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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여, 스포츠경영에 도전하라
이병효(코멘터리 발행인)  |  bbh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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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11  15: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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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 포스터. 사진=머니볼 공식 페이스북 캡쳐

[STN=이병효 편집인]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는 1990년대로부터 비롯됐다. 97년 개봉된 영화 ‘넘버3’ 이전과 이후로 한국 영화를 구분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한국 스포츠의 르네상스는 언제부터일까. 스포츠 르네상스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황금기는 미래의 어떤 시점에 올 것이라고 본다. 지난 1970~80년대에는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이상 따는 날이 올 것인가 아득하기만 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종합성적 19위로 20위권에 진입한 것을 기점으로 84년 로스엔젤리스 올림픽에서는 10위를 차지했고, 이후 시드니 올림픽(12위)를 제외하고 10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따라서 아마추어 엘리트 스포츠는 상당한 수준과 궤도에 올라섰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페셔널 스포츠는 어떤가.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0년대 초에 비하면 한국의 프로스포츠는 장족의 발전을 이뤘고 스포츠 마켓 역시 ‘상전벽해’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관중 수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아직 적은 편이다. 그나마 가장 인기가 있는 프로야구가 올해 4년째 600만 관중을 기록했고 2012년에는 715만 명을 돌파, 반짝하기도 했다. 올해 프로야구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1,302 명이다. 프로축구의 경우 K리그클래식은 올해 총 관중 수가 178만 명,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8,000명을 약간 밑돌았다. 때문에 프로축구연맹은 1만 명 관중 확보를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참고로, 독일‧영국‧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빅4의 클럽축구는 경기당 평균 4만2,000~2만4,000 명 선이다. 이웃나라 일본 J리그는 평균 1만7,000 명, 중국 슈퍼리그는 평균 1만6,000 명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일본, 중국에 가면 축구 경기장은 주요 도시의 지역공동체가 한 자리에 모이는 마당이 된다. 주말에 야간조명이 환하게 켜진 경기장 주변을 지나가다 밖으로 터져 나오는 환성을 듣다보면 시민들이 몽땅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든다. 미국이나 일본의 야구장, 미국의 주말 풋볼경기장은 경기를 앞두고 주차장 등에서 벌어지는 테일게이트(tailgate) 파티 덕분에 모두가 어우러지는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하고는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프로스포츠가 시민이나 가족이 어울리는 곳이라기보다 팬클럽과 마니아층이 모이는 장소에 그치고 있는 듯하다. 프로스포츠 르네상스가 왔다고 하려면 축구‧야구의 관중 수가 평균 2만 명, 농구‧배구 1만 명, 핸드볼‧빙상‧육상 등이 5,000 명 수준에 다다라야 할 것이다. 하키‧아이스하키‧양궁‧설상 종목에도 비슷한 관중이 들고 장애인 스포츠에도 일반 관중이 드는 날이 와야 황금기라고 부를 만하다.
    
가만있는 사람에게 왜 스포츠 경기를 보지 않느냐고 한다면 정신 나갔다는 말이나 듣기 십상이다. 프로스포츠가 참으로 재미있으면 관중은 모이고, 생활체육이 진정 즐거우면 동호인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중이 스포츠의 묘미를 깨닫지 않으면 관중은 늘지 않는다. 우리나라 스포츠는 선수와 감독, 코치는 이미 일정한 수준에 와있고 일부 종목은 세계 각국에 지도자를 송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쉽게도 개화기가 덜 된 부문은 스포츠 경영과 스포츠 저널리즘이다. 특히 스포츠 경영은 앞으로 발전의 소지가 무궁무진하다. 최근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의 경우 사장 등 경영진과 단장 이하 프런트가 관중과 팬들의 눈높이에 못 미치는 행태를 보여 빈축을 샀다. 스스로를 ‘부산 갈매기’라고 부르는 롯데 팬들의 열정과 애착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롯데를 떠나 더 적은 연봉을 받고라도 다른 구단에 가서 야구를 하겠다는 FA선수가 나오기도 했다.

2011년 개봉된 브래드 핏 주연의 영화 ‘머니볼(Moneyball)’은 미국 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2002년 시즌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64만 관객이 관람했다. MLB 30개 클럽에서 최하위 10%권의 봉급총액을 가졌음에도 통계 기반의 머니볼 이론을 선수 스카웃에 적용해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성공 스토리다. 뛰어난 감독, 비싼 선수를 갖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스마트 경영’은 스포츠에서도 통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과거 차범근 감독의 ‘데이터 축구’가 좌절을 겪은 일이 있고, 김성근 감독의 ‘데이터 야구’도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 만능주의’나 ;과학지상주의‘가 아니라 스포츠 경영자의 참신하고 실용적 전략이다. 우리나라 프로스포츠에도 기발한 상상력과 치밀한 기획력, 대담한 실천력을 두루 갖춘 인재가 더 많이 들어와야 한다.

유럽은 19세기 혁명과 20세기 전쟁을 겪고 세기말 공산주의마저 무너진 뒤 이념과 정치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람이 늘었다. 북미와 대양주에서도 일반 시민의 주 관심사는 경제와 문화, 그리고 생활이다. 특히 스포츠가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우리나라도 전쟁과 민주화 투쟁, 경제 발전기를 거치고 선진 사회로 접어들면서 대중문화‧예술과 스포츠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비록 경제사회 발전과 통일이라는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지만 스포츠의 사회적 역할 증대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의 메가트렌드에는 정보화, 도시화, 민주화, 고령화, 기술화, 문화융합과 여성우위 등 많은 가설이 있지만 의식주 등 기본 생활을 확보한 다음에는 삶의 여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런 진화다. 스포츠는 자기실현과 행복, 인간관계와 소통의 주요한 도구로서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90년대 이후 한국 영화가 괄목할 발전을 하고 한류의 한 날개가 된 배경에는 80년대 학번 가운데 상당수 인재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영화판에 뛰어든 것이 작용했다는 말이 있다. 대기업 취업에 실패한 뒤 그 이전까지는 직업적 불안정성 때문에 경원의 대상이었던 영화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어느 사회나 우수 인재는 일정 비율이 있게 마련인데 그들이 어떤 분야에 몰리냐에 따라 특정 분야의 발전 정도가 판가름 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반사회고 상업화 기술에 관한 한 세계 수준이다. 그러나 차후 선진국 클럽에서 자리를 굳히려면 서비스산업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금융, 의료, 법률‧복지서비스, 미디어, 관광 등과 함께 스포츠산업은 서비스산업의 유망한 프론티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우수 인재들이 영화에 투신했듯이 2010년대 미래지향적 청년들은 스포츠경영과 스포츠저널리즘에 감연히 도전해 보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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