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대통령

▲ 잠원동 실내코트에 있는 상량문

11월 30일, 서울 서초구청에서 운영하는 잠원스포츠파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테니스를 해 화제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테니스로타리클럽이 주관한‘명사 초청 테니스대회’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MB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유력 정치인들과 KBS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중인 가수 이재훈, 개그맨 양상국,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규혁, 가수 윤종신의 아내이자 전 테니스 국가대표 전미라 씨 등이 참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2시쯤 행사장에 나타나 5시 반까지 테니스 경기를 즐겼다. 이날 이 전대통령이 테니스를 한 것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4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사업) 비리로 천문학적 국고 손실을 불러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초청된 테니스 대회에 참석했다'며 문제를 삼았다.

대통령 재임 시절 매주 두 차례 테니스를 한 이 전 대통령은 자타가 공인하는 '테니스 마니아'다. 이 전 대통령은 테니스와 관련해 숱한 이야기를 남겼다. 서울시장시절에 남산테니스장에서 서울시테니스협회 관계자 등과 테니스를 즐긴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심지어 잠원스포츠파크 테니스장 천장에 ‘용 입주상량 귀(龍 立柱上樑 龜) 2005년 11월23일 서울특별시장 이명박’이란 상량문을 두고 시장시절 대통령을 꿈꾸고 용(龍)자를 일부러 넣었다는 일부 언론의 이야기를 유도해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시절 테니스인들과 약속한 실내코트를 3곳(서울시립대실내,창동테니스코트,잠원실내코트)이나 완성시켰다. 대통령 퇴임 직전에는 사저 주변인 서초구 내곡동에 테니스코트가 마련돼 집 근처에서 테니스를 수시로 하려고도 했다는 억측을 자아내게 했다. 이 전대통령은 지난 4월에는 '전직 대통령이란 특권을 이용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의 코트 1면을 황금시간대인 매주 토요일 오전 독차지해 왔다'며 퇴임 후에도 이른바 ‘황제 테니스’를 치고 있는 것으로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전직 대통령이라도 다른 시민들과 똑같이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전 대통령뿐 아니라 테니스를 즐기는 유명인사들이 많지만 유독 이 전 대통령이 뉴스메이커가 되곤 한다.

▲ 노태우 전 대통령과 김옥숙 여사(오른쪽)

이 전대통령 외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도 일주일에 두번씩 정기적으로 테니스를 즐긴다. 김옥숙 여사는 선수출신과 파트너가 되어 발리 플레이를 주로 한다. 나이 관계로 전후 좌우로 많이 뛰지는 않고 몸쪽에 오는 볼을 처리하는 플레이로 게임을 한다. 전직대통령과 가족에 대한 예우로 경호원들이 수행을 하지만 먼 발치에서 지켜볼 뿐이다. 전직 대통령의 경호는 행사에 따라 20명 내외의 인원이 투입되는 돼 김옥숙 여사의 경우 3~4명 정도로 단촐하게 꾸려 경호를 받는다. 김옥숙 여사가 속한 테니스 모임은 1년에 한번 정도 회식을 할 정도로 테니스하는 데 집중한다.

▲ 박근혜 대통령

배구나 야구 단전호흡까지 상당히 여러 가지 운동에 다재다능한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은 여의도 정계 복귀하시기 전 18년간 테니스를 특히 많이 했다.이 전대통령이 네트 플레이와 포핸드 강타 위주로 득점을 하는 실용파인 반면 박 대통령은 정통파로 또박또박 볼을 넘긴다는 것이 함께 테니스를 했던 관계자들의 말이다.
복잡다단한 국내외 문제를 풀어나갔던 역대 지도자들에게 자기 자신이 가장 이겨내기 힘든 적으로 알려져 있다. 높은 위치에 따른 중압감을 이겨내기 위해 역대 전직들이 가장 사랑했던 스트레스 해소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테니스다.

KBS-2TV '우리동네예체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올리비에(국립외교원 프랑스어 담당 교수)는 "한국에서는 사회적인 지위와 경제력으로 구별해 테니스를 한다는 것에 놀라웠다. 프랑스에서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함께 테니스를 친다고 해도 테니스코트에서는 특별할 것이 없다. 대통령은 그 사람의 직업일 뿐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테니스는 단지 테니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들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