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월드팀컵 세계 휠체어 테니스 대회가 프랑스팀의 우승으로  7일간의 열전을 마쳤다.

태어날때부터 장애를 가졌던 사람이건 아니면 불의의 사고를 당해 장애를 가지게 된 사람이건 누구나 마음속에는 정상인에 비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은 달라질것이고 휠체어 테니스 대회를 지켜보며 사람이 우리 눈에 어떻게 비춰지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들은 비록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었으나 오히려 수많은 정상의 몸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활동적이었고
더 쾌활하고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결승전 스케치

일요일 오전 11시

지난 대회 우승팀 네덜란드와 준우승팀 프랑스가  국기를 앞세우고 입장식을 거행했다.
얼굴에는 환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으나 자신의 국가에 꼭 우승컵을 들고 가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눈빛은
속일 수가 없었다.

 엎치락 뒤치락 박진감 넘친 제1단식

단식 1세트
세계 3위 네덜란드의 빈크와 4위 프랑스의 페이퍼의 경기.
빈크는 몸통 회전을 이용한 강력한 스트로크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페이퍼를 압박하였고 페이퍼는 활동적인 몸놀림과 손목을 이용하여 회전량이 많은 공으로 맞서고 있다.

포,백 스트로크가 매우 정교한 빈크에 비해 페이퍼는 상대적으로 백핸드에 약점을 보여 빈크는 안전하게 경기운영을 하다가 찬스가 오면 페이퍼의 백쪽으로 스트로크를 날려 포인트를 쌓아나가 첫세트를 6-4로 가져왔다.

2세트.
심기일전 했을까?
페이퍼의 활동량이 많아지며 빈크의 강력하고 날카로운 샷을 거의 받아 넘기며 빈크가 각도 깊게 날린 포핸드 샷을 전력으로 쫒아가 나달이 보여줬던 일명 스네이크샷까지 선보이며 3-2로 앞서간 상황에서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며 광고판이 날아갈 정도의 돌풍과 함께 소나기가 쏱아지기 시작하여 경기가 중단되었다.

10여분 동안 쏱아진 소나기는 노장인 빈크에게 더 유리했을까?
오후 1시부터 다시 속개된 경기에서 빈크는 체력을 확보한 탓인지 다시 강력한 샷을 날리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두게임을 따내 스코어를 앞서가기 시작 승기를 잡았었으나 그것을 살리지 못하고 끈질기게 공을 쫒아 경기장을 누빈 페이퍼에 7-5로 졌고 세트 스코어는 1-1의 상황이 되었다.

단식 3세트
자국민들의 열렬한 응원속에 다시 코트에 선 두 선수는 자신의 서브권을 브레이크 당하면 상대편의 서브도 꼭 브레이크 하는 등 세계 탑랭커 답게 정말 치열하게 난타전을 벌였다.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게임 스코어는 팽팽하게 진행 되었으나 5-5에서 빈크가 페이퍼의 서브를 브레이크 하고 자신의 서브를 지켜냄으로 해서 세트 스코어 2-1로 단식 1게임은 네덜란드가 가져갔다.

자국에서 가장 랭킹이 높은 선수들끼리 붙은 제2단식.

세계 1위인 네덜란드의 쉬더스와 세계 2위인 프랑스의 후데 경기.
세계1위와 2위의 기량 차이는 얼마나 될까?
아마도 백짓장 하나 차이?

그럼 그들의 경기에서 누가 이길까?

우리는 테니스를 할때 평상시 보다 월등히 좋은 경기력을 보일때  ' 그분이 오셨다' 라고 한다.

세계1위라는 랭킹은 지금까지 그 어떤 선수들 보다 경기를 잘 해왔다고 보는 것이 객관성을 가지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결승전에 붙은 1위와 2위의 경기 내용은 2위인 후데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네덜란드팀은 전체적으로 경기 운영에 있어 기복이 심하지 않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해 왔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같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가 없었다. 후데의 서브는 양 사이드 서비스 라인을 타고 강력하게 들어 갔으며 휠체어 테니스의 특성상 각도 큰 서브를 안정적으로 받아내기는 어려웠다.
에이스가 속출했고 쉬더스의 리턴 에러가 속출했다.

