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씨가 이북 어투여서 고향을 여쭈니 함흥이라고 한다. 12살때 옷 보따리 등에 메고 앞에 있는 어른 손잡고 흥남부두에서 배에 올라 탔다. 1951년 1.4후퇴때 바람찬 흥남부두에서의 일이다. 가수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 의 유행가가 생각났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이후 나 홀로 왔다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꿈도 그리워진다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철의 장막 모진설움 받고서 살아들 간들
천지간에 너와 난데 변함있으랴
금순아 굳세어다오 남북통일 그날이 오면
손을 잡고 울어보자 얼싸안고 춤도 추어보자"

클럽창립 30주년을 맞이한 서울 종로구 교동클럽(회장 백경기)의 윤두옥 명예회장의 이야기다. 

1.4후퇴이후  서울에서 여러 일을 거친 후 자수성가한 뒤 뒤늦게 40대 중반에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 서울 중심가 교동국민학교 코트에서 12명이 모여 테니스클럽을 만들었다, 모임의 중심인 윤두옥 회원이 초대 회장을 맡았다. 15년간 회장을 하다가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렸다. 그 사이 윤회장은 초대 종로구테니스연합회장도 맡고 서울시연합회 부회장에 이어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고향 함흥에서 워낙 없이 내려와 외롭기도 해 60년대를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어느덧 세월이 흘러 테니스라는 것을 매개로 모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친구도 만들고 후배들도 보기 위함이다.

윤 회장은 15년간 클럽 회장을 하고 나서도 그 이후 15년간 명예회장으로 클럽의 모든 행사 뒷배를 봐주었다. 여타 클럽의 흥망 성쇄를 보면서 교동클럽을 끝까지 지켜냈다.  무일푼으로 서울에 정착했지만 하나라도 잡은 것은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만든 것이 영속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클럽 30주년 행사 폐회식에서 윤 회장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회원들, 30주년 기념대회 참가자들과 나눴다 . "교동클럽" "30년" "노장청" "위하여".

교동클럽은 30주년 행사를 계기로 할일 많은 청년과 초보자들에게 흔히 너무나도 '높은' 클럽 가입 문턱을 낮춰 세대조화를 이루려 하고 있다.

교동클럽 30주년을 준비한 백경기 회장은 " 클럽 자체행사로 하려다가 종로구 삼청코트에서 운동하는 모든 클럽회원과 일부 외부 클럽 회장과 총무를 초청해 대회를 열었다"며 " 참가자들을 위한 먹을 거리도 준비하는 등 손님 맞이에 클럽 회원들이 노력했다. 종로에서 모범적인 클럽으로 자리잡고 싶다"고 말했다.  

백경기 회장은 " 클럽 최연소 나이가 40대 중반이다. 20~30대를 회원으로 영입해 그야말로 노장청이 테니스로 하나되는 수준높은 클럽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 백경기 회장(앞줄 가운데)과 교동클럽 회원

▲ 교동클럽 백경기 회장

▲ 교동클럽 역대 회장과 30주년 행사를 준비한 백경기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