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부터 진행된 남·녀 단식 결승은 오동도배 동호인테니스대회에 참가한 동호인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경기가 진행됐다.

 

▲ 여수오픈 남자 단식 결승은 남지성(부산시테니스협회)과 정홍(건국대)이 맞붙었다. 주심은 이승택 심판

 

정홍의 서브로 시작한 1세트,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둘 다 지킨 정홍과 남지성, 그러나 남지성은 정홍의 2,3번째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4대1로 앞서갔고 1세트를 6대2로 가져왔다. 2세트에 들어서도 남지성은 정홍의 1,2번째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1세트의 기세를 이어갔다. 남지성은 4대1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며 혼전양상이 되는 듯 했으나 5대3에서 정홍의 서브게임을 다시 한번 브레이크 시키며 2세트도 가져와 세트스코어 2대0(6-2 6-3)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정홍의 서브게임은 거의 매 게임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정홍의 샷은 라인을 살짝 벗어났고 회심의 드롭 샷은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 반면 남지성의 서브게임은 비교적 손쉽게 끝이 났다. 서브 포인트에 이어 러브게임이 속출했다. 정홍의 네트 플레이가 대부분 베이스라인 아웃 된 반면 남지성의 네트 플레이는 여유로웠다. 볼이 짧아지면 바로 네트 대시해 드롭 발리로 가볍게 포인트를 냈다.

남지성은 “오늘 서브가 잘 들어갔고 몸이 가벼웠다. 스트로크도 잘 맞았다. 어제와 달리 전반적으로 몸이 가벼웠다. 요즘 네트 플레이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정홍의 샷이 매우 까다롭고 길어 네트 플레이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정홍은 “매우 실망스런 경기를 했다. 몸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어제부터 속이 좋지 않아 오늘 아침에만 설사를 5번했다. 그러나 남지성이 오늘 잘했다. 볼이 매우 위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남지성은 여수오픈에서 우승함으로써 안동오픈에 이어 올 해 오픈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결승전에는 정홍의 어머니와 남지성의 부모가 찾아 관중석에 앉아 관람했다.

 

▲ 여자 단식 결승에는 한성희(좌,KDB산업은행)와 이예라(NH농협은행)가 올라왔다. 주심은 유청수 심판

 

오전 10시에 시작한 이예라-한성희의 결승전은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풀 세트에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혈전을 벌였다. 때론 강력한 난타전이, 때론 네트로부터 3~4m 높이로 넘어가는 공중전이 오갔다. 자신들의 기량을 모두 보여준 경기였다.

 

 이예라 서브로 시작한 1세트, 이예라는 자신의 서브를 지키고 한성희의 1,2번째 서브를 모두 브레이크 시키며 4대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자신의 세 번째 서브를 한성희에게 브레이크 당하며 약간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네 번째 서브게임을 지키며 1세트를 6대3으로 마무리 했다.

 

 2세트 초반은 1세트 이예라에게 전세가 확 기울었던 것과 달리 서로의 서브게임을 착실하게 지켜가며 팽팽한 접전을 보였다. 그러나 2대3에서 이예라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지 못하며 한성희가 승기를 잡았고 나머지 게임을 모두 한성희가 따내며 6대2로 한성희가 2세트를 가져왔다.

 

 3세트에 들어서는 서로 물고 물리는 접전이 시작됐다. 초반 한성희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킨 반면 이예라는 한성희에게 브레이크 당하며 한성희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예라가 곧바로 한성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시키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2대2 동률을 만들었다. 이 패턴은 3대3에서 다시 반복됐다. 3대4에서 이예라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지 못하고 내주는 바람에 게임 스코어는 5대3으로 한성희가 앞서갔다. 한성희의 서빙 더 매치 게임, 이제 한성희가 자신의 서브게임만 지키면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된다. 한성희가 더블폴트를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0-15에서 이예라가 강력한 위닝샷을 날렸다. 0-30, 긴 랠리 중 한성희가 강타를 날렸고 이예라가 간신히 받아 올렸으나 볼이 짧아지자 한성희가 네트 대시하며 멋진 발리로 포인트를 냈다. 15-30. 다시 한 번 이예라가 포핸드 위닝샷을 날렸다. 15-40. 한성희 세컨드 서브 포인트, 30-40. 긴 랠리 끝에 이예라 베이스라인에서 포핸드 강타 했으나 네트에 걸림. 듀스. 긴 랠리 끝에 짧아진 볼 이예라 서비스라인 약간 뒤에서 강타 위닝샷. AD 이예라, 그리고 한성희 에러. 게임. 결국 5대3에서 한성희는 자신의 더블 폴트로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이예라의 강공을 막아내지 못하고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6대6 타이브레이크에 접어 들었다. 한성희의 서브로 시작된 타이브레이크에서도 한성희가 먼저 2대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곧바로 이예라가 2대2로 따라 잡았고 이어 시소게임이 시작됐다. 타이브레이크 4-4한성희의 서브다. 한성희가 강타를 날렸고 이예라가 높이 띄어 올렸다. 볼은 바람을 타고 흔들린 볼을 한성희가 서비스라인 뒤에서 강타를 했으나 베이스라인 아웃 되어 버렸다. 5-4가 되었다. 이예라가 3세트 이후 처음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다시 한성희가 강력한 볼을 날렸으나 그 볼은 네트를 넘어가지 못했다. 6-4 이예라의 매치 포인트다. 이예라가 서브를 넣었고 몇 번의 랠리가 진행된 후 이예라가 손을 번쩍 들었다. 최종적으로 이예라가 2대1(6-3 2-6 7-6<4>)로 매치를 마무리 지은 시간은 오후 2시가 넘었다. 

