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리스트의 48%가 유니버시아드의 메달 수상이 있을 정도로 유니버시아드대회는 종합 스포츠 대회다. 전 세계 170개국이 참가하는 올림픽에 이어 가장 큰 규모로 매 2년마다 열린다.

2003년 대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광주U대회는 전 세계 145개국 1만27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창조의 빛 미래의 빛’이라는 슬로건 아래 총21개 종목(테니스, 골프, 기계체조, 농구, 다이빙, 리듬체조, 배구, 배드민턴, 사격, 수구, 수영, 야구, 양궁, 유도, 육상, 조정, 축구, 탁구, 태권도, 펜싱, 핸드볼)에 걸쳐 진행됐다. 광주U대회에서 수여되는 메달 수는 금·은 메달 각각 840개, 동메달이 968개(공동3위로 인해 동메달이 금·은메달에 비해 많다)개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25개 이상, 종합성적 3위를 목표로 전 종목에 걸쳐 대학 저학년 중 우수 선수를 우선 고려하여 382명(남224, 여158)의 선수를 선발했다. 총 7개의 금메달(남녀 단·복식·단체전, 혼합복식)이 걸려있는 테니스는 총12명의 선수단(남4, 여4, 경기임원4)이 꾸려졌다. 김재식(남), 정희석(여) 감독을 중심으로 정현(상지대, 삼성증권후원), 정홍(건국대), 이재문(울산대), 남지성(세한대, 부산테니스협회), 장수정(대림대, 대구시청), 한나래(강원관광대, 인천시청), 이소라(농협대, NH농협), 설유나(한국체대) 선수가 참가했다.

 

 7월4일(토)부터 12일(일)까지 진월국제테니스코트와 염주실내테니스코트에서 열린 테니스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남자 단식 금메달(정현), 남자 복식 은메달(정현, 남지성), 여자 복식 금메달(한나래, 이소라)을 획득했다. 한국 테니스단의 목표는 남자단식 금, 복식 은, 여자 복식 동메달이었으나 목표치를 뛰어 넘은 성적을 거뒀다. 또한, 남·녀 단·복식, 혼합복식의 결과를 종합하여 점수로 환산, 판정하는 단체전에서 남자1위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여자 단체전은 동메달을 목에 걸며 기분 좋은 마무리를 했다.

 

 

우리나라 테니스는 최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1년에 중국의 선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남자 단식 금메달(임용규), 복식에서 동메달(임용규·설재민)로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류미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3년 러시아 카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역시 임용규가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복식에서 임용규·노상우가 동메달을 따며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우리나라가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하게 된 것은 ATP랭킹 79위를 기록하며 국내 유일의 투어 선수인 정현의 힘이 컸다. 정현은 11일 열린 복식에서 남지성과 페어를 이뤄 준우승을 거두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다음날(12일)에 열린 단식 결승전에서 알산 크라체프(러시아, 180위)를 2대1로 역전승으로 누르고 남자단식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남지성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선수다. 국가대표인 남지성은 지난 부산오픈에서 정현과 함께 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 파로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서브를 비롯 순간적인 포칭과 안정적인 발리가 주특기다.

 

 

여자선수들은 단식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여자 복식이 기대 이상의 대활약을 해줬다. 러시아의 베로니카-크세이나 페어를 슈퍼 타이브레이크에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한나래-이소라 페어는 대만의 슈치에유-리야쉬안 페어를 2대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나래- 이소라 페어의 여자복식 금메달은 김일순-이정명 페어가 1991년 영국 셰필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24년만의 경사다.

 유니버시아드대회는 우리나라의 테니스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빛을 발하는 유일한 대회로 볼 수 있다. 2015 광주U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예년에 비해 더 좋은 활약으로 금3, 은2, 동1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출전 자격에서 보듯이 기본적으로 대학생,대학원생들이 출전하는 대회로 투어를 뛰고 있는 테니스 선수들은 대부분 참여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의 출전 자격이 양심적으로 엄격하게 지켜졌는가는 제외하더라도 이 성적이 결코 세계의 테니스를 대변하지 않는다. 피땀흘려 이룬 결과는 당연 축하해야 할 일이나 이 성적이 최고인양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는 이유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지난해 남자 복식에서 정현과 임용규가 금메달을 따면서 우리 테니스는 신바람이 났고, 정현이 100위권 이내로 진입하는 동력을 얻었다. 그리고 윔블던 본선에 자랑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정현의 단식 우승 소식을 들은 한 테니스 매니아는 "제발 정현은 방안 퉁수가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이형택 이후 대한민국 테니스 대들보로 성장하고 있는 정현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최근 큰 대회에서 성적다운 성적을 내지 못하는 정현에 대한 우려심의 발로다. 기대가 현실로, 우려가 기우가 되도록 협회를 비롯 모든 테니스인들이 힘을 모을 때다.

 

 2015광주U대회는 14일(화) 수영종목의 수구에서 마지막 금메달을 끝으로 종목 대회를 마친다. 폐회식은 저녁 7시30분에 광주유니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