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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김치 익을 때 오세요"클럽에서 김장하는 곳, 청평 정우클럽
청평=방극용 기자  |  bgj@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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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13  04: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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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이 지난 11월 7일이었습니다. 여기저기 단풍에 지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요즘 각 가정마다 김장이 한창입니다. 제 어릴 적 김장은 겨울로 접어드는 이 시기에 집안의 가장 큰 행사중의 하나였습니다. 뒷 밭에서 재배한 배추와 무우는 마당 한 가득 쌓였고 이웃집 아주머니들은 서로 김장 날짜를 협의하여 김장 품앗이를 했습니다. 때문에 옹기 종기 담벼락이 붙어 있는 조그마한 산촌의 김장철은 각 가정의 손맛을 다 맛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핵가족화와 김치를 사먹는 가정이 많아 대부분의 가정이 30~50포기 내외로 김장을 하지만 제 어릴 적 그때는 기본이 300포기였습니다. 70년대 말엽이 초등(국민학교)시절이었던 저에게 있어 가장 맛있던 것은 달콤 쌉쌀한 배추 뿌리였고, 가마솥에 푹푹 삶은 귀하디 귀한 돼지고기였습니다.
청평에 정우회라는 클럽이 있습니다. 청평 내수면 연구소코트를 전용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가평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테니스 클럽입니다. 회원 수는 약30여명 되는데 모두가 한 가족처럼 형님, 아우로 지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이 남양주인관계로 집에서 그리 멀지 않고, 춘천 가는 길에 잠시 벗어나 1분이면 닿는 곳이기에 시간이 나면 어쩌다 한번씩 들러 봉다리 커피 한잔 얻어 마시고 가는 코트입니다.
   
▲ 청평 내수면 코트. 하드코트 3면으로 청평에서 볼을 치고 싶으면 잠시 들러도 좋다. 코트 바로옆은 민물고기 연구소인 "내수면 연구소"가 있어 민물의 치어들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연락은 전호정 회장(010-3351-6337)이나 총무에게 하면 된다.
 
그 정우회에서 오늘(11월12일) 김장을 했다며 시간되면 맛이나 보러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매주 둘째, 넷째 주 수요일은 우리 테니스 피플 신문이 나오는 날입니다. 오늘이 바로 그 신문 나오는 날입니다. 우리 테니스 피플 기자들은 멀티 플레이어 입니다. 아니…멀티 플레이어야만 합니다. 취재해서 기사 쓰는 것은 당연지사고 신문도 팔아야 하고, 책도 팔아야 하고, 마케팅 제휴한 신발도 팔아야 합니다. 광고 영업 역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 입니다. 신문 편집도 함께 참여 하며 신문 교열도 직접 우리 기자들이 합니다. 오늘처럼 신문 나오는 날은 신문을 봉투에 집어 넣어 우체국 발송도 직접 우리 손으로 합니다. 지금은 택배와 4부짜리 우편 발송만 하지만 처음엔 개인 우편까지 다 우리 손으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문 나오는 주는 완전 공포의 주간이었습니다. 온종일은 물론이고 밤을 새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지금은 개인 우편은 DM발송 회사에 의뢰하여 처음에 비하면 매우 행복합니다.
 
인터넷에 올린 글에 비해 신문은 훨씬 정성을 들입니다. 한번 활자화 되어 나오면 더 이상 정정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갓 나온 따근 따끈한 신문을 발송하기 위해 넣다 보면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 호도 무사히 잘 발행했구나 하는 안도감, 뿌듯함과 함께 우리가 정성을 다해 만든 이 테니스 피플 기사에 독자들은 얼마나 만족할까? 신문에 이름 석자, 사진 한 장이라도 많이 들어가게 하려고 우린 무지 노력하는데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은 맘에 들까?  하는 부담감이 다가옵니다.
이번 호엔 가평 기사가 2페이지나 실렸습니다. 지난번 푸른연인배 취재했던 내용입니다.
오후 4시…원당 우체국에 우편발송을 마치고 따끈 따끈한 신문 한 묶음을 싣고 신문 배달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청평을 향해 출발합니다.
 
코트 도착 시간은 5시20분. 바람이 드셉니다.
아…춥습니다. 오전엔 바볼랏 신제품 발표회가 있었기에 제 복장은 정장차림이었습니다. 와이셔츠에 양복상의 걸친 것이 전부인 저에게 가평의 바람은 코트에 오랜 시간 서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가평 내수면 코트는 3면의 하드코트입니다. 한 면은 KTCF의 송정환 교육부회장이 레슨 코트로 활용하고 있고 나머지2면은 클럽회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코트에 은행나무, 잣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바람에 한 가득 나뒹굴고 있습니다. “4시에 코트를 싹 정리했는데 이놈의 바람이 단 10초만에 정리하기 전으로 되돌려 놔버렸어”라고 송정환 부회장이 웃으며 전합니다.
 
   
▲ 정우클럽 총무와 회원이 코트에 떨어진 낙엽을 정리하고 있다.
 
추운 날씨와 바람 때문에 레슨받는 회원 몇몇만 보이던 코트가에어둠이 내리자 속속 회원들이 들어 섭니다. 테니스 동호인들에게 있어 테니스 코트는 활성 비타민입니다. 굳었던 얼굴이 환하게 펴집니다. 즐거웠던 일은 두 배 세배로 증폭이 되고 속상했던 일은 통쾌한 위닝 샷 한방에 날아갑니다.
오늘 대장내시경을 한 구력 35년의 회원은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셔도 속이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네”라며 기분이 너무 좋다며 껄껄 웃습니다.
 