 

 이예라는 탄탄한 스트록으로 강력한 스트로크를 날리는 스타일이고 한성희는 상대편의 강타를 연타와 로브 위주의 수비로 대응 하다가 기회가 있을 때 강타를 날리는 스타일이다.  1세트는 그런 게임이 진행됐다. 그러나 2세트 들어서 이예라의 샷이 위력을 잃었다. 스트로크는 파괴력을 잃었고 슬라이스를 비롯 드롭샷은 네트를 넘어가지 못했다. 수비적인 성향의 한성희의 공격력이 오히려 높아졌다.

 

 2세트에서 연신 에러를 범하며 무기력하게 한성희에게 세트를 빼앗긴 이예라가 3세트 들어서자 마자 볼을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반면 한성희가 강력한 포핸드 스크로크를 날리기 시작했다. 둘의 성향과 반대로 게임이 진행됐다. 그러나 자신의 성향이 아닌 볼은 라인을 벗어나기 일쑤였다. 이예라는 한성희의 백핸드 쪽으로 볼을 보냈다. 그러나 한성희는 거의 모든 볼을 돌아서는 포핸드를 쳤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백핸드 샷을 날리는 위치인 백핸드 쪽 사이드라인 가까이 떨어지는 볼 까지도 한성희는 돌아서는 포핸드로 이예라에게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타이밍을 잘 잡고 쳤다. 이예라의 몸이 무거워 보인 반면 한성희의 몸은 매우 가벼워 보였다. 이예라는 볼을 들어 올리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자신의 성향대로 볼을 때리기 시작했다. 한성희 역시 맞받아 치기 시작했다. 이예라는 자신보다 높이 떠오르는 볼을 때려 쳤고 한성희는 떨어지는 볼을 쳤다. 이예라의 볼은 창이 날아가는 것처럼 묵직했고 한성희의 볼은 화살처럼 예리했다. 짧아진 볼을 자신의 키보다 높은 위치에서 내려 찍는 이예라의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 포핸드 샷, 한성희의 가벼운 스텝으로 돌아서는 포핸드와 네트 플레이(발리)는 칭찬할 만 했다. 

 

이예라는 “우승해서 기쁘다. 2세트 이후 팔 통증으로 인해 매우 힘들었다. 기권하고 싶은 마음이 요동쳤다. 그런데 기회를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끝까지 이 악물고 했다. 포기하지 않은 마음이 우승을 이뤄낸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한성희에게 물었다. 결정적 패인이 무엇이냐고. 답은 간단했다. “에러가 많아서요…” 그녀의 눈은 묻는 내가 미안할 정도로 이미 벌겋게 상기되어 있었다.

 

서로 볼을 들어 올릴 때는 이게 실업선수들의 게임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강력한 샷을 날리며 스트로크 싸움을 할 때는 폭풍이 휘몰아 치듯 게임에 몰입하게 했다. 이미 3시간을 넘게 게임을 진행해 왔음에도 3세트와 타이브레이크 경기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의 모습은 충분히 관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만 했다.

 

비록, 구름이 끼었다고는 하나 이 삼복더위에 4시간 동안 뛸 수 있는 강철체력, 끝까지 공을 따라가 다시 네트를 넘기는 근성...우리나라 여자 선수들 참 대단하고 독하다.

 

▲ 남지성이 정홍의 볼을 백핸드로 받아치고 있다.

 

▲ 정홍이 남지성의 볼을 슬라이스로 받아치고 있다.

 

▲ 이예라가 높이 떠오른 볼을 강력한 포핸드로 날려보내고 있다

 

▲ 한성희는 백핸드쪽으로 날아온 볼도 거의 대부분 돌아서는 포핸드로 쳤다

 

▲ 남지성이 우승을 확정짓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이예라가 4시간이 넘는 매치에서 우승하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여자 단식 시상식, 우승자는 6백, 준우승은 3백만원의 경기력 향상 지원금을 받았다. 시상은 여수시연합회 수석 부회장이 했다

 

▲ 남자 단식 시상식. 우승자는 6백, 준우승은 3백만원의 경기력 향상 지원금을 받았다. 시상은 여수시 연합회 류중구 회장이 했다

 

▲ 남지성이 우승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이예라가 우승 소감을 말하고 있다

 

▲ 남지성

 

▲ 이예라

 

▲ 정홍

 

▲ 한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