가까스로 쉬더스가 받아 넘긴 공은 후데가 라켓을 높이 들어 머리 위에서 내려치는 강력한 플랫성 포핸드로 상대편의 코트에 꽂아 넣었으며 포,백핸드의 드라이브를 자유 자재로 구사 하였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백핸드를 난타시에는 드라이브를 구사했으나 실전 게임에서는 슬라이스로 안전하게 받아 넘긴 모습을 보였으나 후데는 백핸드도 강력한 드라이브로 상대편에게 맞섰고 쉬더스는 공격다운 공격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후데의 강력한 포핸드는 자국민들은 물론 휠체어 테니스대회를 보기 위해 코트를 찾은 관중들을 열광하게 하였고 네덜란드를 응원하는 팀에게는 소리없는 한숨을 짓게 만들었다.

우승의 향방은 누구에게로?  우승국 결정전- 복식

결국 제2단식은 1시간여만에 프랑스가 가져와 1:1 이 되었고 마지막 복식이 우승국을 결정짓게 되었다.

오후 5시 10분에 시작된 복식.
베이징에서 열렸던 페럴림픽 올림픽에서 영광의 금메달을 획득했던 프랑스.

그 복식조가 제3복식으로 코트에 들어섰고 1:1이라는 상황이라 팽팽하게 갈거라는 예상과 달리 첫세트부터 프랑스는 3:0으로 앞서 나갔고 1게임을 네덜란드에 내줬으나 단식2회전에서 네덜란드를 쉽게 이겼던 후데의 맹활약으로 첫세트를 6:1로 쉽게 따왔다.

복식 2세트.
1:1 이번에는 팽팽하게 가는 가 싶더니 이번에도 역시 그 균형은 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파트너가 수비를 탄탄하게 해주니 후데는 더더욱 신이 날 수 밖에.
그는 여전히 포핸드 위닝샷을 날렸고 네덜란드 복식조는 그 공을 쫒아 다니기에 바빴다.
네덜란드 팀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음에 얼굴은 이미 굳어 있었고 상대적으로 후데가 그리 잘해주니 파트너인 제레미아스도 더더욱 잘할 수 밖에.

복식 2세트 역시 프랑스는 네덜란드에 한게임만 내 준 6:1로 경기를 마무리  영광의 우승을 차지 하였다.

이번 결승전 프랑스의 최대 우승 주역은 후데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는 각도 깊은 서브와 플랫성 포핸드를 상대편의 꽂아 넣었고 멋진 드롭샷을 비롯 휠체어에 앉아서 경기를 해야만 하는 휠체어 테니스 경기의 특성상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스매싱도 선보이는 등 신들린 듯한 샷들을 선보였다.

우리나라는?

우리 나라는 남자 8위 여자10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12개국이 1그룹에 잔류하기에 우리나라도 1그룹에 남게 되어 나름 만족할만한 성적이기는 하지만 1위를 차지한 프랑스를 비롯 상위국들에 비해 갈수록 실력이 뒤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에서는 첫번째로 열렸으며 1년에 한번씩 세계 각국을 돌아 다니며 열리기에 앞으로 언제 우리나라에서 이런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 이번 대회가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린 대회입니다. 휠체어 대회를 위해 테니스 코트를 새로이 정비하는 등 많은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전국민적인 성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래도 이런 대회를 통해서 우리나라도 장애인 테니스에 대하여  새로운 인식의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라며 현 국가대표 휠체어 테니스 선수는 말했다.

좀 더 철저한 준비와 좀 더 많은 홍보로 인해 우리나라 테니스인들을 비롯 신체에 장애를 지닌 분들이 이런 대회를 봄으로 인해 좀 더 적극적인 재활의지를 갖고 좀 더 많은 사회 활동 참여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음 하는 아쉬운 바램이 남지만 휠체어 테니스 국가대표 선수의 말처럼 우리 나라에서 이런 국제 대회를 개최함으로 인해 신체 장애인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좋아지는 계기가 충분히 될 수 있음에 대회관계자를 비롯 진행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지금은...
참고로  올림픽공원 테니스 코트에서는 농아인들의 아시안 게임 테니스 대회가 현재 열리고 있으며 코리아 오픈 휠체어 테니스대회가 오늘(27일) 개막하여 열린다.

▲ 네덜란드 1번 단식선수로 출전한 세계랭킹 3위 빈크

▲ 월드팀컵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는 프랑스 선수들

▲ 열심히 자국민을 응원하고 있는 프랑스 선수와 관계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