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코리아오픈 3라운드에서 2번시드 캐롤리나 플리스코바(체코)가 예선을 거쳐 올라온 미국의 니콜 깁스를 2:0(6-3 6-4)로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오후 12시부터 시작된 둘의 경기는 난타전의 연속이었다.  1회전 니콜 깁스가 캐롤라인 플리스코바의 서브 게임을 먼저 브레이크 시키며 앞서 나갔으나 플리스코바가 3:2 깁스의 서브를 브레이크 시킴으로써 게임 스코어는 3:3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플리스코바는 4:3으로 앞선 상태에서 깁스의 서브를 다시 한번 브레이크 시키고 마지막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면서 1회전을 가져왔다.

 

1회전이 2~3회의 랠리에 의한 난타전이었다면 2세트에서는 1세트에 비해 좀 더 치열한 난타전이 이어졌다. 깁스의 선공을 먼저 브레이크 시킨 플리스코바는 3:2 자신의 서브게임을 깁스에게 브레이크 당하면서 1회전과 반대의 상황이 되었다. 3:3부터는 서로 상대방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4:4가 되었다. 플리스코바와 깁스는 자신들의 서브 게임을 연거푸 브레이크 당하자 라켓을 던지는 등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이내 평상심을 찾아 게임에 임했다. 결국 5:4 플리스코바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켜 2세트도 6-4로 가져와 4강에 진출했다.

 

니콜 깁스는 168cm의 비교적 단신이다. 반면 플리스코바는 동유럽 186cm/72kg의 늘씬한 몸매다. 18cm의 신장 차이는 퍼스트 서브 평균 시속의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130~140km/h : 160~170km/h)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세컨 서브를 플리스코바에게 두드려 맞다 보니 깁스는 퍼스트 서브를 더 강하게 넣으려다가 오히려 더블 폴트를 하고 말았다. 그녀는 1세트에 4개. 2세트5개의 더블 폴트를 기록했다. 플리스코바는 서브 에이스 7개와 더블 폴트 5개를 기록했다. 플리스코바도 서브에 난조를 보였으나 깁스에 비하면 좀 더 나은 상황이었다. 더블 폴트는 최대한 안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더블 폴트를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둘 다 더블 폴트를 했으나 깁스가 매우 중요한 순간에 더블 폴트를 했다면 플리스코바는 좀 더 덜 위험한 순간에 했다. 더블 폴트를 몇 개 했느냐도 중요 하지만 그 더블 폴트를 중요한 순간에 했는가, 아니면 자신이 충분히 이끌어 나가고 있으면서 공격적으로 서브를 넣다가 더블 폴트를 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여자들의 게임에서 자신의 서브가 게임을 풀어나가는 단초라면 스트로크는 포인트를 내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깁스의 스트로크는 라이징 보다는 정점을 지나 떨어지는 볼을 걷어 올리는 스트로크 형태를 취했다. 반면 플리스코바는 큰 신장임에도 불구하고 깁스에 비해 더 라이징 볼을 쳤다. 때문에 깁스의 볼이 전반적으로 네트로부터 1m 전후반의 높이로 볼이 넘어갔다면 플리스코바의 볼은 50cm 전후로 넘어갔다. 또한, 깁스는 걷어 올리는 탑스핀 스타일이었다면 플리스코바는 때려 치는 탑스핀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플리스코바의 볼이 전반적으로 베이스 라인에 가깝게 떨어졌다.

 

리턴의 위치도 플리스코바가 베이스라인 가까이, 세컨 서브 리턴 같은 경우는 베이스 라인 안쪽까지 들어와 리턴 했던 반면 깁스는 베이스라인에서 약 1m 후방에서 리턴을 했다. 플리스코바의 서브 속도가 더 강했기에 어쩔 수 없이 베이스라인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는 개연성을 가졌다 하더라도 스트로크 스타일에 의한 요인이 더 크다 볼 수 있다.

 

결국, 단식랭킹 42위, 복식 랭킹 47위인 플리스코바에 비해 예선을 통과해 올라온 깁스의 경험과 실력 부족은 6-3, 6-4 라는 스코어에 비해 꽤 많은 차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