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으로 5일(금)오후 1시부터 롤랑가로스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바브링카와 송가의 준결승 경기가 있었다. 스위스의 스탄 바브링카는 프랑스 국민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조 윌프레드 송가(프랑스, 14번시드)를 세트 스코어 3대1(6-3 6-7<1> 7-6<3> 6-4)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지난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컵을 노리게 됐다.

 

 

 바브링카의 서브로 시작된 1세트, 송가는 바브링카의 첫 서브게임을 15:40로 브레이크 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바브링카는 2번의 듀스 끝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켰다. 1대2 송가의 두 번째 서브가 시작됐다. 순조롭게 40-0가 되었으나 이내 바브링카의 공격에 포인트를 내주며 듀스를 갔고 2번의 듀스끝에 바브링카에게 게임을 내줬다. 바브링카는 프랑스 국민들의 일방적인 송가를 향한 응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샷을 코트에 뿌려댔다. 반면 송가는 결승에 올라야 한다는 심적인 부담이 컸는지 이전의 게임과 달리 조금은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다. 바브링카의 샷은 날카로웠고 상대적으로 송가의 샷은 짧았다. 송가는 결국 브레이크 당한 한 게임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 한 게임이 1세트를 결정했다.

 

 2세트 들어서도 송가는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2번의 듀스 끝에 브레이크 당했다. 그러나 4대3 바브링카의 서브 게임을 송가가 브레이크 시키며 상승 분위기를 탔다. 결국 6-6타이브레이크에 접어 들었고, 송가는 타이브레이크 6대0에서 바브링카에게 단 한 포인트만 내주고 2세트를 접수했다.

 

송가가 강력한 포핸드를 날렸고 바브링카가 간신히 받아 넘긴 볼이 짧았다. 송가가 네크까지 전력 질주하여 달려와 살짝 방향만 바꿔 위닝샷을 날리고 있다

 

 3세트는 서브게임이었다. 2세트에 이어 3세트도 타이브레이크를 갔다. 1세트에 비교적 송가가 어려운 게임을 했다 하면 3세트는 반대의 양상이 되었다. 송가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비교적 쉽게 가져갔고 바브링카는 매번 자신의 서브 게임을 어렵게 갔다.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승리한 송가가 공격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브링카는 잘 버텼고 게임 스코어는 6대6 타이브레이크에 접어 들었다. 1대1 송가는 바브링카가 간신히 올린 로브 찬스볼을 사이드라인 아웃 시켜버렸다. 송가는 어이없어 하며 웃었다. 이것만 제대로 들어갔으면 3세트 타이브레이크도 송가의 것이 될 수도 있었다. 이 이후 바브링카가 네트 플레이 에러를 하나 하기는 했으나 매우 공격적으로 나왔고 7-3으로 바브링카가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 송가는 또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단 한 포인트도 따지 못하고 놓쳤다. 4세트의 하이라이트는 2대1 바브링카의 서브에서다. 송가가 앞서 나가며 바브링카의 서브를 브레이크 기회가 왔다. 그러나 바브링카는 센터 서비스라인에 서브 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듀스를 만들었다. 둘은 서로 번갈아 가며 4번의 듀스를 거쳤고 바브링카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켰다. 그리고 그렇게 게임은 쭉 진행됐고 게임은 바브링카가 6-4로 송가를 누르고 손을 들어 올렸다.

바브링카가 송가의 서브를 백핸드로 받아내고 있다

바브링카와 송가의 매치는 용호상박이었지만 샷만 따져보면 전반적으로 바브링카의 샷이 송가의 샷보다는 좋았다. 바브링카의 샷은 송가의 샷보다 좀 더 깊숙했고 좀 더 사이드라인에 가까웠다. 특히, 흩뿌리는 듯한 바브링카의 백핸드 샷은 다른 선수들과는 다른 스피드를 보였다. 보통의 선수들은 포핸드는 때리고 백핸드는 안정적으로 가져간다. 스피드 역시 포핸드와 백핸드를 비교 했을 때 포핸드에서 좀 더 빠르게 나온다. 구질 역시 백핸드에 비해 포핸드가 다양하게 나온다. 송가 역시 그 범주 안에 들어 있다. 그런데 바브링카의 샷은 포핸드나 백핸드나 볼의 스피드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그냥 볼만 보면 백핸드인지 포핸드 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모두다 빠르게 송가의 코트에 꽂혔다. 바브링카의 백핸드 다운더라인 샷은 정말 일품이다. 지난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나달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던 백핸드 다운더라인을 오늘도 선 보였다. 리샤르 가스케의 백핸드가 빠르고 다채로운 기교를 부리는 단검이라면 바브링카의 백핸드는 장검의 무게감이 있었다.

▲ 바브링카의 백핸드는 무게감있게 상대편 코트로 날아갔다

 

 앞에서 언급했듯 송가와 바브링카의 경기는 단 한 게임의 승부였다. 바브링카와 송가의 대결은 타이브레이크를 간 2,3세트를 제외한 1,4세트에서 한 게임을 송가가 더 잃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세트를 잃게 됐다. 서로 주고 받는 공방전을 펼쳤기에 전반적으로 스코어나 데이터 상으로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둘 사이에 약간의 차이는 있었다.

 

 첫 번째로는 퍼스트 서브의 평균 속도다. 바브링카의 퍼스트 서브 평균 속도는 시속 196km, 송가는 188km로 바브링카가 약 8km정도 빨랐다. 이것은 서브 에이스의 차이를 가져왔다. 송가가 8개의 에이스에 더블 폴트 2개를 기록한 반면, 바브링카는 15개의 서브에이스에 6개의 더블 폴트를 기록했다. 바브링카는 서브에서 매우 공격적이었다. 더블 폴트 하더라도 서브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서브를 넣었다.

 둘째는 공격력이다. 바브링카의 게임은 공격 일변도였다. 포핸드건 백핸드건 기회만 있으면 강력한 샷을 송가의 코트에 흩뿌렸다. 자신이 브레이크 당할 상황에서도 그 것은 변함이 없었다. 바브링카의 강력한 공격력은 60개의 위너를 가져왔다. 강력한 백핸드 샷을 날린 후 송가가 받아 넘기면 포핸드로 마무리를 했다. 송가의 위너는 39개로 바브링카가 송가보다 약 30%정도 많은 위닝샷을 날렸다. 

 

송가가 바브링카의 백핸드 샷을 슬라이스로 받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