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로저 페더러(스위스, 7위), 과연 새 코치와 호흡을 맞추게 될까.

10월 13일 폴 아나콘 코치와의 결별을 선언한 페더러를 두고 그가 새 코치를 선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urosport의 테니스 칼럼니스트 사이먼 리드는 지난 14일, 페더러가 앞으로 코치 없이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스스로 테니스를 즐기면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왔다는 의견이었다.

아래는 리드의 칼럼 전문.

페더러와 아나콘 코치의 결별은 그리 놀라운 결정은 아니었다. 단지 내가 놀란 점이 있다면, 그들이 더 일찍 결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 관계가 지속되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당신은 페더러같이 본능적이고 타고난 선수가 코치를 두고 있다는 게 의문일 것이다. 과연 그에게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만약 페더러에게 기술적인 코치가 있다면 그에게 도전적이거나 큰 변화를 줄 만한 성향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아나콘이 과연 적임자였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아나콘은 그저 페더러의 의견을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과연 페더러가 그의 경기력이나 정신력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새로운 코치를 찾을까? 그의 경력으로 볼 때 불가능할 것이다.
페더러는 내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랭킹포인트를 많이 쌓으려 하지 않을 것이고, 그에게 거는 기대가 달라진 만큼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설 것이다. 이제 페더러는 테니스를 즐기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의 부진을 안타깝게 지켜본 팬으로서, 나도 그가 다시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페더러 자신도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할 수 없을뿐더러,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릴 가망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대신 그는 이제 자신의 가정을 돌볼 수 있고 경기를 즐길 수 있을만한 대회를 선택할 수 있다.
그는 그렇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자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선수생활 막바지에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페더러가 새 코치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를 여전히 지원하는 이들이 있고, 데이비스컵에 함께할 멤버들이 있기 때문이다.