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나 할렙(루마니아, 3번시드)은 러시아의 에브게니야 로디나(러시아. 91위)를 세트 스코어 2:0(7-5 6-4)로 1시간 16분만에 별 무리 없이 제압했다. 할렙과 로디나의 매치 승패는 짧은 랠리에서 판가름 났다. 4구 이하의 짧은 랠리에서 할렙과 로디나의 포인트는 41:27이었다. 할렙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게임을 끝내려고 했다.

 

 

 그 다음으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 페더러(스위스, 2번시드)가 등장했다. 1만 2천여 관중은 일제히 페더러의 등장에 환호했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지자 페더러도 잠시 손을 들어 답례했다. 페더러는 럭키 루저로 올라온 알레얀드로 팔라(콜롬비아, 111위)를 3:0(6-3 6-3 6-4)로 어렵지 않게 제압했다. 페더러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한차례도 브레이크 당하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페더러의 퍼스트 서브 확률은 72%에 들어갔을때의 승률은 78%였다. 퍼스트 서브 속도 평균은 183km/hr.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는 159km/hr.로 그리 빠른 서브를 구사하지는 않았다. 빠른 승부를 좋아하는 페더러는 여전히 장기 랠리에서 취약함을 드러냈다. 팔라와의 랠리에서 9구 이상의 랠리는 총 24번 있었다. 이중 9번을 이기고 15번을 포인트를 내줬다. 볼의 스피드 역시 조금 떨어졌다. 오늘 페더러는 파워 싸움 보다는 기술적인 샷을 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팔라에게 10게임을 내줬지만 경기를 한다기 보다 코트에 적응하고 자신의 샷을 연습하는것 처럼 보였다. 포핸드, 백핸드, 서브, 드롭샷 등 많은 기술적인 샷들을 관중들에게 보여줬다. 

 

 수잔 렝글렌 코트에서 열린 바브링카(스위스, 8번시드) 경기 역시 바브링카가 세트 스코어 3:0(6-3 6-2 6-3)으로 1시간 36분만에 마르셀 일한(터키, 82위)을 물리쳤다. 바브링카의 퍼스트 서브 평균은 184km/hr.였고 일한의 퍼스트 서브 평균은 191km/hr.였다. 일한의 퍼스트 서브 평균이 바브링카에 비해 7km/hr.나 빨랐다. 그러나 세컨드 서브 평균은 149/143으로 바브링카가 7km/hr.가 빨랐다. 이 서브 속도에서 보여주듯 세컨드 서브가 들어갔을 때의 승률은 58%대36%로 바브링카가 앞섰다. 또한, 바브링카가 일한의 세컨드 서브를 리턴 했을 때의 승률은 64%로 일한에(42%) 비해 22%나 높았다. 강력한 퍼스트 서브는 게임을 쉽게 풀어 나가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강력함만을 쫓다 들어갈 확률을 놓치면 안되듯이, 세컨드 서브 역시 안전함만을 쫓다 속도를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데이터다.

 

 

 바브링카에 이어 수잔 랭글렌 코트에 아시아의 지존 니시코리(일본, 5번시드)가 등장했다. 그의 상대는 프랑스의 폴-헨리 매튜다. 폴-헨리 매튜는 올해 33으로 ATP 123위에 랭크 되어 있으나 와일드카드를 받아 본선 코트에 섰다. 예선전에서도 그랬듯 프랑스 국민들은 자국 선수인 매튜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세계 5위의 니시코리도 프랑스 국민에게는 별 존재 의미가 없는 듯 보일 정도였다. 니시코리의 볼이 네트 맞고 들어가면 “우~”하는 야유를 보냈고 매튜의 볼이 네트 맞고 들어가면 환호성을 질렀다. 그럴수록 니시코리는 더 확실하게 매튜를 압박해 갔다. 결국 게임은 2시간 10분만에 3:0(6-3 7-5 6-1)로 니시코리가 완승을 거뒀다.

 

 

 니시코리와 매튜의 게임은 리턴에서 판가름 났다. 니시코리는 177cm/74kg으로 남자 테니스 선수로서는 작은 키에 속한다. 키가 큰 선수들은 큰 키에서 나오는 높고 넓은 각으로 서브 속도에 승부를 건다. 반면 작은 선수들은 서브 속도 보다는 까다로운 서브 위주의 서브를 넣는다. 니시코리 역시 평균 퍼스트 서브 속도는 183km/hr.로 별로 빠르지 않았다. 그러나 서브 에이스를 7개나 기록했다. 더블 폴트도 3개 기록했다. 비록 더블 폴트를 하더라도 최대한 라인 가까이 서브를 넣으려 노력한 결과다.

