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쿼터 바브링카 박스 역시 박스의 주인인 바브링카가 8강에 진출했다. 바브링카 박스에는 우승 1순위로 꼽힐만한 선수가 없다. 근접한 선수라 하면 라오니치와 니시코리다. 바브링카를 제외하고는 라오니치도 니시코리도 그랜드슬램 준결승에 진출해본 적이 없다. 조코비치와 바브링카가 자신들의 박스에서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친다면 준결승에서 만난다.

 

그런데 여기에 흥미로운 것이 있다. 바브링카의 대진운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지난 호주오픈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바브링카는 호주오픈에서 1라운드에 2:0(기권승)으로 통과 후 3라운드에서 캐나다의 포스피실이 경기를 포기함으로써 부전승으로 이겼다. 포스피실은 2라운드에 호주의 신예 닉 키르기오스와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기고 3라운드에 올라 갔으나 결국 포기했던 것이다.

그리고 로브레도(당시17번시드)를 4라운드에서 만나 3:0으로 이기고 8강에 올랐고, 8강에서 조코비치를 만났다. 바브링카와 조코비치는 4시간의 풀 세트 접전을 펼쳤고 마지막 5세트에는 무려 79분이라는 시간을 싸운 끝에 9:7로 바브링카가 승리함으로써 4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준경승에서 베르디흐를, 결승에서 나달을 이기고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 쥐었었다.

▲ 올해 호주오픈 우승 이후 특이할 만한 성적으로 올리지 못하고 있는 바브링카가 8강에 올랐다. 재미있는 것은 호주 오픈의 대진 운이 이번 US 오픈에서 똑 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호주오픈처럼 이번에도 조코비치를 누르고 올라갈 수 있을까?

 

현재 US오픈을 보자. 바브링카는 1회전에 베슬리, 2회전에 벨루치를 이기고 3회전에 진출했다. 3회전에서 바브링카는 슬로베니아의 블라즈 카프치와 만났으나 카프치가 기권을 해버렸다. 4일을 푹 쉰 바브링카는 4라운드에서 호주오픈의 4라운드 대결자인 로브레도(16번시드)를 만나 3:1(75 46 76 62)로 제압했다. 호주오픈에서는 이후 8강에서 조코비치를 만났지만 이번 US오픈에서는 일본의 케이 니시코리(10번시드)를 만난다. 한 라운드 더 뒤에 만나긴 하지만 바브링카에게 있어 US오픈은 호주오픈의 데자뷰와 같은 현상이 이루어 지고 있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말이다. 바브링카가 호주오픈처럼 모두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일이다.

3번 쿼터에는 4번시드 다비드 페러가 질 시몽(프랑스, 26번시드)에게 3라운드에서 패해 첫 번째로 쿼터의 수장이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질 시몽은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 14번시드)와 8강전을 다투고, 토마스 베르디흐(체코. 6번시드)는 US오픈에 첫 출전하여 어네스트 굴비스(라트비아. 11번시드)를 2라운드에서 잡고 스페인의 로페즈마저 3:0으로 무릎 꿇린 도미니크 딤(21. 호주)과 8강 진출을 다툰다.
 

마지막 4쿼터는 리틀 페더러인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7번시드)와 가엘 몽필스(프랑스, 20번시드)가 붙어 몽필스가 3:0(75 76 75)로 8강에 진출했다. 로베르토 바티스타 아굿(스페인, 17번시드)과 로저 페더러(스위스, 2번시드)는 8강 진출 대결을 준비 중이다.

▲ 남자단식에서 아시아 최고 랭킹을 기록하고 있는 니시코리.니시코리는 프랑스 오픈에서 1라운드에서 탈락했으나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는 4라운드 진출했다.이번 US오픈에서 8강진출함으로써 US오픈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여자 단식은 이미 8강 진출자가 가려졌다. 세계 1위이자 US 오픈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해 3연속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세레나 윌리엄스가 4라운드까지 무실세트로 순항중임에 비해 나머지 2~9번시드가 모두 8강에 오르지 못했다.

호주오픈에서 3명(아자렌카(2), 리나(4), 라드반스카5)) 프랑스 오픈에서 3명(할렙(4), 샤라포바(7), 에라니(10)), 윔블던에서 3명(할렙(3), 크비토바(6), 커버(9))이 올라왔던 것에 비해 이번 US오픈은 10위 안에 세레나와 보즈니아키(10번시드)만 8강에 진출했다. 반면 10위권대의 선수들이 많이 살아 남았다. 플라비아 페네타(이탈리아), 사라 에라니(이탈리아),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 에카테리나 마카로바(러시아)다. 

 

나머지 둘은 WTA랭킹 58위로 6번시드 안젤리카 커버와 9번시드 옐레나 얀코비치를 물리치고 올라온 벨린다 벤치치(17세), 그리고 2라운드에서 아그네츠카 라드반스카(4번시드)를 누르고 올라온 중국의 펭 슈아이다. 펭 슈아이와 벤치치의 8강은 펭 슈아이가 벤치치를 2:0(62 61)로 쉽게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펭 슈아이는 올해 28세로 중국의 테니스 스타다. 여자 단식 3위인 리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펭 슈아이는 WTA 복식 타이틀을 16개나 가지고 있다. 올해 프랑스 오픈에서, 지난해 윔블던에서 복식 우승을 하는 등 올해만해도 4개의 복식 타이틀을 따내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복식 전문 선수로 WTA 복식 3위다.

벤치치는 지난해 US오픈에 주니어로 출전해 8강 진출을 했고 올해 무대를 바꿔 시니어에 출전하여 8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