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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남방항공의 다음 연결 비행기를 놓치 승객들이 호텔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맨 왼쪽 기지개를 켜는 여성은 아르헨티나 태생의 교포 2세인데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한다. 아르헨티나에서 인천 거쳐 광저우 또 거쳐 시드니로 가는 길이었다. 광저우에서 비행기를 놓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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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에서 이코노미석 오버부킹이 되어 기자 일행에게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이때까진 좋았는데... |
사람이 세상사 살면서 여러 계획을 세우지만 계획한 것처럼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호주오픈 취재는 15일 토요일 정현과 조코비치의 1회전 대진이 결정되면서 바빠졌다. 제발 1회전이 18일이 아닌 19일날 했으면 하는 소망이었다. 지난해 같으면 예선부터 가서 선진 테니스를 취재했지만 이번에 본선에 맞춰 갈수 밖에 없는 개인적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7일 출발해 18일 오전에 도착하려했다. 18일 오후 늦게나 19일 오전에 정현의 경기가 열리기 내심 바랬다. 결국 대회 첫날인 18일 오후 1~2시경 경기가 잡혔다.
항공 티켓은 10월초에 대금 다 치르고 예약해 놓았는데 18일 아침 9시 45분 멜버른 도착 예정이었다. 그정도만 도착해도 공항 수속 밟고 공항에서 30분 거리의 경기장으로 직행하면 되겠지 했다.
그런데 사단이 났다. 17일 오후 4시 15분 인천-광저우-멜버른 비행기 중에 인천-광저우 노선에 사고가 났다. 17일 저녁 6시 20분이 되도록 한국 땅을 이륙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일단 늦게 인천에 와서 바로 나가는 퀵턴 중국남방항공은 6시반이나 되어 이륙했다. 아침 10시에 집에서 나와 8시간 반 기다려 출국했다.
그 사이 동행자 호주 비자 신청때 생년월일을 잘못 적어 항공권 발권이 안되었다. 부랴부랴 인터넷 카페테리아를 찾아 다시 호주 입국 비자 발행하는데 한시간을 소요했다. 작년에는 호주 비자 없는 줄 알고 공항 나갔다가 게이트 클로우즈 15분 남기고 비자 받아 출국한 경우도 있었다.
아무튼 호주 비자문제부터, 인천 공항 출국까지 두가지 어려움이 겹쳤다. 설마 밤 9시에 광저우에서 멜버른 가는 비행기를 못타진 않겠지 하고 기내식 흡입한 뒤 곤한 잠을 자고 있는데 동행하는 사람들의 걱정이 귓전을 때렸다. 이러다 광저우에서 멜버른행 비행기 못탄다는 것이다. 한국말 하는 스튜어디스 붙잡고 광저우 비행기 30분만 잡아달라 했다. 자기 소관이 아니고 지상 직원이 우리 비행기에 멜버른 갈 여러 사람있으니 감안해 일을 할 것이라는 상냥한 말을 들었다. 밤 9시5분에 광저우 도착하니 트랜짓 수속밟고 게이트로 뛰면 가능 할 듯했다. 짐은 다음 비행기로 보내 달라는 부탁도 곁들이면서.
그래서 광저우공항에 비행기 랜딩하고 승객 정보 지상 직원에게 건네는 서류가 비행기를 빠져나가는 동시에 일행 5명과 함께 트랜짓 데스크로 뛰었다. 랜딩 30분전 기내 가방은 손에 들고 인천에서 업그레이드해준 비즈니스 석에서 대기를 했다.
그런데 허사였다. 우리가 타려는 멜버른행 비행기는 우리를 15분 기다리다 더 참지 못하고 우리를 매정하게 버리고 떴다. 트랜짓 창구로 뛰어가면서 창문에 언듯 비친 그 비행기였다. 그런데 우리말고 그 시각대 비행기 등을 놓친 승객은 50여명이나 됐다.
중국남방항공은 우리를 포함한 이 일행을 이리 저리 두어시간 끌고 다니다 공항에서 20분 거리의 5성호텔에 방 하나씩을 안겼다. 뜨거운물에 샤워를 하고 프론트에서 제공한 도시락 스파게티를 먹으며 정현 경기를 직관하지 못하게 될 내 처지를 처량하게 생각했다. 이날 이때까지 중요한 취재를 못한 적은 이번이 두번째였다. 2003년 1월에 안식월을 쓰며 유럽을 돌고 있는데 이형택의 호주 아디다스인터내셔널 투어대회 우승을 암스텔담 호텔 TV를 통해 보게 된 경우가 첫번째고 그 두번째는 정현의 세계 1위와의 센터코트 대결이 그 두번째였다.
항공사가 제공한 호텔에서 잠시 눈을 부치고 나서 새벽 미명에 멜버른행 비행기에 올랐다. 출발은 광저우시간 9시반. 멜버른 도착은 이후 9시간이 걸렸다. 공중에서 궁금했던 정현 경기 결과는 비행기가 지상과 가까워지자 문자로 들어왔다. 몇몇 테니스인들은 "1세트에 뛰게 한 뒤 2세트 들어 그날 경기 마무리에 들어가는 듯 했다." " 서브와 포핸드, 3세트 아킬레스 건 보완을 해야 정상급 선수로 발 돋움하게 하는 숙제를 내놓았다." 등등 관전평을 보냈다. 아무튼 독자들에게 큰소리 펑펑치며 정현의 숨소리까지 전하겠다는 인간의 어리석은 계획은 그저 일장춘몽에 불과했다.
기자에게 호주 테니스 소식을 자주 전하는 호주일요신문 최용석 대표에게 부탁을 했다. 테니스피플 독자를 위해 현장 분위기와 사진을 제공해 달라고 했다. 숙소에 밤 12시에 도착해 여기저기서 날라온 자료를 정리해 면피용 기사를 썼다.
이번 취재의 절반인 정현-조코비치 경기를 놓쳤으니 절반의 실패에서 취재를 시작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