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트의 신사' 현대해상 김남훈 감독

▲ 현대해상팀. 김남훈 감독 김성관, 김재환, 정홍, 강병국 플레잉 코치

실업팀 감독 가운데 '코트의 신사'로 불릴만큼 매너좋고 점잖은 지도자가 있다.  현대해상 김남훈 감독을 두고 그렇게 이야기들 한다. 국가대표 선수시절에도 후배라 할지라도 늘  배려하면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한다. 

김남훈 감독이 지도하는 현대해상팀은 14일 광복절 전날, 영월스포츠파크 테니스장에서  끝난 2016 한국실업테니스 2차대회 단체전에서 팀 창단이래 17년만에 처음으로 우승했다.

현대해상은 4단1복으로 펼쳐진 단체전 결승에서 1단식에 정홍을 내세워 당진시청의 유 다니엘을 6-3,6-4로 꺾으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2단식에서 강병국이 임용규에게 1-6,0-6으로 패해 종합전적 1-1로 동시에 치러진 1,2단식을 마무리 하고 3,4단식에 나섰다.

3,4단식에서 현대해상은 새로 영입한 울산대 졸업반인 김재환이 당진시청의 신동환을 6-1,6-1로 가볍게 이겨 힘을 보태고 백전노장 김성관이 풀세트 접전 끝에 오대성을 7-5,0-6,6-4으로 꺾어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현대해상은 김남훈 감독이 현역으로 코트를 누비던 1999년 '99낫소배 한국실업테니스연맹전 2차대회 우승 이후 17년 만에 감격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7년 만에 소속팀을 실업연맹 단체전 정상에 올려놓은 김남훈 감독은 “오래 기다렸던 단체전 우승이라 매우 기쁘다. 울산대를 졸업하는 김재환을 영입해 팀 보강을 한 것이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고 선수들 각자가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일궈낸 성과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이번우승을 계기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단체전에서 우승한 뒤 결과에 대해 매우 좋아하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김남훈 감독을 만나 인터뷰했다.   김 감독은 선수시절인 1994년 제 1회 대우챌린저대회에서 영국의 팀 헨먼(당시 152위)을 이겨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김남훈의 당시 랭킹은 714위로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출전해 기량을 과시했다.  화려한 선수 시절을 바탕으로 현대해상에서 지도자로 시작한 김남훈 감독은  조용하게 한결같은 팀 운영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한국실업연맹 총무이사를 맡고 있는 김남훈 감독에게 현대해상 팀과 실업선수들, 그리고 실업연맹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2016년 한국실업테니스 2차 영월대회 단체전 우승 소감은
=1999년 현역으로 뛰던 당시 빠른 발을 이용해 코트를 누비던 시절이 있었다. ‘1999년도 낫소배 2차 한국실업테니스연맹전 단체전경기’였다. 우승 당시 멤버는 정종삼(명지대 코치), 손승리(KTA 주니어 담당코치) 그리고 저를 포함해 3명이 완도에서 1박2일 동안 치열한 결승전을 치른 기억이 생생하다. 예전에도 현대해상은 매번 단체전 결승까지 올라간 적은 많지만 우승하진 못했다. 17년만의 우승이다.

-우승의 동력은
=폭염으로 선수들이 힘들었지만 사회 초년생 김재환과 김성관, 국가대표 정홍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우승 비결이다.

-현대해상팀 선수들의 플레이 장점은
=강병국은 플레잉코치다. 제일 맏형이자 코치로서 열심히 옆에서 경기를 해준 게 동료선수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다. 김성관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강한 서브나 강력한 스트로크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안정된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주무기는 원핸드 패싱샷이다. 정홍은 왼손잡이 플레이를 잘 살린다. 스핀 회전을 이용해 돌아서서 치는 포핸드가 일품이다. 김재환은 파워풀한 플레이어다. 묵직한 볼을 구상하는 게 김재환 선수의 특징이다.

-데이비스컵 인도전에서 활약한 정홍에 대해 평가하자면
=인도전에서 안타깝게도 우리 대표팀이 지고 왔다. 지고 온 것이 좋은 게 아니지만, 국가대표로서 활약을 했으며천연 잔디코트에서 최선에 경기를 임했다. 팀 복귀 후 컨디션을 되찾아 자신감을 많이 얻어왔다.

-2차 실업연맹 단체전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성적을 기대해도 되나
=남자 실업팀들 중에 강한 팀들도 많다. 단체전으로 봤을 때 당진시청, 세종시청 그리고 국군체육부대 등등 선수층이 쟁쟁하고 두꺼운 팀들이 많다. 하지만 다음 달에 조숭재가 전역해 팀에 복귀를 한다면 전력 보완이 되고 체계도 잡힌다. 현대해상이 과거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다.

-늘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실업연맹을 평가한다면
=실업대회에 관중이 없다. 관중 앞에서 실업선수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

-실업선수들에게 바라는 점은
=실업팀 선수들이 퓨처스대회에 머물지 말고 챌린저급대회에 우승하길 감독들도 바라고 있다. 국군체육부대 남지성, 국가대표 임용규와 정홍, 부천시청 이재문, 세종시청 조민혁 등등 좋은 선수들이 좀 더 큰 꿈을 갖고 적극적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팀에서도 국제 지원을 더 할 수 있는 방향을 크게 만들어야 될 것 같다. 실업 선수들 중에 퓨처스대회에서 우승해본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현재는 안타깝게도 챌린저대회에서 우승 도전을 많이 못하고 있다. 계속 두드리다 보면 100위대 선수들이 많이 나올 거라 기대를 갖고 있다.

-김청의, 최승리 등 국제대회에 부지런히 나가는 실업선수들이 있다
=재정적인 문제 해결, 선수들의 꿈을 이루고자하는 의지 등 두가지가 잘 맞아야 좋은 선수가 나올 수가 있다. 안성시청 김청의는 꾸준히 국제대회에 나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외국에 나가 고생하는 만큼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고, 지도자들이 더 많이 움직여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아가야 될 것 같다.

-리우올림픽에서 양궁이 각광을 받았다. 테니스와 비교를 하면
=이번 올림픽을 보면 우리나라 양궁 대표팀이 전 종목을 석권했다. 현대자동차라는 큰 대기업에서 후원을 해주고 격려를 하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생각한다. 테니스도 좋은 기업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줄 수 있게끔 지도자들이 먼저 뛰고 홍보를 해야 할 것 같다.

-실업연맹을 활성화 시키려면
=실업연맹에서 노력하는 감독들이 많다.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있고, 앞으로 실업연맹이 가야하는 부분도 감독들과 매일 상의중이다. 관중들이 테니스장을 찾게끔 이벤트 경기 및 흥이 나는 대회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지만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