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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치 보리스 베커와 포옹하는 조코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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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로피 제작 과정. 경기 뒤 바로 우승자의 이름을 새겨 시상식에서 전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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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코비치의 이름이 새겨진 우승 트로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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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더러를 이기고 우승 한 순간 잔디에 눕다 |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6일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총 상금 2천5백만파운드)는 남자단식에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27세, 2위)가 로저 페더러(스위스, 33세. 4위)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2(6-7<9> 6-4 7-6<4> 5-7 6-4)로 이기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2011년 우승에 이어 3년만에 두 번째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통산 7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76만 파운드(약 30억원).
이번 윔블던 우승은 조코비치에게 매우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조코비치는 2013년 호주오픈 우승 후 지난해 윔블던과 US오픈, 그리고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결승에 진출했으나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18개월 만에 다시 그랜드슬램 우승컵을 들어 올림과 동시에 지난 9월 나달에게 내어 줬던 세계 1위 자리도 차지하게 됐다.
이번 우승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포인트 2000점을 챙긴 조코비치는 7일 발표될 ATP 세계랭킹에서 라파엘 나달(28·스페인)을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월30일 이후 9개월만에 세계랭킹 1위 등극이다. 페더러는 이번 대회에서 윔블던 8회 우승 신기록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조코비치와 페더러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3시간 56분동안 다이나믹한 혈투를 벌였다. 세트 스코어 2-1로 앞선 상황에서 4번째 세트. 5-2로 앞서가며 쉽게 게임을 끝내는가 싶던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하고 5-4까지 갔다. 4-5 페더러의 서브에서 조코비치는 첫 번째 챔피언십 포인트를 불렀으나 페더러의 서브 에이스로 브레이크 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서브게임을 페더러에게 브레이크 당하며 연속 5게임을 내리 져 5-7로 4세트를 내주고 만다.
5세트, 한 차례 메디컬 타임을 불렀던 조코비치는 4-5 페더러의 서브를 브레이크시킴으로써 생애두 번째 윔블던 우승을 차지했다.
조코비치와 페더러의 경기 분석을 보면 서브 에이스는 페더러 29개, 조코비치 13개로 무려 16개나 페더러가 많았다. 첫 서브 확률도 페더러가 7% 높고 위너도 75:68로 페더러가 많았다. 첫 서브 확률 및 서브에이스도 페더러가 많고, 위너도 많은데 페더러가 왜 졌을까?
그 원인을 분석해 보면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세컨 서브의 포인트 확률이다. 조코비치의 세컨서브 포인트 확률은 66개중 43개로 65%인데 반해 페더러의 세컨 서브 포인트 확률은 59개중 26개로 44%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면 세컨 서브가 약했는가? 그것도 아니다. 페더러의 세컨 서브 평균 속도는 100MPH로 조코비치의 92MPH 보다 8마일이나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시빙 포인트가 페더러보다 조코비치가 3% 더 높다. 페더러의 서브 에이스 비율이 조코비치에 비해 2배나 많고 첫 서브 확률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조코비치의 리시빙 포인트가 페더러보다 높다는 것은 조코비치가 페더러의 세컨 서브에 훨씬 집중했고 더 공격적으로 공략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한가지는 마지막 세트의 심리전과 집중력의 차이에 있다. 조코비치는 4세트 5-2로 이기다가 매치포인트를 잡았으나 마무리 짓지 못하고 결국 5게임을 내리 페더러에게 내주고 말았다. 5세트 들어서도 조코비치는 페더러에게 끌려가는 게임을 했다. 페더러가 서브 에이스와 위닝포인트로 쉽게 게임을 가져가는 반면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가고는 있었으나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는 상황이었다.
페더러의 기가 상승 일로에 있는 상황에 조코비치가 무릎 부상을 이유로 메디컬 타임을 불렀다. 조코비치가 많이 넘어지기는 했으나 큰 부상을 입은 듯 보이지는 않았다. 트레이너가 조코비치의 오른쪽 다리를 만지고 있는 동안 페더러는 앉아 있어야 했다. 프랑스 오픈에서 걸비스의 메디컬 타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던 페더러는 이번에도 메디컬 타임이 끝나기 전에 코트로 먼저 들어섰다. 페더러는 잠시 위기를 맞았으나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켰다. 그러나 끌려가던 조코비치와 끌고 가던 페더러의 기세는 이제 동등해졌다.
5세트 4-4.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쉽게 지켜 5-4를 만들었다. 이번에 페더러의 서브 차례.
엔드체인지에서 쉬고 나온 조코비치는 오랜 잠에서 깬 듯 양쪽 팔로 라켓 손잡이와 프레임의 끝을 잡고 기지개를 펴며 코트로 들어섰다. 페더러의 첫 서브가 잘 들어갔고 조코비치는 간신히 막아냈다. 몇 번의 랠리 끝에 조코비치가 포인트를 따냈다. 이것이 조코비치의 승리의 포인트였고 페더러를 침몰하게 한 패배 포인트였다.
이 후부터 페더러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온 듯 첫 서브가 들어가지 않았고 조코비치는 작정한 듯 강력한 샷을 페더러에게 날렸다. 조코비치가 페더러에게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페더러 보다는 자신이 체력적으로 유리하다 생각했을 것이기에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시키지 못한다 해도 조코비치로서는 나쁠 게 없었다(참고로, 윔블던에서 5세트는 타이브레이크가 적용되지 않는다)
조코비치의 강력한 샷은 에러 하나를 내긴 했으나 결국 더블 브레이크 찬스를 가져왔다. 조코비치의 강력한 샷에 페더러의 마지막 샷은 결국 네트를 넘지 못했다. 1만5천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파란 잔디코트 위의 마지막 웃음은 조코비치 몫이었다.
4-5에서 페더러가 자신의 첫 서브를 잘 넣은 후 간신히 받은 조코비치의 볼에 조금만 더 집중하여 첫 포인트를 땄더라면 게임은 좀 더 길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조코비치의 집중력이 가져온 포인트이지만 페더러에게는 두고 두고 아쉬운 포인트가 될 것이다.
올해 우승은 2011년의 데자뷰였다. 남녀 단식 우승자인 조코비치와 크비토바는 2011년에도 함께 윔블던 잔디코트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크비토바는 세계 1위를 한 것보다 이번 윔블던에 우승한 것이 더 기쁘다고 인터뷰를 했다. 그만큼 2011년 윔블던 우승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던 그녀에게 쏱아진 눈과 관심, 기대가 벅찼다는 말이다.
조코비치는 조만간 또 하나의 이슈를 만들어 낼듯 하다.
페더러에게 "아빠가 되는 것은 어떤 기분이냐?"라며 물었던 조코비치가 조만간 그의 연인 옐레나 리스틱과 결혼과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코비치의 우승은 사랑하는 그녀를 위한 결혼 선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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