돼지 삼겹을 삶는 동안 회원들은 그 추운 날씨에도 코트에 나뒹구는 낙엽을 다시 정비하고 볼을 칩니다. 남녀 성 대결도 펼쳐집니다. 정말 대단한 열정입니다. 성 대결 결과는 6:2로 여성팀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도 “너희가 여자한테 진 그 기분을 알어?”라는 유머로 승화되고 한바탕 웃음을 줍니다.
상이 차려지고 오늘 담은 김장김치와 김장양념 속, 갓 뽑아온 싱싱한 배추, 그리고 김이 모락 모락 오르는 돼지 목살에 소주와 잣 막걸리가 오릅니다. 역시 맛이 기가 막힙니다. 기름 쫙 빠진 삼겹살을 김장김치에 싸먹는 보쌈 맛은 미슐랭 가이드 에 꼭 올라야 합니다. 그것도 ★★★로. (미슐랭 가이드는 레스토랑의 맛과 서비스를 평가하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레스토랑 평가잡지로 별3개가 최고점입니다).
 
   
▲ 김장을 하고 있는 회원들. 40포기의 김장은 김장 베테랑 여성회원 5명이서 오전에 다 끝마쳤다.
 
한 순배, 두 순배…술잔이 돕니다. 술잔이 도는 것에 비례해서 정이 듬뿍 담긴 정담도 돕니다. 정우회 전호정 회장님께 언제부터 클럽에서 김장김치를 자체적으로 담게 되었느냐고 여쭈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했는데…좋잖아~ 직접 배추와 고추를 심고 길러서 이렇게 김장 담궈서 먹으면~ 오늘 40포기 담았는데 김장독 2개 가득 채워 코트 바로 옆 땅에다 묻었거든? 얼마나 좋아? 먹고 싶을 때 꺼내서 먹고, 행사 있을 때 꺼내서 먹고, 우린 이렇게 김장 담궈서 1년 내내 맘껏 먹어요.”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남자분들은 그렇다 치고…직접 김장하시는 여자분들도 좋아하세요?
“당연하지~ 김장을 안 하는 것보다야 힘들겠지만 김장독에 묻어 놓고 꺼내먹는 맛 알잖아요? 오늘도 여성회원 5분이 나와서 했는데 시간도 얼마 안 걸렸어. 우리 정우회는 이런 게 좋아. 각자가 자신들이 클럽에 봉사할 수 있는 역할을 알아서 해준다는 거. 클럽 생활 하면서 그거만큼 좋은 게 어디 있어. 클럽에서 김장김치 담궈 먹는 건 전국에서 우리 정우클럽밖에 없을걸요?”
 
   
▲ 7시 반쯤...첫 눈이 코트에 내렸다.
 
밤 7시 반쯤...환호성이 터집니다. 
환호성에 놀라 고개를 들어 밖을 보니 코트 불빛에 뭔가 조그만 물체가 날리는 것이 보입니다.
첫 눈이었습니다. 뭐든 첫번째는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그리 춥더니 결국 첫눈을 이곳 청평의 테니스 코트에서 보게 됩니다. 내일 아침 이곳의 기온은 영하4도가 될거라 했다 합니다. 내일은 수능일인데...
날씨는 추워도 시험이 끝난 후엔 마음이 훈훈하길 소망해 봅니다. 
어쨌든...이렇게 테니스로 인해 또 하나의 추억이 쌓여 갑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김치는 숙성되며 그 맛을 더해갑니다. 그러나 그 숙성된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보관 역시 제대로 잘 해야 합니다. 클럽 생활이라는 것이 항상 좋고 즐거운 일들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함께 모여 김장을 하며 서로간에 유대를 강화하고, 김장독을 묻어 김치를 숙성 시키듯 서로의 감정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숙성시켜 나간다면 테니스 코트는 이곳, 정우클럽처럼 항상 즐거움만 있을 것 같습니다.
 .
 
   
▲ 정우회 회원들...정우회의 역사는 1980년에 시작됐다.
 
   
 
 
   
 

   
 
   
 

 

   
 
   
▲ 보조 라커룸으로 활용되고 있는 비닐하우스 라커룸. 이곳에 화목난로가 설치되어 있어서 회원들이 삼겹살을 구워먹는 등 다각도로 활용되고 있다.

 

   
▲ 해마다 가평의 테니스발전을 위해 가평지역의 클럽대항전인 정우회장배를 연다. 올3월에 23회 대회를 개최했다. 전호정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전호정 부회장은 경기도 테니스연합회 수석 부회장도 맡고 있다.
   
   
   
   
   
 

 

   
▲ 라커룸 개장식에 참여한 가평군 테니스 연합회 유규현 회장과 조민철 사무국장. 라커룸은 지난해 1월에 깨끗하게 현대식으로 지어졌다. 
   
   
 

 

   
▲ 정우클럽 라커룸 안에 자외선 소독기가 놓여 있다. 안에 들어 있는 머그컵은 클럽에서 증정한것으로 컵마다 회원 각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 정우회는 해마다 11~12월 사이에 버스를 대절해서 전 회원이 여행을 간다. 지난해엔 강원도로 가서 바다낚시를 비롯 하루를 즐겁게 놀다 왔다.

 

   
▲ KTCF(한국테니스지도자연맹)의 송정환 교육부회장이 내수면 연구소 코트에서 테니스를 가르치고 있다. 테니스마스터인 송정환 부회장은 단체레슨을 비롯 선진기법을 활용한 레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 Daum 카페 - 청평 정우회 테니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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