 조선 신궁경기대회에서 테니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며 같은 해 4월 10일에는 경성제국대학 주최의 제1회 중등학교 테니스 대회가 경성 운동장에서 열렸다.

1930년 9월에 세브란스병원의 오한영, 체신국의 강성태 등이 서울경구구락부를 조직, 국내 최초의 테니스 클럽으로 발족하여 재경 서양인들과 경기를 자주 하였다.

1938년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만주 신경에서 열린 제1회 조선·만주대항 테니스대회에서 우리나라의 길인형, 백윤복, 박용선, 황기성, 권인복, 김태식, 이봉기, 김영준, 장일강, 정사련 등의 선수가 출전한 최초의 원정 경기에서 7대6으로 우승하였다. 그러나 발전도상에 있던 테니스는 1942년부터 일제의 운동금지 조치로 중지하게 되었으며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테니스 코트도 태평양 전쟁에 광분하던 일제의 식량 증산을 위한다는 구실 아래 파헤쳐졌으며 감자나 호박, 채소, 피마자 따위를 심게 되고 말았다. 해방과 더불어 1945년 10월 1일 조선테니스협회가 발족하였으며 이듬해 1946년 7월 25일 제1회 전국테니스선수권대회가 개최되어 잃었던 경기를 다시 열게 되었다.

▲ 경향신문 1947년 기사

이후 연식에서 테니스로 전향하는 선수들이 많이 늘어나 테니스계는 활발해지기 시작하였다.
1947년 경향신문 4월 3일자에는 대한테니스협회 조두흠 총무국장이 <연식 정구에서 경식 테니스에의 전환기>라는 글을 다음과 같이 기고했다.

1946년의 조선정구는 연식(국내적)에서 경식(국제적)에로의 일대 혁신적 전환기였다. 우리조선정구가 근 40년의 불천한 역사를 가지고 금년에 와서는 일본10년간의 연패기록을 쾌거하는 등 만장기염을 토하였으나 그것이 순일본국내적인 연식이기때문에 경식을 규정하는 세계무대에는 등장할 수 없었음이 유감이었다.

그러므로 조선정구협회에서는 작년 5월 만주에서 귀국한 기계의 선각권위자 강성태씨를 이사장에 추대하여 역원진용을 개편 강화하는 동시에 금후는 정구를 통한 국교에 이바지하고자 경식을 적극추장하는 일방 후래의 연식은 경제상 보건상 혹은 경식에의 잠재적 의의로서 이를 장려하려는 이원적 방침하에 파견 선수의 급속한 지도배양에 고심 진력하여 다대한 성과를 걷우었음은 지당 다행한바였다. 뿐만 아니라 용구 구비 등 지난한 제단계 경로를 극복하고저 30여 종목의 수다대회를 완수하여 공전의 성황을 이루웠을을 다사하느 바이며, 그중 경식이 불과 10종목이었음은 이 또한 과도기적 현상으로 지도자제현의 고충을 규제할 수 있는 바이다. 용구중 가장 극난이던 용구는 다행히 해방직후, 이윤용씨와 필자가 기선 확보한 연구와 박진원씨의 기선확보한 경구로써 겨우 충족하였으며 걱정이던 금년도분은 그동안 강 이사장의 부단한 열의에 의하여 경구와 경식 라켓트는 요지음 미국 론테니스협회에서 지난 1월말일부로 현품발하한 통지를 받게 되었다하고 연구는 일본제 환에스를 확보하였다하며 갓트도 기술자를 물색하여서 연구한 결과 상당한 강혁성품을 생산케 되었다하니 씨즌 벽두의 일대희소식이다.
선수의 기술은 세계전시중의 중지로 인하여 별반 향상됨을 엿볼수 없었으며 연식의 나금옥 선수가 맹타 일관으로 항상 부족감의 전위를 카버하면서 철두철미원기롭게 분투하였음이 인상깊고 여류의 이혜옥 김우원조가 노련한 황애숙 선수에게 당당 육박하였음은 그 전도가 봉망되며 이인인양의 투지만개한 맹타구도 가관이었다. 지방으로서는 과거허다한 대선수를 산출한 대구가 대단한 여성으로 남녀류할 것 없어 중앙을 압도할 기세였으나 상금 중앙에 일목의 장이 있었다.
경식은 전환초기이다. 기술적으로는 빈약하였으나 바야흐로 우리 국가를 대표하여 세계 무대에 진출할 책임을 느끼니만큼 진격한 수련과 감투정신의 비상함을 규제할 수 있었다.