 

 

 니시코리는 매튜의 서브가 조금만 약하면 강력한 리턴을 날려댔다. 매튜가 손도 못 댄 리턴 볼이 7개나 된다. 서브 에이스 7개에 리턴 에이스도 7개나 났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에이스 7개는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리턴 에이스가 7개가 나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니시코리가 매튜의 세컨드 서브를 리턴 했을 때의 승률은 무려 61%나 된다. 오늘 페더러가 54%, 송가와 바브링카는 42%를 기록했다. 페더러, 송가, 바브링카 역시 니시코리 처럼 상대편을 모두 3:0으로 가볍게 이기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페더러에 비하면 7%, 송가와 바브링카에 비하면 19%나 높다. 키 작은(?)니시코리가 성적을 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높게 배울 점이다.

 

 

 이바노비치(세르비아, 7번시드)와 야로슬라바 셰브도바(카자흐스탄, 65위)의 경기는 이바노비치가 2:1(4-6 6-2 6-0)로 역전승하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바노비치는 1세트에 더블폴트를 비롯 샷의 난조를 보였다. 그러나 자신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할 위기에서도 잘 버텨냈으나 4:4자신의 서브게임을 셰브도바에게 브레이크 당하면서 1세트는 4-6으로 내줬다. 그러나 2세트에 들어서자 마자 셰브도바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4:0까지 내달렸다. 이후, 자신의 서브게임을 한 게임 브레이크 당했으나 6-2로 잘 마무리 했다. 셰브도바는 1세트를 이기며 이번 대회의 첫 파란의 주인공이 되나 싶었다. 180cm/70kg의 신체를 가진 셰브도바의 샷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서브도, 포핸드, 백핸드도 기술적으로는 이바노비치에 견주어 떨어져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아쉬움이 하나 있었다. 바로 볼 결정력이었다. 15:40 스코어로 브레이크 찬스가 와도 결정을 못 내고 듀스로 이어졌고 결국 게임을 잃었다. 이바노비치는 자신이 멋진 샷을 치면 “Like this”를 외쳤다. 스코어가 끌려갈 때는 더 크게 외쳤다. 주먹을 불끈 쥐며 상대편을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 봤다. 결국, 이바노비치의 승부욕이 게임을 역전 시켰다. 이바노비치의 기세에 눌린 셰브도바는 좋은 샷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3세트엔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오늘(24일)의 경기에 특별한 이변은 생기지 않았다. 예상대로 시드들이 모두 2라운드에 진출했다. 내일 25일 월요일엔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2번시드)와 토마스 베르디흐(체코, 4번시드), 그리고 앤디 머레이(영국, 3번시드)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프랑스 선수로는 질 시몽(12번시드)과 가엘 몽필스(13번시드)가 출전한다.

 

 아쉽게도 국내 방송사에서는 아직 프랑스오픈 중계방송 일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오픈 경기는 스카이에서 방송하고 있다.

 

 

 

▲ 필립 샤트리에 경기장에서 페더러가 경기하는 모습을 관중들이 바라보고 있다. 필립 샤트리에 경기장은 일요일을 맞아 경기를 보러 온 관중들로 가득했다.

 

▲ 사이프러스의 바그다티스. 바그다티스는 포핸드가 특기다. 서브가 특기인 이보 카를로비치(25번시드.크로아티아)를 3:0으로 누르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 이보 카를로비치는 강서브를 자랑한다. 그냥 툭 넣는 듯 보여도 210km전후의 서브 속도를 보였다.

 

 

▲ 야로슬라바 셰브도바, 정말 좋은 바디를 가졌다. 샷은 매우 좋았으나 멘탈에서 이바노비치에게 밀렸다. 사만다 스토서(호주)와 똑 같은 옷을 입히고 경기를 하면 한 사람이 경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시모나 할렙이 포핸드를 날리고 있다

 

▲ 서브 된 공이 그라운드에 맞고 튀어 오르고 있다. 서비스 라인에 카메라를 고정한 뒤 기다리고 기다려 앙투카 흙이 튀어오르는 순간을 포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