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찬영이 경기한 우즈베키스탄 카리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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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호주오픈 주니어 3회전에서 경기 뒤 오찬영(동래고)은 말이 없었다. 2회전에서 이긴 뒤 자신을 응원해 준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인사를 꾸벅 하는 것과는 달리 조용히 한민규 감독 곁에 섰다.

오찬영은 27일 호주오픈 16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유라벡 카리모프에게 4-6 2-6으로 패했다.  오찬영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 9게중 4개를 잃은 반면 카리모프는 9개중 8개를 지키며 서비스에서 상대가 우위를 보였다.  카리모프는 수비좋은 오찬영의 공에 대해 확실하게 셋업자세를 하며 사이드라인에 붙이는 스트로크를 여러차례 구사했다. 오찬영의 디펜스가 워낙 좋아 카리모프의 공격은 한두번에 끝나지 않았지만 카리모프는 좌우로 벌린 뒤 오찬영이 손을 못대개 각도있게 빠져나가는 볼을 사이드라인에 얹혀 내보냈다.

반면 오찬영의 공은 코트 중앙에 몰려 상대로 하여금 스트로크를 자로 잰듯 하게 허용했다. 

오찬영과 카리모프의 경기를 취재하면서 지난해 호주오픈 주니어 결승전 홍성찬의 게임이 연상되었다.  우리 주니어들의 볼은 가운데로 몰리는 반면 카리모프나 지난해 주니어 우승자의 볼은 사이드라인을 타고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결국 상대 선수들은 그리 많이 뛰지 않으면서 사정권에 볼을 들어오게 하고 그 볼을 정확하고 강한 임팩트로 정리를 했다.  톱 플레이어들의 기본 셋업 자세와 임팩트, 팔로스루 사진을 수없이 근접 촬영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소개하는 이유는 정확한 볼을 구사하라는 제시였다.  

앞으로 오찬영이 주니어무대를 마치고 프로무대에 들어서면 기술보다는 체력이 필요하고 기술은 부족한 부분이 없어야 한다. 백핸드에서 약점을 보이거나 백핸드 공격력이 약하면 상대는 집요하게 백핸드를 노릴 것이고 선제 공격을 할 수 없다.    주니어 시절은 프로 선수로 나서는 데 아주 중요한 시기다. 프로에 비해 체구가 적고 몸이 안 만들어졌을 뿐 기술의 사용에서는 정상급 프로 선수에 버금가야 한다.  서브나 스트로크의 자세가 물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한다. 거기에 지구력을 보태면 된다. 

2016년 호주오픈을 취재하면서 외국 주니어들과 톱 플레이어들의 경기중 동작을 연속사진 전문 카메라에 담았다. 톱프로 기술 연속사진집을 염가로 만들어 전국의 테니스를 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배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가는데 버릇을 잘 들여 놓으면 부상없이 운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