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테니스하는 사람들의 그룹별 순위를 매겨보면 해외 투어다니는 선수, 국가대표, 실업선수, 대학생,고등학생, 은퇴한 선수, 중학생, 동호인 상급자, 초등학생 순이 되지 않을까. 연천에서 열리는 남자프로 2차대회 취재 결과 얻은 생각이다.

해외 투어 다니는 선수와 국가대표, 실업선수들은 강하고 빠르게 자신의 볼을 구사하고 상대 공격을 어떻게 해서든 막아낸다. 경기 경험이 많아 상대와 처음 만나도 한두게임 진행하다 상대 약점을 파고 들어 경기를 쉽게 풀어간다.

대학생의 경우 무기는 있지만 세번 이상 랠리를 하다보면 자꾸 넘어오는 상대의 디펜스에 힘겨워한다. 제풀에 퍼내거나 네트에 박아 실점한다.

고등학생의 경우 힘을 앞세우다보니 한방이 있지만 정교함이 떨어진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은 위에서 언급한 것에서 모자라는 점이 많다. 하지만 중학생 선수 정도면 동호인이 쉽게 이기지 못한다. 한두게임 따면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엘리트와 동호인의 실력차이는 엄연히 있다.

동호인 세계에서는 초등학교때 테니스 장 바람만 쐬어도 다르다며 동호인세계에 끼워주지 않는다. 생활기록부에 테니스의 'ㅌ' 혹은 'T'만 적혀있으면 노는 무대에 얼씬도 못하게 한다. 게임이 안되기 때문이다. 취미로 주말에 테니스하는 사람과 매일 초등학교때부터 직업으로 하는 사람과 애초 출발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경영과 스폰서 영입, 대회 운영, 초기 자본금, 사업 경험의 적용 등에 익숙한 테니스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철옹성같이 강하고 높은 동호인 영역을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엘리트 출신의 경우  테니스는 잘하지만 동호인들이 갖고 있지 못하는 부분으로 인해 전체 테니스 세계에서 대우를 못 받는 것이 사실이다. 동호인 대회에서 우승하면 동네대회라 할지라도 카페와 블로그 심지어 지역언론과 테니스매체에서 다루는데 초중고대학실업대회에서 어렵사리 값진 우승을 해도 대한테니스협회 등의 뉴스코너에 오르는 것이 고작이다. 그것으로 선수들은 위안을 삼고 그들만의 리그에 만족하기 마련이다.

동호인들은 엘리트 선수들을 두고 자신들보다는 테니스를 월등히 잘 하지만 늘상 인터넷과 TV를 통해 보는 세계적인 선수들(페더러, 나달)과 격차가 크기에 시시하다고들 한다. 우리나라 엘리트선수들과 한번 붙으면 한게임도 따기 어렵지만 동호인 리그에 얼씬도 못하게 한다. 테니스를 엘리트와 동호인 구분없이 하나로 뭉뚱그려 높고 낮음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엘리트와 동호인을 가리고 동호인내에서도 우승자와 비우승자 가리면서 그룹별로 테니스를 한다.

기가막힌 핫 샷이 많이 나오는 그랜드슬램대회가 안방에 들어와 중계되는 판국에 하다가 끊기는 국내 선수들 플레이에 잠 줄여가며 케이블티비값 내면서 볼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엘리트 선수들은 주목받지 못하고 설 자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실업선수들에게 연봉물어보면 잘 이야기 하지 않는다. 많으면 좀 이야기하는데 말하기 쑥스럽기때문이다. 계약금 이야기도 잘 안한다. 야구나 축구 심지어 배드민턴 도 계약금이 테니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테니스에서 돈 이야기는 꺼려한다. 그저 테니스를 계속할 수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잘해도 장래가 불투명하다. 학교 지도자나 실업팀 지도자 자리는 잘 나오지 않는다. 간판스타 이형택도 앞날을 한참 걱정하는 것 처럼 비쳐진다.

테니스 관련 업계를 포함한 스폰서들도 엘리트보다는 소구력있는 동호인쪽에 눈을 많이 돌려 물품과 현금 후원을 한다. 테니스 잘하는 최고의 엘리트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별로 없다.  테니스 잘하는 순서로 구조가 짜여져 있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 테니스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테니스를 잘하는 순서로 판을 짜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테니스잘하는 사람이 대우하는 구조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