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세피는 1984년 2월 21일 이탈리아 볼자노에서 태어난 테니스 선수다. 열흘 뒤 생일을 맞는다. 올해 나이 30. 세피의 모국어는 독일어. 영와 이탈리어도 한다.  3개국어를 하는 셈.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A.C.밀란을 좋아하는 세피는 WTA 카이아 카네피와 같은 동네에서 산다. 

세피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호주오픈 대회장에서다. 큰 힘 들이지 않고 테니스를 하는 태도를 보인 선수다.  2002년 프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13년째 프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랭킹은 41위지만 한때 18위까지 오른 선수다.  세피에게서 가장 주목받은 경기는 지난 호주오픈 3회전에서 로저 페더러를 이긴 것이었다.  그동안 투어 우승 3회이고 그랜드슬램 4강에도 별로 오르지 않아 기억하는 팬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2015 호주오픈에서 페더러를 이기면 급 관심 대상 선수가 됐다.  페더러를 이기고 다음 라운드에서 호주 닉 키르기오스에게 4세트에서 매치포인트 잡고도 아쉽게 승리하지 못했다. 기술에서 백핸드가 별로 없이 상대를  빠른 볼로 제압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70~80년대 배구 국제경기에서 우리니라 여자선수의 특기는 상대 디거나 리시브가 안될 정도로 빠른  A퀵이었다. 페더러를 이길 때 90%의 볼을 페더러의 백핸드쪽에 붙이고 결정적일때 포핸드 다운더 라인으로 득점을 올렸다. 세피는 절대로 페더러 몸쪽으로 볼을 보내지 않으려고 했다. 보내면 여지없이 당하기 때문이다.

결국 세피는 페더러의 백핸드쪽으로 볼을 보내 위력적인 샷을 구사하지 못하게 했다.

백핸드 응사를 하다 페더러의 볼이 짧아지면 페더러 포핸드 쪽으로 보내되  라인에 얹혀 놓을 정도로 바짝 붙였다. 천하의 포핸드를 지닌 페더러라도 무빙 포핸드에 실수가 있기 마련이었다. 네트 포스트에 볼을 박기 일쑤였다.  힘 하나 안들이고 치는 듯 하면서 견고한 스트로크를 무기 삼아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든 세피는 호주오픈 뒤 출전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자그레브 투어에서 준우승했다.  세피를 보면 나이 서른 쯤 되면 테니스에 대해 터득하고 게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아는 듯 하다.  그 나이에 테니스를 터득하면 체력이 뒷받침 안될 뿐이다. 서른 전에 일찍 알면 빅4에 드는 것이고 서른되어 알면 톱10 킬러가 되는 것 같다.

 Zagreb, Croatia; 02.02.2015; 250; Indoor: Hard; Draw: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