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장에서 사용되는 샷 클럭. 농구에서 공격하는 팀이 샷을 던지는 데 남은 시간을 알려준다. 테니스에서도 서버의 시간 지체를 막기 위해 샷 클럭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샷 클럭이 설치되면 선수들이 서브 넣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관전 재미가 생길 수 있다

'샷 클럭을 설치하면 관전 재미 두배'
프로대회의 경기시간 단축 다양한 시도

최근 테니스 경기의 소요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진 가운데, 심판의 역할과 혁신적인 기술 도입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올시즌 ATP는 체어 엄파이어들에게 경기 시간을 지연시키는 선수들의 행동을 제재하게 했다. 포인트와 포인트 사이를 25초 이내로 제한하는 25초 룰이 대표적이다. 첫 번째 위반 시에는 경고를 받으며, 두 번째 위반부터는 한 포인트를 잃게 된다.

ATP의 심판 카를로스 라모스는 “지난해까지는 25초 룰이 드물게 적용되었고, 선수들조차 그것을 무시했다” 며 “베테랑 심판들도 위반을 선언하는 것을 망설였다” 고 말했다. 하지만 올시즌부터는 25초 룰을 이례적으로 엄격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 중 불필요한 동작을 줄여나갔고, 지난해에 비해 평균 경기시간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달 상하이 마스터스 대회까지 집계된 바에 의하면, 올시즌 심판들은 총 659회의 타임 바이어레이션을 선언했다. 그 중 49회는 위반자들의 첫 서브를 폴트로 간주했고, 47회는 리시버에게 적용되어 한 포인트를 잃는 경우가 세 차례 있었다. 선수별로는 라파엘 나달(스페인, 1위)이 30회로 최다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단 59차례 적발에 그쳤다.

이러한 심판들의 노력은 샷 클락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잠잠하게 만들었다. 샷 클락의 필요성은 농구, 미식축구, 하키 등 미국의 주요 스포츠의 영향으로 제기되었지만, 테니스계에서는 도입을 반대하는 분위기다. ATP의 경기 감독관 라스 그라프는 “경기를 통제하는 역할은 로봇이 아닌 체어 엄파이어들이 해야 한다” 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또 하나의 변화는 ATP 챌린저 대회에서 시도되었다. 서비스 레트의 폐지가 그것이다. 서브가 네트를 맞고 서비스 박스 안쪽에 떨어지면 경기가 그대로 속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반발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클레이코트에서 호크아이 무용지물

▲ 테니스 경기에서 체어 엄파이어가 사용하는 태블릿 PC

또한 테니스계는 조만간 클레이코트에서 호크아이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클레이코트에서는 볼의 흔적을 포착하는 것이 부정확하다는 단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비디오 판독의 도입에 대해서도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경기 감독관 그라프는 “만약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게 된다면, 그것이 오히려 경기 시간을 늦출 것이다. 게다가 시스템을 갖추는 데 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비디오를 분석할 심판까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체어 엄파이어들이 최근 사용하고 있는 태블릿 PC는 경기시간 단축에 도움을 주고 있다. 내년 시즌에는 선수들의 라켓을 이용해 경기를 분석하는 기술도 도입될 예정이다. 그라프는 “이 모든 기술들이 테니스의 엄청난 진화를 가져올 것” 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