작년중은 제반 사정으로 전환을 용단치 못하였던 이염진, 장일강, 나금옥, 조진오, 조성철, 최영생 등등 연식계의 우수 선수가 금년도는 국위 선양적 각지에서 만난을 배제하고 연식에의 전환을 기대하며 기전한 권복인 황기성 임재홍 석보 윤석창 민한원 한상원 신택선 길인형 등등 그리고 외지에서 귀국한 박준표(대구) 박영진(광주) 안종호(목포) 이산구(제주도) 등등 우수선수가 금년도에 혈투적 수련으로서 면 48년에 전개될 데이비스컵쟁탈전에는 기어코 참가하여 태극기의 고양하에 우리 재흥국건아의 면목을 여여케하는 동시에 국위선양에 이바지하여 주기바라는 바이다.
다행히 최근 기계의 선배 현 서울화재 사장 이정원씨가 이를 추진코자 그 기금으로서 정재 금2천만원을 쾌척하여 그 호원회를 조직하고 각계의 절대한 후원요청중이라하니 그 실현을 기대 심사하는바이다. -조선정구협회 총무부장 조두흠-

1948년 6월 16일에는 서울운동장에서 대한테니스연맹이 주최한 제1회 전국 일반학생 테니스대회가 열렸으며, 1949년 4월 17일에는 테니스연맹이 일반인과 대학생의 경기를 개최한 바 단복식 모두 학생팀이 승리를 하였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던 6·25 동란으로 테니스 경기도 한 때 중단되었다가 정부 회복 후 다시 부활하기 시작하였다. 그후 1953년 9월 테니스협회는 대한체육회에 정식으로 가입했으며 대한테니스협회(The Korean Lawn Tennis Assocition)로 명칭을 바꾼 협회는 1954년 5월 16일 서울운동장 코트에서 한미 친선 테니스대회를 개최하였다. 비록 한국팀이 우승하였으나 미국인들의 강력한 서비스와 과감한 스매시, 경쾌하고 결정적인 발리 등에서 한국 테니스계는 많은 것을 배웠으며 그해 10월 5일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니스 선수인 크래머(미국), 세그러(에콰도르), 곤잘레스(멕시코), 세찌맨(호주), 미8군 테니스 코치 골든 등 선수들의 시범 경기가 있었다.

▲ 인천 공원

이 경기를 통하여 테니스계는 물론 일본 관중들까지도 그들의 묘기에 경탄했으며, 테니스의 과학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고 그에 대처할 수 있는 연습 방법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외국 선수들의 시범 경기는 한국 테니스 경기 발전에 커다란 자극제가 되었다.

1956년 9월에는 자유중국의 극난테니스팀이 내한하여 친선 경기를 한 결과 남자는 3대0으로 한국이 승리하고, 여자는 3대0으로 자유중국팀이 승리했다. 1957년 9월에는 우리 국군테니스팀이 자유중국에 원정하여 7전3승4패의 기록을 남겼으며, 1958년 제3회 아시아 경기 대회에 이상훈 등 4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좋은 기록은 아니었으나 많은 기술을 배웠다.

1959년 1월에는 한국 대표팀이 자유 중국에 원정하여 4전승하였으며, 홍콩에서는 3전 2승 1패를 기록하였다. 그 후 1960년부터는 국제 경기의 진출도 활발해졌으며 1960년도부터 데이비스컵 테니스 동부지역 예선대회에 해마다 출전(1961년만 기권)하여 임충량, 김두환, 정영호 등의 선수들이 선전했으며 1969년과 1970년의 세계 청소년테니스챌린지볼 챔피언 경기와 선샤인컵, 조지·스매더스대회에 출전하였으며, 조시·스매더스대회에서는 코스타리카를 2대0으로 물리쳤으나 결승전에서 이스라엘에게 1대2로 패하여, 한국은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한 전일본 테니스 선수권 대회에도 1964년도부터 출전, 1969년에는 한국 테니스 외국 원정 이래 처음으로 혼합복식 조에서 김두환, 양정순 선수가 입상하였으며 양정순 선수는 여자 단식에서도 입상하였다 특히 1970년 이후부터 테니스붐을 타고 우리나라에도 급속히 보급·발전되어 1982년 2월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되었던 제9회 아시아 경기 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4개 종목에서 우승, 테니스 한국의 앞날을 밝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